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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현 정부의 디지털플랫폼위원회의 전신인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지난 2021년 9월 발표한 ‘인공지능 대중화를 위한 대국민 인공지능 이용 인식조사’결과, 인공지능(AI) 대중화가 우선 필요한 영역에 대해 응답자 중 절반을 훌쩍 넘는 62.1%가 ‘병원/의료/헬스케어’를 1순위로 꼽았다.
이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 70% 이상이 인공지능 제품 및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잘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22.9%에 그쳤고, 주로 활용하는 AI서비스는 번역기, 네비게이션, 챗봇, AI 비서 정도였다. 인공지능 기능 탑재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50% 정도였지만, 생산적 활용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용 경험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활용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4년 여의 시간이 흐른 현재 AI 기술은 그 속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고, 이제 챗지피티로 대변되는 초거대 AI 시대가 도래했다. 이 초거대 데이터를 활용한 AI 기술과 서비스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예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내가 쓰고 있는 제품, 내가 제공받고 있는 서비스가 AI인지, 아닌지도 구별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AI, 인간의 가치를 담보할 수 있을까?
기존의 언어모델이 주로 챗봇이나 분류기능 형태로 구현돼 질문을 분류하고 해당 질문에 맞게 사전 정의된 답변을 내놓는 것이었다면, 초거대 AI는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답변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음악, 문학까지 인간의 창의성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까지 AI가 손을 뻗은지 오래다. 초거대 데이터를 지속해서 학습하는 AI는 이전에 나눴던 대화를 기억하고, 그 대화에서 실수를 인정하기도 하면서 AI가 내놓는 답변의 품질이 지속해서 높아진다.
이는 사람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대화하면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과 다를 바 없다. 이 같은 초거대 AI는 금융, 교육, 문화예술, IT 그리고 ‘의료’ 분야에서 업무 자동화는 기본, 생산성을 높이고, 사용자의 만족도를 향상시킴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까지 창출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미 유럽은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AI 관련 정책, 특히 인간중심의 가치와 윤리에 초점을 맞춘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2018년 EU는 ‘인공지능 협력선언’을 마련해 회원국들이 이에 적극 참여했고, ‘유럽을 위한 인공지능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주요 내용은 △인공지능 연구개발 재정 지원 확대 및 공공 및 민간 영역의 활용 증진 △인공지능에 의한 사회적, 경제적 변화의 준비(일자리, 교육·훈련 등) △적절한 윤리적 및 규범적 프레임워크의 마련 등인데 이와 동시에 유럽 인공지능 협의체에 AI 윤리 가이드라인, 안전기술, 기술호환성 기준 등을 마련했다.
EU 회원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가들은 AI 기술개발이 곧 경제발전, 특히 4차산업혁명이 불러올 혁명적 산업생산기술의 변화에 대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반드시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보호하기 위한 보완책을 필수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예의주시할만 하다.
의료분야 필수로 꼽히는 ‘AI’
지난해 1월 23일 제정된 ‘디지털의료제품법’이 오는 1월 24일부터 시행된다. 세계 최초로 제정된 디지털의료제품법은 △디지털의료기기 △디지털융합의약품 △디지털의료·건강지원기기 3개 분야로 나눠져 있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디지털의료제품법의 대상이 되는 제품을 800여개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는 의료기기법 내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관련법이 제정됐기 때문에 디지털이라는 기술적 전문성을 보장하면서도 보다 면밀한 관리와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표적인 의과용 AI 디지털의료제품을 보면, △JABES AI △엔프로파일러 올리바지 △JBS-01K 등이다. ‘JABES AI’는 생체신호 분석 소프트웨어로 심폐음과 폐소리를 분석해 수포음, 천명음, 건성수포음, 기도협착음 등을 진단한다. ‘엔프로파일러 올리바지’는 병리조직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로, 위암 환자의 암 병변부위와 정상부위(비병변 부위)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기반 체외진단 소프트웨어다. 뇌영상 검출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JBS-01K’는 환자의 뇌 MR영상과 심방세동 유무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뇌경색의 유형을 자동으로 분석, 진단을 지원한다.
