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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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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섭 논설위원

당랑박선(螳螂搏蟬)이란 말이 있다.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매미는 뒤에서 사마귀가 노리는 줄 모르고, 사마귀는 뒤를 노리는 참새가 있음을 알지 못하고, 참새는 포수가 화살을 겨누고 있음을 모르고, 포수는 앞에 깊은 우물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장자(莊子) 산목편(山木篇)에 나오는 고사다. 눈앞의 이익만을 탐하다 뒤에 닥칠 위험을 깨닫지 못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오래된 고사가 현재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어 참으로 흥미롭다.

 

인류는 다가오는 미래에 닥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협정을 맺는다. 2015년 12월 12일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결의한 파리기후협약이다. 협약의 목표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올라가지 않게 하고, 당장 1.5℃ 이하로 유지하도록 온실가스 배출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하다. 최근 세계기상기구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협의체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온실가스농도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고 한다. 지구상의 모든 인류와 국가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만 한다고 얘기하지만, 편리성과 무관심, 자국의 산업이익 때문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상태가 유지된다면 파리기후협약에서 결의한 지구 온도 상승 억제가 6년 이내에 깨질 것이라고 해당 보고서는 경고한다.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이미 재해 수준으로 심각하다. 올해만 봐도 미국은 100년 만에 최악의 폭염과 가뭄으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럽 또한 500년 만에 가뭄으로 독일의 라인강이 말라 강바닥을 드러냈으며, 이탈리아의 포강은 1/10로 줄었다고 한다. 아시아도 다수의 나라가 비 피해를 입었다. 파키스탄은 국토 1/3이 잠기는 국가 재난급 홍수에 시달렸다.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지난 8월 집중호우로 인해 강남지역이 침수되고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더 암울한 것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이 해수면 상승 및 해안홍수데이터를 분석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2030년경에는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한 우리나라 국토 5%가 물에 잠기고, 특히 전국적으로 300만명이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입을 것이라 예측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이미 현실화된 위기다.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은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책을 찾고 노력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전국 시·도치과의사회와 뜻을 모아 보건의료인 단체 중 처음으로 치과보건의료인 기후위기 대응 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선언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치과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속히 마련해 치과의료인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모범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위험이 더욱 현실화되기 전에 행동에 나서야 한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베를린기후회담에 이같이 말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선택권은 우리에게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 집단행동이냐 또는 집단자살이냐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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