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까지는 ‘홍길동치과의원’처럼 개설자의 이름을 붙이는 전통적인 치과 네이밍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의료인이 직접 이름을 건만큼 신뢰감을 높일 수 있는 나름의 네이밍 전략이었다. 하지만 치과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이름을 가진 치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좋은 치과 네이밍이란 무엇일까? 마케팅 전문가들은 네이밍의 기본 원칙으로 △상품의 특징·이미지를 떠올리게 해줄 것 △간결성 △차별성 △청각적 음감 △시각적 명쾌함 △기억이 잘 될 것 △발음의 용이성 △친근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최근 많은 인기를 얻은 치과 네이밍은 어떤 것이 있을까?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2년 동안 특허청에 출원된 치과 브랜드는 총 152개이다. 영어식 표기가 78개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한글(43개), 한자(17개), 숫자, 인명 등으로 분석됐다. 언어 특징을 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치과 네이밍은 영어식 표기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성형외과의 네이밍과 유사한 특성과 패턴을 보인다. 차이점은 성형외과에 비해 이니셜 스타일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치과에서는 단순한 영어단어나 단어의 합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특별한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 한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지향성이 없다는 점에서는 영어식 표기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신뢰감을 높이는 것보다는 차별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는 분석했다. 또 대부분의 네이밍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치과의사가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단어 혹은 이미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소수의 치과만이 딱따구리, 아삭, 이바로, 탄탄 등 치과의 특성을 반영해 네이밍을 하고 있었다. 차별성을 높이기 위해 네이밍 전략도 변모하고 있지만 아직 다양한 특색 있는 이름 짓기보다는 치과의 진료영력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치과 네이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바로 ‘○플란트’. ○플란트의 형태는 2년간 17개가 출원돼 단일 스타일의 이름으로는 가장 많았다. ○플란트의 형태는 지난 2004년 첫 등록된 이래로 임플란트 대중화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한때 참신하고 독특하게 비춰졌던 ○플란트 형태의 네이밍은 임플란트 시술이 보편화된 이후 별다른 차별점과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 네이밍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네이밍 전문가는 “명칭은 다른 곳과 차별화된 영어 혹은 한글로 명확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이 좋다”며 “이를 건강하고 밝게 가꾼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네이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자를 기다리는 치과의 수가 점차 늘어나는 만큼 다른 치과와 차별화 될 수 있고 쉽게 기억될 수 있는 치과의 네이밍의 중요성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김희수 기자 G@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