진단보조뿐만 아니라 ‘치료 또는 치료의 보조’에 활용되는 디지털의료제품도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솜즈(Somzz)’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해 증상을 개선하는 소프트웨어다. 솜즈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CBT-I)을 모바일 앱에 알고리즘으로 구현, 2등급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다. 불면증 환자들에게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및 푸시 알림 메시지 등을 6~9주간 제공해 수면효율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한다.
또한 국내 제3호 디지털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은 ‘VIVID Brain’은 인지치료소프트웨어로, 시지각학습 훈련을 VR(가상현실) 기반의 모바일앱으로 구현해 뇌질환으로 인한 환자의 시야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
수술영역에 AI 기술이 도입된 의료기기로 ‘REAL INTELLIGENCE CORI’를 꼽을 수 있는데, 이 제품은 자동화시스템 로봇수술기로 인공무릎관절의 삽입을 위한 수술 부위의 위치 파악, 절골에 사용되는 로봇 자동화 시스템 소트프웨어를 장착했다.
이 밖에 장애 보조 및 경감, 의약품 보조, 정보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디지털의료기기가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시스템 및 구현 방식에 따라 향후 ‘디지털의료제품법’의 관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3월 벤처기업협회와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한 ‘디지털 치료기기 미래발전방안’ 토론회에서 신재용 교수(연세의대 예방의학과)는 “어떤 식으로든 디지털 치료기기와 관련한 가이드라인, 최소한의 시행규칙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불명확한 현행 체계에서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이 더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의료인 역시 활용을 꺼릴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필요성에 의해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올해 ‘디지털의료제품법’이 제정,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AI가 의사를 대체하는가’라는 두려움 혹은 기우
신재용 교수는 “식약처는 글로벌 리딩에 대한 두려움보다 오히려 적극적인 태도다. 아마도 이 기관의 숙명일 수도 있다는 얘긴데, 식약처는 기준에 맞춰서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그 판단은 시장에 맡기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정서가 있다”며 “반면, 보건복지부 입장에서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글로벌 리딩 정서를 발휘하기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복지부는 새로운 의료기술에 대해 항상 ‘미국은 어떻게 하고 있고, 영국은 어떻게, 또 독일은 어떻게 해’ 이런 식이다보니 선제적으로 제도를 만들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AI 기술은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국민 대다수가 AI 도입이 가장 필요한 분야를 ‘의료’라고 꼽고 있는 게 현실. 이 현실을 뒷받침하듯이 대기업은 물론,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AI, 특히 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의료기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의료공급자들의 인식은 아직은 반신반의한 입장이고, 이는 세대별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AI 스타트업 컨설팅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신재용 교수는 “솔직히 의과 내의 AI에 대한 정서는 연령으로 따졌을 때 40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그 전세대와 후세대 간 매우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수련기관 중심의 의과의 경우 40대 중후반 이상 의사들은 AI에 대해 대부분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반면, 이 이후 세대들은 이미 전문의 수련과정을 거치면서 AI가 장착된 다양한 디지털의료기기를 직접 접했고 거부감이나 반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현재 45세를 기준으로 그 이하 연령대 교수들이나 개원의들은 201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AI나 관련 솔루션 개발에 직접 참여했거나 도움을 줬거나 아니면 관련 사업에 투자를 했거나, 이런 경험들이 있다. 그 중에는 본인이 직접 창업한 경우도 있다”며 “다시 말해 이들에게는 이런 AI나 디지털의료기기들이 의료현장에서 쓰이면 훨씬 더 좋은 효율과 효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현재 매우 활발하게 진료를 하면서 배우고 있는 30대 의사들은 이렇게 개발된 제품들을 직접 쓰고 있는 세대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젊은 의사들은 “AI는 나의 경쟁 상대가 아닌 내가 콘트롤하는, 보다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한 도구”라는 인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신재용 교수는 “예를 들어 응급실에 환자가 들어왔는데, 이 환자가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선적으로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하게 되는데 당장 응급실에 근무하고 있는 인턴이 엑스레이 사진만을 보고 이 환자가 지금 기흉인지, 폐에 물이 찼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엑스레이 판독에 도움을 주는 AI가 있다면, 그 인턴이 더욱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실제 엑스레이 판독을 돕는 AI는 현재 많은 병원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의사인 내가 판단했을 때는 이런 것 같은데, AI 네가 내린 결론은 무엇인가”이다. 1차적으로 AI의 판단을 동의할 수 없다면, 2차로 한 단계 더 클릭함으로써 인턴이 어느 전문과에 노티를 해야하는지, 그 판단의 신뢰성을 더욱 부여해 줄 수 있다.
