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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산 늘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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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사는 이야기

2016년 여름은 길기도 길다. 10월에 접어들었는데도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더위가 10월의 가을을 태우고 있다. 물러가지 않으려 떼쓰는 여름, 모처럼 낮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는, 더위가 잠깐 한눈파는 사이, 그동안 가지 못했던 산악 라이딩에 나선다. 이번 라이딩으로 계획한 가리산은 아마 설악산보다 단풍이 물들지 않아 화려한 단풍은 보지 못할 것 같다.


산악 라이딩은 들판의 경우와 달리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운동이라 생각한다. 우선 산은 평지의 라이딩보다 세 배 이상의 힘이 든다. 평지는 사용하는 근육도 제한되어 주로 다리에 운동량이 집중되지만 산의 경우는 운동에 가담하는 근육이 몸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팔의 근육을 많이 사용한다. 다리근육은 물론, 어깨, 등의 근육과 목, 엉덩이, 허리 근육, 발바닥의 근육까지 총동원 되어야 가능한 운동이다. 특히 길의 상태가 평지와는 사뭇 다르다. 자갈, 바위, 패인 길, 표면이 고르지 못하고, 토질의 형태가 완전히 다르다. 그보다 더욱 힘든 것은 업힐의 경사가 만만치 않고, 오를 때 중력으로 인해 몸이 받는 부담은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거기에다 다운힐에서는 온 신경을 집중해야한다. 특히 무릎과 발바닥에 신경을 집중해야하며, 손과 손목의 근육을 잘 고정시켜야 한다. 내리막에서는 20m 전방을 잘 살펴야 하므로 쉴 새 없이 눈의 근육이 움직여야한다.
또 산악 라이딩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산에서는 자연의 세계를 오감으로 보고 느끼고, 즐기며 항상 산이 주는 무언의 위대함을 가슴에 새기게 된다.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삶의 무게가 나를 누르듯, 산을 오를 때 우리가 받는 무거운 중력을 느끼며 인생에서 우리가 살아가야하는 호연지기를 배우는 교실이기도 한다.


자전거의 종류도 크로칸트리용의 하드테일(앞에 한 개의 쇽 옵서버가 한 개 있는 자전거)보다는 충격과 언발란스를 흡수할 수 있는 풀서스펜션(앞, 뒤에 2개의 쇽 옵서버가 있는 자전거)타입이 훨씬 안전하고 자전거의 바퀴두께도 굵어야한다. 그래야만 험한 산길을 큰 충격 없이 비단길 가듯 달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산이 주는 즐거움은 시간이 정지한 것 같이 항상 변화가 없는 바다와 달리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변화무쌍한 색의 유희라 하겠다.


우리는 10월 16일 일요일을 택해 홍천 가리산으로 라이딩하기로 결정했다. 가리산은 춘천군, 인제군, 홍천군 두촌면의 경계에 위치한다. 산 정상에서는 탁 트인 시야와 발아래로 펼쳐진 소양호의 풍경에 우리는 눈을 떼지 못했다. 가리산은 고도 1,051m의 고산으로 소양댐에서 동쪽을 보면 멀리 두개의 우뚝 솟은 암봉이 소양호와 어울려 마치 알프스의 마테호른산과 비슷한 인상을 준다.


산 이름이 ‘가리’라 명명한 것은 단으로 묶은 곡식이나 땔감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것 같이 산봉우리가 노적가리처럼 고깔 모양으로 생긴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가리산은 능선이 완만하고, 가리산 정상은 좁은 협곡을 사이에 둔 3개의 암봉으로 이뤄졌으며, 강원 제1의 전망대라 할 만큼 조망이 뛰어나 소양호를 비롯한 북쪽 향로봉에서 설악산을 거처 오대산으로 힘차게 뻗어나간 백두대간 등 강원내륙의 고산준령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코스를 잡은 야시대리는 화촌면 동쪽 끝에 위치한 산간마을로 옛날에는 야시대라 했는데 무랭이, 무지기, 벌말, 갈공터, 절골 등을 병합해서 야시대라 했다. 이 마을을 흐르는 야시대천을 따라 가을 단풍철에는 눈을 홀릴 정도로 단풍이 아름다워 등산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고 한다.


