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국내 주요 업체들의 생산본부 및 R&D 현장을 직접 탐방, 국내 치과의료기기 산업의 역량을 확인하고, 치과산업의 현주소를 가늠해보고자 특집기획을 마련했다. 그 네 번째 시간으로 치과계에서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선도하고 있는 디오(대표 김진백)를 방문했다. ‘디오나비’와 ‘트리오스’를 전면에 내세워 환자와 유저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꿈꾸고 있는 디오. 올 하반기에도 친수성을 극대화시킨 광촉매 임플란트를 비롯해 ‘디오나비’와 연동해 자동으로 시술과정을 안내해주는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제품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디오의 혁신적인 디지털 덴티스트리가 향후 치과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상당히 기대된다. [편집자주] |
덴츠플라이 전환사채 566억원 전액상환
지난해 디오와 관련한 두 가지 의미 있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중 하나는 덴츠플라이의 전환사채를 모두 상환했다는 것.
디오는 지난해 8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566억원에 달하는 덴츠플라이의 전환사채를 모두 상환했다고 밝혔다. 제3자 배정유상증자를 통해 219억원, 금융차입 200억원, 전환사채 인수전환 140억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당시의 전환사채 상환으로 덴츠플라이는 최대 주주의 자리를 다시 디오에게 양보하게 된다.
김진백 대표는 “2008년 리머사태가 발생하면서 재정적으로 매우 힘들었던 시기였다. 때문에 디오에 대한 덴츠플라이의 투자는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덴츠플라이는 디오 주식의 51%를 소유한 최대 주주였다. 하지만 디오가 꿈꾸는 사업방향과 덴츠플라이는 너무 달랐다. 덴츠플라이와 결별을 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김진백 대표는 “덴츠플라이는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와 중저가 브랜드의 이원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덴츠플라이는 디오가 중저가 시장을 맡아주길 원했지만, 우리의 방향은 디지털 덴티스트리였다”며 결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또 하나의 주된 이유는 소액 주주들의 피해였다. 김진백 대표는 “당시 덴츠플라이의 전환사채로 매년 장부상 50억원 정도가 손실로 잡혔다. 덴츠플라이가 최대 주주이긴 하지만, 당시 5,000여명에 달하는 소액 주주도 있었다”며 “매년 50억원이 손실로 잡히다보니, 기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액 주주에게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전환사채의 상환으로 디오는 당시 부채 비율을 155%에서 50% 이하로 낮추며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매년 덴츠플라이에 지급하던 이자 비용도 줄어 영업이익 또한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영업이익률 고공행진, 알짜 기업으로
두 가지 소식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영업이익률의 급상이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8월 발표한 ‘주요 의료기기 기업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에 따르면 디오는 2015년 1분기 기준 20.7%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당시 치과계 기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이익률이었다. 물론 매출은 135억2,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영업이익률이 7.6%에서 20.7%로 상승하며 실속을 챙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덴츠플라이의 전환사채 전액상환으로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린 디오. 그 과정에는 뼈를 깎는 인내의 과정이 있었다. 김진백 대표는 “2014년 봄부터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며 “내부적으로 이익이 높은 부분에 판매를 집중하고, 마진이 작은 부분은 줄여나갔다. 또 비용절감을 위해 쓸 데 없는 지출을 줄이려고 전 직원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결과 현재 디오의 영업이익률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발표 수치보다도 훨씬 좋아졌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률이 27%, 올해 상반기의 영업이익률도 34%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이 실현된다면 우리나라 2,000여개의 상장사 중 19위에 해당할 수도 있는 수치다.
재무건정성 이끈 핵심은 디지털 덴티스트리
2014년의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그리고 2015년의 덴츠플라이 전환사채 전액 상환 등 당시를 기점으로 디오는 안정권에 접어든다. 그 과정에는 2010년부터 이어온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대한 디오의 지속적인 노력도 크게 작용했다.
당시 디오는 인트라 오랄 스캐너 ‘아이테로’를 시장에 공급했다. 김진백 대표는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추구하기 위해선 가장 기본이 되는 인트라 오랄 스캐너를 구비해야 했다”며 “정확도가 가장 뛰어난 제품을 물색하다 ‘아이테로’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인트라 오랄 스캐너의 기술력이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었고, 특히 ‘아이테로’는 구동시키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면서 디오는 3Shape사의 ‘트리오스’로 방향을 선회한다. 여기서 디오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한다. 단순히 제품 공급만 하는 게 아니라,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갔다. 현재는 9번째 버전까지 나온 상황이다. 김진백 대표는 “전 세계에서 ‘트리오스’의 사용빈도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그만큼 국내 치과의사들이 제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며 “서지컬 가이드와의 결합에서부터 ‘트리오스’를 활용한 다양한 케이스 정보를 3Shape의 본사가 위치한 덴마크로 전송했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을 업그레이드해나갔다”고 말했다. 그 결과 3Shape사에서도 한국, 그것도 디오를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고 김진백 대표는 강조했다.
