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의 전당 2019 / Seoul, Korea Nikon Z7 | 85㎜ | F10 | 1.6s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이어가는 끄트머리의 붉은 자락들은 사진에서는 예술의 전당으로부터 기묘한 예술적인 곡선을 그리지만, 그래도 이미 알고 있다. 그 속에는 하루짜리 삶의 애환부터가 담겨 있으리라는 것을.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했던가. 비극까지는 아닐 수 있더라도, 예술적인 광경 속에서도 현실적인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018. 단체전 - 제10회 이탈리아 영화제 ‘이탈리아 여행사진전’ @강남 부띠크모나코
얼마 전 수련 시절부터 오랜 시간 잘 알고 지내던 사장님께서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 입원하셨다. 연락을 받고 병실에 올라가 보니 다행히 골든타임을 잘 맞추어 별일 없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하였다. 뇌졸중 증상이 있었는데 술·담배도 안하시고 항상 산행하고 운동하시며 건강을 잘 관리해오신 분이어서 다행히 가볍게 지나갔다. 필자는 “오랫동안 건강하셔야 합니다.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같이 살아가야 하니까요”라는 말로 위로와 안부를 전했다. 10~20대에는 주어지는 인연에 따라 친구나 지인이 만들어진다. 30~40대는 선택에 의해 지인을 만들어간다. 50~60대부터는 그동안 만들어진 인연을 유지해간다. 추억을 공유하지 않으면 대화가 이어지거나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 10대 아이들의 대화를 들으면 내용을 알아듣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연히 10대 중학생 환자와 연예인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지만 개○○이란 표현을 사용하는데 알아듣지 못했다. 자세히 물어보니 좋은 것에는 ‘개’를 접두어로 사용하고 중간은 줄여서 말한다고 했다. 인터넷으로 신조어를 검색해보았다. 100여개 정도에 알 수 있는 단어가 10개도 안된다. 10대들 대화를 듣지 못하
Tiffany Blue 2015 / Saint Petersburg, Russia Nikon D800 | 35㎜ | F1.4 | 1/1000sec | ISO-100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러시아의 건축은 유럽의 다양한 도시들과 사뭇 달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짧게 3일만 머물렀지만, 원색으로 장식된 벽면과 과할 정도로 화려한 곡선들이 이루는 조화는 여전히 머릿속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터키석의 짙은 매력을 가진 색채의 페인트가 건물의 외벽을 장식하고 있었고, 흰색 직사각형의 창문들은 규칙적인 패턴으로 정갈한 러시아 건축을 보여 주었다. 그 아래편으로는 주말 오후 러시아 사람들의 일상이 펼쳐졌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거울 속 가을 2017 / Seoul Nikon D850 | 12㎜ | F16 | 1/30sec | ISO-64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가을이 떠나가는 것이 아쉬울 때, 가을의 끝자락에 찾아가는 곳이 바로 서울숲이다. 도심 속 거대한 녹지인 서울숲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긴 연못 하나가 있다. 사람 키보다 열 배는 커 보이는 거대한 나무가 줄지어 있고, 마치 거울 같은 연못에 반사된 그 모습은 가을의 느낌이 배가 되게 해 주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018. 단체전 - 제10회 이탈리아 영화제 ‘이탈리아 여행사진전’ @강남 부띠크모나코 단체전 - 제6회 명동 국제아트페스
최근 경악할 만한 사건이 두 건 발생했다. 보름 전 광주에서 정부 지원 산후도우미가 신생아를 마구 흔들고, 때리고, 던진 사건에 경악했는데,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부산 신생아 두개골 골절 사건이 보도됐다. CCTV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침대에 던지기도 하고 한쪽 다리만 잡고 옮기는 모습을 보고는 분노를 넘어 뭐라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슬픔이다. 이제부터 신생아를 병원에 맡겨야 하고 도우미에게 의뢰해야 하는 엄마들이 어떻게 마음 놓고 맡길 수 있을까. 의심의 눈총을 받아야 하는 선량한 간호사나 도우미들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까. 맡겨야 하는 이들도, 맡아야 하는 이들도 모두 안타까운 상황이 되어버린 현실이 참으로 슬프다. 물론 그들이 일부라고 판단하지만 아무리 소수라 하더라도 반인륜적인 행동이 발생한 사건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사건 빈도나 건수가 아니고 인성과 윤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원인의 개인적 분노를 가장 약한 자를 대상으로 화풀이한 것이기 때문에 용서가 되지 않는다. 화난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직업적 불만족이나 갓난아기가 성가시거나 혹은 분노조절장애였을 수도 있
새벽에 거실로 나오니 창밖이 안개로 뒤덮여 건너편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다. 늦가을의 쌀쌀한 기온과 어우러져 감성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피부에 스치는 차가운 느낌과 이불로 감싼 따스한 느낌이 좋아 한동안 거실에 생각 없이 앉아 있었다. 조용하고 번잡함이 없는 편안함을 아침 안개가 연출해주었다. 필자에게는 조용한 시간이지만 세상 만물은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날개를 지닌 동물은 밤사이 이슬에 젖은 날개를 말리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직장인들은 출근을 위해 조금 더 자고 싶은 잠을 깨우는 시간이다. 지금은 사라진 풍경이지만 필자가 고등학생 시절에는 도시락을 2개씩 싸주기 위해 집집마다 어머니들이 새벽밥을 짓기 위해 좀 더 일찍 일어나던 시간이다. 아침 안개를 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이 더욱 예술이다. 찻잔에서 전달되는 따뜻함, 코끝에 맴도는 커피향, 혀에 감도는 커피맛이 더욱 풍미를 더한다. 이것은 1년 중에 오직 찬 기운을 머금은 늦가을 아침 이때만 느낄 수 있는 정취인데 아침 안개까지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으니 금상첨화였다. 겨울에는 찬 기운보다 추위기 때문에 이 느낌이 안 난다. 오늘은 오후 진료로 오전에 글 쓰는 것을 제외하면 여유가 있