신 교수는 “이 인턴이 번지수를 보다 정확히 알고, 누구한테 노티를 해야 되는지를 보다 빨리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게 AI다”며 “이런 경험들을 직접 해온 비교적 젊은 의사들은 ‘나는 지금 AI와 누가 더 잘하는지 경쟁하는 게 아니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어떤 환자한테 이 솔루션을 적용시켜 최적의 치료로 길을 인도해주는 게 나의 역할이지, AI가 진단을 조금 더 잘하는 게 왜 우리가 거부할 일인가, 의사인 나한테 트리트먼트 솔루션 우선 순위를 좋게 추천해 주는 게 왜 문제인가, 어차피 결정은 의사인 내가 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도 내가 지는 것이고, 환자에게 설명도 내가 하는데, 결론적으로 AI한테 주권을 뺏긴다든지, AI한테 의사가 종속된다는 막연한 두려움은 이제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덴티스트리 열풍, ‘AI’는?
지난 2020년 부산대치의학전문대학원 김재훈 교수 등이 연구한 ‘디지털 치의학에 대한 치과 종사자들의 인식조사’에 따르면, 모든 직종에서 디지털 치의학의 장점으로 ‘시간 절약’을 꼽았다. 치과의료종사자, 치과산업종사자, 치과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에서는 모든 직종에서 디지털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은 것이다.
특히 디지털 치의학이 가장 필요한 치과 진료분야에 대해서는 ‘보철치료’가 모든 직종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임플란트가 뒤를 이었다. 다만, 디지털 치의학을 구축하는 장애요소로 ‘비용 부담’이 가장 높았는데, 디지털 오랄 스캐너, 3D 프린터, CAD/CAM 등 보철 및 임플란트 위주의 디지털 덴티스트리 구축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렇듯 디지털 덴티스트리는 ‘치료’ 중심으로 그 인식이 높을 수밖에 없다. 기술집중적인 치과분야는 그간 업체 중심의 디지털화가 화두로 떠올랐던 것이 사실이다. 2010년 이후 AI가 전 사회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특히 의료분야에 대한 최종 소비자인 환자들의 니즈가 높아짐에 따라 의과는 ‘진단’ 영역에서 AI 도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치료중심의 치과 분야에서 과연 AI는 어떻게 이용될 수 있을까. 특히 치료중심의 치과 패러다임을 AI가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치과의사’ 한명 한명이 ‘빅데이터’
지난 2021년 요양급여로 인정받은 BIS(Bio-Fluorescence Imaging System)는 조기진단과 자기주도적 관리를 위한 형광 검사법으로 인체에 무해한 가시광선을 통한 생체 형광 이미지를 생성해 치아 균열, 마모, 치아우식 등을 정밀하게 감지하는 시스템이다.
이 같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아이오바이오(대표 윤홍철)가 최근 ‘AI연구개발단’을 모집하고 있어 주목된다. 의료진과 환자 간 효과적인 소통 및 치료 결정을 도와주는 ‘링크덴스 AI’를 개발하기 위한 빅데이터 구축을 시작한 것.