‘디오나비’ 디지털 덴티스트리 견인
2010년부터 시작된 디오의 디지털 덴티스트리는 2014년 서지컬 가이드 ‘디오나비’를 전격 출시하며 방점을 찍게 된다. ‘디오나비’는 CT 데이터와 오랄 스캔 데이터를 정합하고, 이를 토대로 환자의 교합과 응력분산까지 고려한 서지컬 가이드 시스템으로 출시 2년만에 600여명의 유저를 확보했다.
서지컬 가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플랩리스 시술과 보다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깊이로 식립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현재까지도 많은 치과의사들이 서지컬 가이드 없이 임플란트 시술을 성공적으로 행하고 있다. 하지만 디오의 생각은 다르다. 수천 건의 케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노련한 치과의사일수록 ‘디오나비’의 활용가치는 더욱 커진다는 게 디오의 생각이다.
김진백 대표는 “상악동 거상이나 발치 후 즉시 식립, 그리고 골폭이 좁은 경우 등 수많은 난케이스들이 있다. 이때부터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혹시나 신경을 건드리진 않을지, 또는 점막이 뚫리진 않을지 등의 고민”이라며 “이는 술자가 처음 계획한대로 시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인데, ‘디오나비’를 활용할 경우 술자가 계획한대로 정확한 위치에 시술이 가능해진다. 때문에 노련한 치과의사일수록 ‘디오나비’의 활용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전제는 정확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점이다. 디오 역시 ‘디오나비’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고, 처음 출시된 2014년 0.9도의 오차를 현재는 0.3도 미만까지 낮췄다. 김진백 대표는 “일반적으로 서지컬 가이드의 오차는 일반적인 골의 상태에서 2도 미만이어야 한다. 그 이상의 오차가 발생하면 뼈를 뚫고 나갈 수 있다”고 정확성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서지컬 가이드는 CT의 데이터와 오랄 스캐너의 데이터를 병합해서 만드는데, 오랄 스캐너에서 발생하는 오차는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수시로 보정해 사용했지만, CT에서까지 오차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최근에서야 알았을 정도로 정확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진백 대표에 따르면 ‘디오나비’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CT에서도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를 보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0.3도 미만이라는 가장 정확하고 안전한 ‘디오나비’가 탄생하게 됐다.
향후 5년간 150억원 투자 예정
세계적인 수준의 정확성을 보유한 ‘디오나비’가 출시되기까지 수많은 노력이 있어왔다. 특히 디오는 매년 수십억에 가까운 돈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를 더 늘려 향후 5년간 150억원 규모의 비용을 연구개발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김진백 대표는 “올해 아이템 개발에 대한 연구개발비만 20억원이 투입된다. 경상연구개발비까지 포함하면 올해만 30억원 규모다. 특히 지난해 ‘월드 클래스 300’에 선정되면서 앞으로 5년간 국가로부터 30억원을 지원받게 되고, 자체적으로 70억원을 투자해 아이템 개발에만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경상연구개발비까지 모두 합칠 경우 향후 5년간 15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와 내년 목표로 신제품 출시
150억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는 신제품 출시로 결실을 맺게 된다. 올 하반기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핫 아이템도 즐비한 상황이다. 디오 관계자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아이템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들을 수 있었다.
아이템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나뉘는데, 소프트웨어는 ‘디오나비’의 시술 과정을 어시스트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디오 관계자는 “현재 ‘디오나비’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술과정을 안내해주는 프로그램을 올 하반기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귀뜀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디오나비’를 활용한 시술 과정에서 어떤 드릴을 사용하고, 얼마의 힘을 줘야한다는 등의 정보를 술자에게 알려주게 된다. 술자는 프로그램의 안내에 따라 시술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방식이다. 디오는 해당 소프트웨어를 올해 안으로 출시, ‘디오나비’ 유저에게 모두 공급할 계획이다.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새로운 임플란트가 준비 중이다. 광촉매기술을 이용한 임플란트로, 친수성을 극대화시킨 제품이다. 디오 관계자는 “보통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4주가 경과하면 골과의 융합도가 약 60%에 이르게 된다. 아주 잘 붙었을 경우 65%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개발 중인 임플란트는 광촉매기술을 이용한 제품으로 친수성을 저해시키는 탄소를 제거하고, 오존을 디프레션시켜 골융합도를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디오 관계자는 이와 같은 다양한 신제품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2시간 안에 임플란트 시술을 마무리하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공급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디오나비’를 활용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구강상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지컬 가이드를 만들어야 한다. 제작한 서지컬 가이드가 해당 치과로 보내지기까지는 며칠이 소요되는데, 그 기간 동안 치과의사들은 환자가 다시 내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오의 최종 목표는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활용, 환자 내원 시부터 2시간 안에 모든 임플란트 시술을 마무리하는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플란트는 물론이고, 시술기구, 재료, 시술 방식 등 모든 면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향후 2~3년 내에 해당 시스템 출시를 목표로 현재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건정성과 지속적이면서도 과감한 투자, 그리고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대한 열정.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융합돼 국내외 치과계를 놀라게 할 새로운 아이템과 솔루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Interview] 디오 김진백 대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무대 체인지”
Q. TV광고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Q. 국내외 판매 전략은? Q. 향후 계획은? 전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