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8 (토)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나눔과 봉사 실천하는 치과인 탐방]- 22 이형란 원장(연세란치과)

URL복사

“피부색은 다르지만 모두가 내 아이들이에요”

이형란 원장의 치과에는 겉모습이 조금 다른 아이들이 자주 찾는다. 베들레헴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다. 살레시오수녀회가 운영하는 베들레헴 어린이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25명. 이 중 국제결혼을 한 가정의 자녀들은 15명가량이다. 공통점이라면 한국인 남편에게서 도망쳐 나온 외국인 엄마 혹은 맞벌이 이주노동자 부부 품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라는 점. 이 아이들은 토요일에 집에 돌아가 일요일에는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오니 일주일에 단 하루만 엄마 얼굴을 볼 수 있다. 이형란 원장은 성북구에 자리를 잡은 이후 베들레헴 아이들의 치과주치의는 물론 엄마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다.

 

 

봉사는 생활의 일부분

가톨릭 신자였던 이형란 원장은 어려서부터 가족들과 함께 봉사를 다니면서 봉사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치대 본과에 진학하면서 가입한 봉사동아리 ‘뉴맨’을 통해 본격적인 봉사를 시작했다.

 

뉴맨은 ‘사회 정의와 좋은 사회를 구연하는 하나의 씨앗이 되자’는 이념을 가진 봉사동아리로 치대생이었던 이형란 원장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진료 중심으로 봉사에 참여하게 됐다. 뉴맨의 한 동기가 자신의 몸도 불편하면서 어르신 목욕봉사를 다니는 것을 보고 이 원장은 “나는 내가 잘하는 것만 하는 쉬운 봉사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후 이 원장의 봉사활동은 더욱 다양해지고 더 많아지고 적극적으로 변했다.

 

처음에는 찾아가는 진료봉사 위주로 복지시설이나 ‘라파엘 무료진료소’에서 어려운 이웃을 만났다. 하지만 봉사를 계속할수록 마음 한편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었다.
“시설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진료밖에 할 수 없어 마음이 아팠어요. 더 좋은 진료, 더 나은 치료를 할 수 있었지만 봉사라는 미명하에 그냥 넘어가는 게 너무 미안했어요”

 

그러던 중 성동외국인센터에 일반치과와 비슷한 수준의 치과진료실에서 봉사할 치과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으로 봉사를 나가기 시작했다.
“나누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도움을 받는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진료를 해주자”고 이형란 원장은 다짐했다.

 

피부색은 달라도 모두가 내 자식

성동외국인센터로 치과진료봉사를 나가다 보니 이형란 원장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었다. 처음에는 다른 모습에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얼굴로 여느 우리 아이와 다르지 않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 낯설다고 느낀 자신이 부끄러웠다.

 

밝은 표정의 아이도 있었지만 사람을 경계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한쪽에 웅크리고 있는 아이도 있었다. 그 아이는 지속되는 아빠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엄마와 함께 도망쳐 나온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아픔을 가진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형란 원장은 그곳을 찾았다.

 

이 원장이 찾아간 곳은 성북구에 위치한 베들레헴 어린이집. 그곳에는 한국인 배우자를 둔 가정에서 가출한 외국인 여성의 자녀 혹은 맞벌이 이주노동자 부부 품에서 자라는 아이들, 외국인노동자 사이에서 태어나 버림 받은 아이들까지 우리 사회에서 관심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었지만 가정형편상 주중에는 어린이집 생활을 하고 주말에만 집에 돌아가 부모와 생활하니 베들레헴 어린이집은 단순한 어린이집이 아닌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보금자리였다.

 

이형란 원장은 치과치료외에도 따뜻한 관심과 많은 대화로 아이들의 차가운 가슴을 녹였다. 어린이집에서는 단순한 검진 외에는 도움을 줄 수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어릴 적 구강관리가 평생을 좌우하는 만큼 ‘도움을 준다, 봉사를 한다’ 생각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아관리를 해주었다.

 

이 원장은 아이들을 단순히 진료하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친해지고 친구처럼, 엄마처럼 지냈다.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품다.

항상 무뚝뚝하게 진료만 받던 아이가 직접 꾸민 부활절 달걀을 가지고 와서 아무 말 없이 이 원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기뻐하는 이 원장에게 아이는 그동안 숨겨왔던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때 아이의 표정을 잊지 못해요. 지금까지 본 미소 중에서 그렇게 밝고 예쁜 미소는 처음이었어요. 나중에 어린이집 선생님께 들으니 항상 받기만 해서 미안하고 자신이 받기만하는 사람인 것 같아 너무 싫었는데 자신도 선생님께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웃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항상 소극적이고 위축돼있던 아이들이 이 원장을 만나면서 구강건강도 챙기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밝은 미소를 찾아갔다.

 

이형란 원장은 베들레헴 어린이집 외에도 저소득가정 아이들의 마가렛 공부방, 가출청소년의 해바라기 쉼터에도 온정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상처받기도 쉽고, 생긴 상처를 평생 안고 가는 만큼 관심과 보살핌이 중요해요. 저는 특별한 것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잘하는 것을 조금 더 하고 있을 뿐, 아이들을 좋아하는 평범한 한국의 엄마죠”

 

 김희수 기자/G@sda.or.kr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부족한 필수의약품 성분명 처방 강제?
[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성분명 처방 법안 발의에 의사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2일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약사법-의료법 개정안’은 민관협의체에서 수급 불안정 의약품을 지정해 성분명 처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이를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강제조항도 포함됐다. 이에 서울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지난 9월 26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성분명 처방에 반대하는 대표자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100여명이 참석한 궐기대회에서는 성분명 처방 강제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고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의료인 탄압이자 직역 모독”이라면서 해당 법안이 의사의 전문적 판단권을 침해하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며, 의약분업 근간을 훼손하고 의료현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타이레놀 처방하면 징역살이 웬말이냐 △환자 안전 위협하는 성분명 처방 철회하라 △성분명 처방 논의 전에 의약품 수급 해결하라 등의 피켓을 들어올렸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참담한 현실 속에서 새로운 방식의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며 “오늘부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0월 원달러 환율과 금리 사이클의 후반부

원·달러 환율은 2025년 9월 FOMC 이후 9월 18일부터 반등세를 확대하며, 10월 14일 장중 1,435원까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등락에 집중하기보다,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지닌 구조적 추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과 자본 이동, 그리고 각국의 정책 방향을 집약적으로 반영하는 거시 지표다. 이번 기고에서는 금리 사이클의 프랙탈 구조를 중심으로, 원·달러 환율의 현재 위치와 향후 흐름을 자산배분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후반부, 즉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으로 보면 ‘B와 C 사이 후반부’에 위치해 있다. B는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시점을, C는 경제위기로 인한 급격한 금리 인하나 긴급회의를 동반하는 국면을 의미한다. 2024년 9월 FOMC에서 첫 금리 인하가 단행된 이후, 2025년 9월 재인하가 이뤄지며 현재는 B~C 구간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다. 아직 경제위기 C 국면은 아니지만,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시장은 점차 금리 인하 사이클의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이 시점은 통상적으로 위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