치과의사인 윤홍철 대표는 “환자관리를 위한 보다 완벽한 솔루션을 찾는 치과원장들과 함께 하고자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환자와의 소통을 위한 인포그래픽 자동 추천 기능, 환자의 건강 위험도를 자동으로 평가하는 위험도 자동평가 기능과 같은 조기진단지원 기능이 주요 연구 목표다. 이를 통해 최적화된 리포트 자동 생성 기능이 완성되고, 치과 의료의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링크덴스는 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CDSS) 즉,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 기능의 강화를 AI 기술로 보다 완벽하게 구축하게 된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CDSS는 환자로부터 얻은 임상정보를 바탕으로 의료인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때 의사결정을 돕는 보조 시스템을 말한다. 최근에는 AI 기술과 결합된 첨단 소프트웨어 중심 의료기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시스템은 예방, 진단, 치료, 처방, 예후 등 의료전반에 적용할 수 있지만, 특히 진단과 치료, 처방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의사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줘 정밀한 진단을 도와주고, 치료와 처방단계에서는 의약품 안심 서비스와 같이 환자의 약물복용 정보를 제공하고 약물의 부작용이 없도록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링크덴스 AI는 이 같은 CDSS의 기능을 치과에 적용했을 때, 더욱이 임플란트를 위시한 수가경쟁이 더욱 첨예해지면서 동네치과와 대형치과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구인난까지,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치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윤홍철 대표는 “AI를 치과에 도입한다면, 바로 이 같은 완벽한 CDSS를 구축해 궁극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최대의 효율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 개원의로서 진료에 임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에게 CDSS 구축은 앞으로 더욱 절실하게 될 것인데, 여기에 구인난까지 생각하면 이는 필수적인 치과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링크덴스 AI는 BIS 영상기반 정보를 통해 최적화된 환자관리 및 조기진단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연구개발단을 모집하고 있다. BIS형광 이미지에 태그된 현재 질환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환자와의 소통을 통한 인포그래픽이 자동으로 추천된다.
이 같은 서비스를 보다 정밀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보다 정밀하고 대량의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치과의 패러다임이 AI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치료’에서 ‘예방관리’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 치과계 현실을 볼 때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일부 대형치과들로부터 각자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을지 매우 염려스럽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검증된 진단도구를 가지고, 데이터를 구축해 치과와 환자를 연결하는 구강관리 서비스를 쉽게 제공하는 툴 혹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AI 기술은 우리가 목표하는 바를 더욱 빠르게 달성해 줄 것이라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차원에서 치과의사 한명 한명이 바로 빅데이터라는 게 윤 대표의 생각. 한마디로 탑다운 방식을 생각하면 되는데, 병원의 프로페셔널한 정보와 연동이 된 데이터를, 합법적인 방법으로 활용하면 차원이 다른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병원이 가지고 있는 진단 등 의무기록정보 데이터들을 모아 연동하고 여기에 기반이 된 차별화된 환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치과의 효율성과 차별성 모두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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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고 빠른 진단, AI 거부할 이유 있나?
AI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의료기기, 특히 치과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진단과 치료계획에 주로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 분야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질의 의료정보로 개별 환자에 대한 맞춤형 구강관리에 더욱 효과적인 툴로 활용됨으로써 차별화된 치과의료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AI는 치과분야에서 정확한 진단을 돕는 툴로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한턱관절교합학회 회장인 김성택 교수(연세치대 구강내과)가 개발한 ‘TMD WISE’는 현재 의료기기가 아닌 교육용으로 활용되고 있고, 아직 AI가 탑재돼 있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AI 디지털치과의료기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주목되고 있다.
TMD WISE는 턱관절 질환 진단기준(DC/TMD) 의사결정 트리를 따르는 체크리스트 형식의 진단 교육용 프로그램이다. 턱관절의 통증, 턱관절음, 개구제한 등 환자의 증상을 체크하고, 진단 및 간단한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지난 2021년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전문의 진단에 버금가는 결과가 나왔다.
먼저 주요 6개 턱관절 질환 예측도에서 교수 전문의 3명(방사선 3장)이 진단했을 때 93%였는데, 방사선 사진 없이 TMD WISE로 진단한 결과 86%의 정확도가 나타났다. MRI와 대비한 턱관절디스크 예측도의 경우 교수 전문의 3명(방사선 3장) 진단에서 65%의 결과가 나왔는데, 마찬가지로 방사선 사진 없이 TMD WISE 프로그램으로 진단한 결과 58%까지 정확도가 측정됐다. CBCT 대비 턱관절염 예측도 측정에서 교수 전문의 3명(방사선 3장) 진단에서는 73%, TMD WISE는 61%의 결과가 나왔다.
