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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한중수교 30주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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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논설위원 / 대전광역시치과의사회 회장

지난 8월 24일은 90년대 냉전체제의 완화를 위해 북방외교를 야심 차게 펼쳤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외교 결실 중의 하나로, 이상옥 외무부 장관과 중국의 첸치천(錢其琛) 외교부장이 조어대(釣魚臺) 17호각에서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간의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39년 전만 해도 양국은 서로 간에 총부리를 겨눴던 사이지만, 서로의 경제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몇 년 만 늦춰 달라는 혈맹이었던 북한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국교를 수립하게 됐다. 당시 중국은 1989년 천안문 사태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어 국제사회로의 복귀를 간절히 원했으며 우리는 우리대로 경제적 실리 추구에만 매몰된 상태였다.

 

그 결과 중국은 두 개의 한반도 정부와 동시 수교를 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이라는 수교원칙에 말려들어,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초로 우리의 국체를 승인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했던 중화민국과는 단교하게 됐다. 거기에 대사관마저 중국에 넘기도록 해 단교 직후 대만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원혐은 극에 달했다. 이 일이 우리 외교사에서 중국에 조급함을 보인 가장 큰 허점이 됐고, 이후로 중국은 양국 간에 갈등이 생기면 우리의 약점을 이용해 압박을 가해오곤 했다. 강하게 압박하면 밀리고, 시한을 정해놓고 일하는 한국인의 조급한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었으므로….

 

30년 동안 양국 관계는 부침을 거듭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반도 6자 회담의 당사자로 참여했으며, 2008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고, 이후 Wall street 발 금융위기 극복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2014년에는 시진핑 주석이 방한, 천안문 광장의 사열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등 양국 관계는 최고조를 이뤘지만, 그 사이 갈등도 많았다.

 

2000년 마늘 파동과 2002년 동북역사공정으로 우리 역사라고 믿었던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자국의 소수민족 혹은 지방 정권의 역사로 치부해 중국사의 한 갈래로 편입해 우리 국민의 분노를 샀고, 2005년에는 김치 원조 논란, 2016년에는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배치로 갈등이 극에 달했다.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로 암묵적인 한한령(限韓令)을 발동해 한국 연예인의 자국 내 활동 금지, 단체 여행객의 한국 여행 금지, 롯데 그룹을 비롯한 중국 진출 기업에 대한 교묘한 규제와 처벌로 폐업 유도 등의 극심한 갈등이 있었다.

 

사실 한중관계가 가장 좋았던 시기는 중국이 도광양회(韜光養晦;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를 내세우며 우리의 경제 발전 경험을 학습하며 투자를 받던 시기가 가장 좋았고, WTO 가입 이후 세계의 공장이 되어 G2로 도약하며 중국몽과 유소작위(有所作爲; 적극적으로 참여해 하고 싶은 대로 한다)를 표방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주변국과의 갈등의 연속이었다.

 

우리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국민은 전혀 몰랐던 3불1한(사드 추가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참여 불가,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외에 사드 기지의 운용 제한)합의안을 들고나와 압박해대는 행태는 전랑외교(戰狼外交)로 그동안 패권주의를 부인해 왔지만 변형된 패권주의에 다름 아니다. 그 결과 전 국민의 70% 가량이 중국을 부정적인 이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차피 이사 가고 싶어도 갈 수도 없는 지정학적 위치에서 우리의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을 지키며 외교에서 우공이산과 같은 긴 시각으로 실리외교를 펼쳐야 하며, 경제적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 향상과 개선에 힘써 어느 한 국가에 휘둘리지 않는 실력 있는 나라를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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