Festival on the Sea 2019 / Busan Nikon Z7 | 70㎜ | F8 | 8sec | ISO-64/ http://instagram.com/hansol_foto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광안대교 위쪽. 알록달록한 색채의 불빛은 하늘 높은 곳에서 서서히 퍼져 나갔고, 이내 흩어져 빛은 희미해졌다. 깎아지른 산 아래로는 빼곡한 도시의 빛들이 가득했고, 도시 속에서 광안리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018. 단체전 - 제10회 이탈리아 영화제 ‘이탈리아 여행사진전’ @강남 부띠크모나코 단체전 - 제6회 명동 국제아트페스티
덕수궁의 가을 2016, Seoul Nikon D800 | 15㎜ | F14 | 16sec | ISO-100/ http://instagram.com/hansol_foto 덕수궁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궁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는 계절은 가을이다. 돌담길을 지나면 가을빛의 나무들이 장식한 고궁의 건축물이 펼쳐지고, 그 뒤편으로는 밤에 더욱 빛이 나는 서울 광화문의 야경이 보인다. 과거와 현재의 묘한 조화를 이루는 듯, 고궁은 도시 속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다웠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진부문 특별상 2017. 제16회 길 사진 공모전 동상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제5회 아름다운 우리국토 사진공모전 우수상 제3회 극지사진 공모전 대상 2018. 단체전 - 제10회 이탈리아 영화제 ‘이탈리아 여행사진
얼마전 또다시 의료인 피습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노원구 모 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정형외과 의사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임세원 교수 피습 사망사건 이후에 또 발생한 사건으로 충격을 넘어 대책과 대비에 대한 생각을 들게 한다. 작년에 대책과 대비에 대한 방책으로 임세원법이 통과됐지만 늘 그렇듯이 법보다 주먹이 먼저인 현실을 볼 때, 현장에서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은 무력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매일 환자를 마주하는 필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대책이라고 나오는 것들로 법을 강화하고 보안인력을 늘리는 방법이 제시되지만 원천적인 해결 방법은 아닌 듯하다. 이번 사건은 망상에 의한 정신과 환자의 원인인 강북삼성병원과는 다르다. 정형외과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정신과적인 문제보다는 축적된 분노로 보는 것이 타당할 성싶다. 우선 환자가 흉기를 들게 된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일단 옳고 그름을 접고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분명히 의사와 분쟁이 발생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관철되지 않았거나 무시당했다고 느꼈을 것이다. 본인 입장에서 억울했고 결국 억울함을 응징으로 해결하기 위해 흉기를 들었다고 추정된
Holding on 2019, Inthein, Myanmar Nikon Z7 | 70㎜ | F5.6 | 1/25sec | ISO-250/ http://instagram.com/hansol_foto 쉐인데인 파고다까지 가는 길은 민무늬의 돌기둥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흰색의 도장이 다 벗겨져서 그 속의 갈색이 드러나 있었다. 마치 단청을 씌웠는데 벗겨진 느낌이었다. 태양이 뜨거웠던 대낮이지만, 기둥으로 촘촘히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실내는 어둑어둑한 갈색빛을 띠었다. 멀리서 사람들이 걸어오는 길의 소실점 끝으로 갈수록 마치 오래된 집의 다락방처럼 연한 녹색빛이 두드러졌다. 기둥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태양이 만든 색일 것이다. 노점에서 음식을 파는 노란 옷을 입은 여인이 그 녹색빛을 띠는 길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새로운 손님들이 오나 하는 기대 때문이었을까.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2014, 2015, 2016. 제42,43,44회 대한민국 관광사진 공모전 입선 2016.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사
소확행이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인 말이다. 자신만의 작지만 즐거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필자는 따뜻한 아랫목에서 만화책 보는 것을 좋아했다. 비 오는 날에 커피 한 잔 마시며 창밖을 내다보는 것도 즐겁다. 일요일에 늦게까지 침대에서 빈둥대는 것도 좋다. 이렇듯 대부분 자신만이 지닌 작은 행복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즐기는 것이 소확행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사무엘슨은 행복방정식(행복=소유/욕망)을 이야기하면서 비교하지 말 것을 권했다. 비교하면 분자인 소유가 줄어들면서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분모인 욕망을 줄임으로써 행복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비교에 대해 예전부터 전해져온 말이 있었다. “비교하지 마라, 내가 적으면 비참해지고, 내가 많으면 교만해진다. 그래서 비교라 하였으니 비교하지 마라” 양극화가 고도로 심해지는 현실에서 비교를 내려놓고 소확행을 찾아가는 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수행자나 도인이 아닌 사람 마음이 그러기는 참 어렵다. 눈으로 보면 마음은 바로 비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는 수행방법 8가지 중에서 첫 번째로 바로 보기(정견, 正見)를 말하였다. 바로 보고 바른 생각을 하라 하였다.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