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0 (월)

  • 흐림동두천 13.6℃
  • 흐림강릉 23.5℃
  • 서울 14.8℃
  • 흐림대전 17.6℃
  • 구름많음대구 24.3℃
  • 흐림울산 20.0℃
  • 흐림광주 17.7℃
  • 흐림부산 20.4℃
  • 흐림고창 14.6℃
  • 흐림제주 18.2℃
  • 흐림강화 14.6℃
  • 흐림보은 18.1℃
  • 흐림금산 16.1℃
  • 흐림강진군 19.2℃
  • 흐림경주시 23.4℃
  • 구름많음거제 20.4℃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흐르는 물처럼

URL복사

이시혁 논설위원

어렵고 힘든 지난 일 년을 뒤로하고 갑오년 청마(靑馬) 울음을 시작으로 우리는 별반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다시 살고 있다. 끊임없는 변화와 개선을 지향하는 삶이지만 해아래 새것이 없는 까닭에 그 지루함을 덜어내고자 단지 하루의 변화인데도 새해를 기념하고 법석을 떠는 것인가 보다. 혹자는 나이 사십이 되어 마음이 무겁다지만 오십을 이미 지나버린 나이로는 그럭저럭 편해져 버린 것이 삶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버리고 갈 것만 남아 홀가분하고도 편한 늙음을 언급했던 소설가 박경리 씨나 다시 젊어지고 싶지도 다시 태어나고 싶지도 않은 자유롭고 헐렁한 노년을 예찬한 박완서 두 분의 경지를 절로 가늠해 보고 싶은 나이인지도 모른다. 두 분 모두 이미 작고하신 분들이지만 말년을 후배들의 귀감으로 보낸 훌륭한 분들이기에 남긴 소설보다 마지막 노년의 삶이 더 인상 깊은 것이다. 소인(小人)의 삶을 사는 우리 역시 여느 다른 생을 제대로 살지 못한 밀린 숙제를 하는 것이 이생의 삶으로 생각하고 마지막 페이지에 가까워질수록 미련보다는 홀가분한 자유를 희열로 느끼려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노자 도덕경 제8장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여 가장 훌륭한 덕을 물이라고 했다. 공자는 하늘을 숭상하는 서주(西周)를 사회의 이상으로 받아들였지만 노자는 물을 숭배하는 하(夏)나라를 염두에 두고 세계의 근간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면이다. 어쨌든 땅 위의 대부분은 위를 향해 뻗어 나가지만 물은 반대로 낮고 어두운 곳을 채운다. 그래서 생명이 물을 기반으로 존재할 수 있고 모든 계곡의 왕은 강과 바다라고 한다. 낮게 처하지 않으면 물이건 사람이건 다툼 없이 존재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이 같은 흐름의 특성과 함께 물은 형태를 자의적으로 유지하지 않는 유연한 특성이 있기에 어디든 흘러갈 수 있고 어느 모양에도 자신을 담을 수 있게 된다. 이는 특히 세속의 연륜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칠 수 있는 성질이기에 고대로부터 병법에 인용되기도 했고 지금도 많이 언급되는 말 중 하나이다. 그래서 육십이 되면 굳이 귀가 순해져야 한다고 하는 것이고 칠십이 되면 종심소욕불유구(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 하여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아도 도를 넘지 않는다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인데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 범인(凡人)들이 과연 시간만큼 인생의 과제를 잘 마치고 갈지는 의문이다. 주역에도 물과 관련하여 감지(坎止)라는 말이 나오는데 잘 흐르던 물이 특성상 구덩이를 피해갈 수 없는 탓에 일단 그곳에 들었으면 다 채우고 넘쳐나야 벗어날 수 있다는 험난한 시간에 대한 괘(卦)다. 물론 구덩이가 많아야 좋은 것은 아니지만 흐르는 물이라면 넘쳐나는 것은 시간문제이므로 때를 기다리고 준비한다면 다시 큰 강으로 흘러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흐르는 물에 비유해 보면 젊은 날에는 거칠고 빠른 흐름이 있었다면 이 세월의 연륜은 우리에게 더 낮고 느린 곳으로 가서 흐름이 없어 보이는 강처럼 존재하라는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우리 치과계는 이미 지난 한 해 뼈저린 고통의 시간을 계곡의 흙탕물처럼 흘려보냈다. 치과계 전체가 한바탕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난 그런 형국의 시간이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변화해야 하고 서로 소통하며 더욱 낮추지 않으면 안 된다. 높은 곳에 있든, 낮은 곳에 있든, 물은 흐를 뿐이고 그 본성이 변화되지 않는 것처럼 전체 치과계가 새로운 각성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특히 올 4월에는 우리의 수장을 뽑는 중요한 선거가 있다. 더구나 이번 선거는 선거인단으로 치러지는 만큼 그동안 회원의 의무를 다해온 이들에게는 지대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대의원 선거제에서 마땅한 역할이 없었던 일반 회원들이 이미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됨됨이를 눈여겨봐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계룡시 교사 흉기 피습사건’의 시사성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천하에 세 가지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으니, 첫째는 하늘이요, 둘째는 스승이요, 셋째는 부모라 하였다. 하늘·부모·스승을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학문의 시작이라 하였다. 여기서 두려움이란 공포의 대상으로 삼으라는 뜻이 아니다. 두려워할 만큼 소중하고 존귀한 영향을 지닌 존재란 뜻으로 경외심의 표현이었다. 최근 교육 현실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이야기다. 계룡시에서 고3 학생에게 교사가 흉기로 찔린 사건이 발생했다. 물론 학생의 정신적인 문제는 검토되지 않아 교권문제인지 학생 정신문제인지 알 수 없다. 다만 경기도 광주 중학교에서 여교사가 체육 수업 도중 남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응급실로 간 사건을 보면 현재 우리 교육 현실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수백 년을 이어온,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전통적 교육관은 소멸됐다. 스승의 권위는 사라지고 직업만 남았다. 교사가 존경은 고사하고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가 됐다. 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교원에 대한 상해·폭행 건수는 2020년 113건에서 2025년 504건으로 늘었다. 수업일 기준 하루 4명의 교사가 폭행에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재테크

더보기

지정학 리스크 완화 속 미국 증시 반등과 자산배분 전략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이후 크게 반등하고 있다.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생산과 교역의 충격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으며, 그에 따라 물가 지수 등 주요 경제 지표에서는 인플레이션 영향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 또한 경기 둔화 신호와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누적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낙관과 경계 사이에서 이란 전쟁의 충격에서 벗어나며 중요한 분기점에 근접해 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S&P500 지수의 가격 구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단기간에 강한 반등이 나타났지만, 2026년 1월 28일 이후의 추세적 저항 구간을 완전히 돌파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위치다. 주가는 회복되었지만 추세 돌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현재 흐름이 상승 추세로의 전환인지, 기존 하락 흐름 내 기술적 반등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석이 엇갈리는 구간이다. S&P500 지수는 2026년 1월 28일 고점 이후 하락 추세를 형성하며, 3월 마지막 주에는 상승세 유지에 중요한 조건이었던 200 EMA마저 확정적으로 이탈했다. 3월 30일 전쟁 위험의 피크와 함께 고점 대비 약 10% 하락했으나, 3월 31일부터 휴전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되며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