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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봉사 실천하는 치과인 탐방]-14 홍수연 원장(서울이웃린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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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라반드 병원’을 꿈꾼다

주말마다 ‘변신’하는 두 얼굴의 치과가 있다. 평일에는 여느 치과처럼 일반 환자들을 진료하지만, 토요일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진료소로 바뀌는 서울이웃린치과의 홍수연 원장을 찾았다.

 

토요일 무료진료는 기본적인 치과진료부터 틀니·임플란트·교정 등 고가의 진료까지 가리지 않고 이뤄진다. 이미 진료를 받은 저소득층 환자도 300여명에 달한다. 사회복지사가 상주하면서 지역사회단체, 미혼모단체, 탈북자단체 등 20여곳에서 소개하는 환자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고 있는 홍수연 원장과 4명의 치과의사는 4년째 보람된 주말을 보내고 있다.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선택한 치과의사의 길

치과대학을 다니면서 홍 원장이 가슴 아팠던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필수적인 치과 치료의 많은 부분이 건강보험에서 제외돼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인 먹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치과진료조차 못 받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 졸업 후 보건학과 공공정책 등을 따로 공부할 정도로 열정을 쏟은 시절도 있었다.
어느날 인도의 비노바 바베의 말이 홍 원장의 가슴을 쳤다. ‘당신이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지금부터 그 꿈꾸는 세상에 걸맞은 모습으로 살아라!’

 

그 후 지역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수백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치과 진료와 교육 활동을 시작했다. 선의만 갖고 무료 진료를 하는 것은 자칫하면 일회적인 행사가 되기 쉽다는 생각에 ‘공익형 병원’을 꿈꾸기 시작했다.

 

홍 원장이 롤모델로 삼은 것은 인도의 아라반드 병원이다. 부유층에게 높은 수가를 받고 진료하고, 저소득층에게 무료 진료를 하는 병원이다. 환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맞춤형 수가’를 적용하는 비영리 공익법인이 이웃린치과가 추구하는 모델이다. 홍 원장은 첫 단계로 크고 멋지면서도 문턱이 낮은 병원을 꿈꾸며 주중에는 일반진료를, 토요일엔 무료 진료를 하는 방법을 택했다.

 

행복한 치과의사로 살아가기

홍수연 원장은 토요일 무료진료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 취약계층에게 간호조무사 교육 기회와 치과에 취직자리를 제공하기도 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구소독 등 보조업무를 전담하는 시간제 근로자도 뽑고 있다. 또한 환자들이 기부하는 폐금을 모아 분기별로 13개 단체에 지원하고 있으며, 장학금을 조성해 방과 후 교실 지원, 다문화가정 어린이 캠프 지원 등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다.

 

홍수연 원장은 “치과는 흔히 진료봉사만 생각하기 쉬운데 치과도 하나의 사회공헌단체라고 생각하면 봉사할 수 있는 길은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한번은 설암(舌癌)으로 인해 혀는 물론 저작기능 조차 불가능한 장애인이 홍 원장을 찾아왔다.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어렵지 않은 설암을 주변의 무관심과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치고 만 것이다.

 

환자는 토요일마다 길고긴 치료를 시작했다. 티타늄으로 만든 인공 치근을 삽입하고, 완전 틀니를 제작했다. 틀니를 착용한 후에도 미관상 적합하게 되었는지, 씹는 데 무리가 없는지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6개월 후, 음식물을 씹는 것조차 불가능했던 환자가 “깍두기도 씹을 수 있게 됐다”며 인사를 했다. “치료를 마친 환자가 활짝 웃을 때처럼 행복한 순간이 없다”고 홍 원장은 말했다.

 

“고맙다며 삶은 감자, 옥수수를 건네는 할머니, 한국에서 떡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있다며 직접 만든 떡을 포장해 오는 외국인노동자, 이들의 손길에서 살아가는 정을 느낀다”고 홍수연 원장은 전한다.

 

봉사가 아닌 도전

봉사를 하는 것이 후회가 될 때는 없냐는 말에 홍 원장은 “무료진료가 봉사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치과의사의 99.9%는 봉사와 나눔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하지만 주변 환경이나 여건 때문에 실천에 옮기기가 어려울 뿐이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도전하고 있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도전을 하고 있다는 홍수연 원장은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치과진료는 국가와 정부의 일이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미미하겠지만 한걸음씩 해나가다 보면 변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홍수연 원장은 무료진료가 봉사가 아닌 제도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사회·경제적 여건이 사람의 건강상태를 결정짓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무료진료 환자들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치과에서는 드물게 전담 사회복지사를 두고 치료뿐만이 아니라 진정한 도움이 되도록 돕고 있다. 또 환자의 자활의지를 높이기 위해 무료진료와 분할납부도 시행하고 있다. 소액의 진료비를 6~7년에 걸쳐 납부할 수 있게 해서 자활의지를 고취하는 것은 물론 납부한 진료비는더 어려운 이들의 무상진료에 사용해 누구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홍수연 원장은 “제도적 울타리 안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아직 많다”며 “치과의사가 1년에 한명씩이라도 무료진료를 하면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김희수 기자/G@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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