10월16일 새벽5시 우리 바이콜릭스 4인은 밴으로 경춘 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IC로 나와 화촌 면사무소 부근 우물정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산채토종된장찌개! 꿀맛이다. 강원도 산군을 휘감는 짙은 안개! 20℃도 채 안 되는 써늘함이 온몸을 감싼다. 우리가 갈 야시대천이 흐르는 야시대리 계곡은 그 깊이가 20㎞에 달하는 깊은 계곡이다. 산과 계곡은 안개 속에 숨어 그 자태를 감추는데 신비로움만 더해간다. 우리는 밴으로 늘목 고개 입구삼거리까지 들어갈 것이다.


안개를 헤치고 끝도 없이 들어가는 산골오지마을!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며 우리를 맞이하고, 밭에는 더덕이 수확을 앞두고 있었다. 아직도 단풍은 이른 듯 가끔 얼굴을 내미는 단풍나무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들녘에는 아직 수확하지 않은 논의 벼가 황금빛으로 물들고, 노랑, 초록, 갈색, 빨강의 색의 유희가 우리의 눈을 혼란시킨다.
늘목삼거리 오른쪽 길은 품걸리로, 가운데 길은 소양호로, 왼쪽 길은 늘목고개를 거쳐 화촌면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우리는 소양호 방향의 길을 따라 멀리보이는 소양호의 멋진 경치를 보기위해 험한 산길을 내려갔다. 너무나 험하고 가파르기 때문에 경치가 좋은 곳에서 사진을 찍고 늘목삼거리로 되돌아와 늘목 고개 가는 길로 늘목 고개 도전에 나섰다. 늘목 고개로 가는 임도는 좁고 험하여, 마사토와 자갈길이며 연속되는 헤어핀 S자 업힐이다.


우리는 지면으로부터 오는 충격에 균형을 유지하면서 손에 땀나는 곡예 라이딩을 계속했다. 수목이 우거진 산길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흠뻑 마시며, 숨이 턱에 차는 수없는 업힐을 계속했다. 산악 라이딩은 평지에서보다 체력소모가 3배 이상은 된다. 인적 없는 산속은 바퀴가 낙엽 밟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 이외에는 고요하고 쓸쓸한 적막이 지배하는 세상이었다.


얼마를 돌고 돌아 올라왔을까. 조그만 통신철탑이 있는 늘목 고개 정상 직전의 업힐은 기를 다 빼놓는 지옥의 업힐이었다. 우리 앞에 안개 속에 멀리 아스라히 보이는 늘목 고개 정상에서 우리는 그만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얼마나 흘렀을까, 10㎞의 업힐 후 맞이하는 신나는 다운힐, 오프로드(비포장도로)의 내리막 질주는 신나는 즐거움이 있는 반면, 몸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하면 큰 위험이 따른다. 20여 ㎞의 내리막을 내려오면서 불어오는 찬바람에 몸이 와들와들 떨리고 이마에는 곡예 라이딩으로 식은땀이 흐른다. 얼마나 내려 왔을까?


품걸교에 도착했다. 잠깐 쉬면서 둘러본 야시대 천상류의 계곡은 어느 계곡에도 뒤지지 않을 풍경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깊고 깨끗한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위로 펼쳐진 몇몇 단풍나무와 주변 풍광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화촌 면사무소까지 내려오면서 계곡의 아름다움에 혼이 빠져 버렸다.


가리산기슭에는 잣나무단지가 있어서 잣 공장이 있었다. 잣 1㎏을 5만원에 샀다. 참 싼 가격이다. 이것이면 1년간은 몸보신 잘할 것이다. 우리는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홍천 특산 돼지고기 화로구이! 자전거 여행의 필수는 그 고장의 맛을 음미하는 것이다. 오늘도 원조 양지말화로구이집에는 30㎞ 가리산 늘목제 라이딩을 성공한 이야기로 웃음꽃이 방안에 가득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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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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