김성택 교수는 “현재 TMD WISE는 교육용 프로그램으로 교합학회 회원이라면 웹상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향후 디지털의료기기 허가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환자의 증상 및 불편감 등을 분석해 진단명을 분류하고, 어떤 처방과 치료를 할지를 제시하는,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밝혔듯이 현재는 교육용 프로그램 단계이지만, 향후 디지털의료기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데, 더욱이 여기에 엑스레이나 MRI, CBCT 등 방사선 영상자료 분석 툴을 탑재하고, AI 기술을 적용하면 그 진단의 정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성택 교수는 “현재는 환자의 증상을 분류해 진단만 하는 방식이지만, 향후에 영상 분석도 할 수 있어야 완벽한 턱관절 진단 툴이 될 것”이라며 “현재 수준에서 디지털의료기기로 허가를 받는다면 일반 개원의들이 활용하기에도 무리가 없지만, MRI나 CT 자료를 AI로 분석하게 되면 완벽한 턱관절 진단 툴이 될 것이고, 현재 이를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현재 막연하게 AI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치과의사들이 많다는 것에 일부 공감하지만, AI가 치과의사나 의사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대해서는 일단 기우라는 입장이다.
김성택 교수는 “TMD WISE 관련 연구결과에서도 보았듯이 현재 교수 전문의들도 방사선 사진 등 각종 진단용 툴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다. 전문의라도 이 같은 도움없이 진단할 경우 그 정확도가 70% 정도라는 게 정설인데, 결국 기술의 발전은 정확한 진단의 확률을 높이는 것이고, AI 또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을 세우기 위한 도구일 뿐이지 의료인의 역할과 책임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문제는 이 도구를 썼을 때와 쓰지 않았을 때 그 효용성과 경제적 가치의 차이가 얼마나 날 것인지, 그래서 과연 선택의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과분야 AI, 환자 밀착형·관리형 툴로 발전 가능
서울대치과병원은 디지털헬스와 관련해 다양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표창을 받은 양일형 교수(서울치대 교정과)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기금 지원으로 우수한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일형 교수는 AI 기술이 치의학 및 치과계에 도입된다면, 치과는 더욱 환자 밀착형,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일형 교수는 “인공지능이 치과에 적용됐을 때 과연 어떤 부분들에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며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우리가 하는 일, 즉 헬스케어 프로바이더라는 프로페셔널로서 우리가 하는 일에 도움이 돼야 하는데, 치과의사가 일상적으로 하는 진료라는 게 사람의 직접적인 노동력을 크게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AI가 이를 대체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의과에서도 AI는 실제적으로는 세컨 오피니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뿐, 의사의 판단과 진단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헬스케어 관점에서 환자와 더욱 밀착해 예방과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면, 의사가 직접 해줄 수 없는 서비스를 AI가 대신할 수 있다. 그것도 매일 매시간 관리를 해 줄 수 있다는 것.
양 교수는 “의료서비스 공급자로서의 치과의사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AI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더 확장해 국민 전체에까지 도움이 될 만한, 궁극적인 목표인 국민 구강건강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AI 활용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을 의료공급자의 초점에만 놓고 보면, 특히 치과분야에서는 제공되는 툴이 매우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또한 가치창출이라는 면에서도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양 교수의 생각이다.
양 교수는 “일단 넘어서야 하는 장애물들이 너무 많다. 치과는 의과와 달리 외과적 치료가 주를 이루는 것이 주요한 이유인데, 많은 정보로 학습을 한 똑똑한 AI가 환자 정보를 가지고 이러 저러한 분석을 해서 의견을 줬다 하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실제 진료를 하는 치과의사의 손, 술기가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AI가 도출한 진단 정보들이 치과의사의 술기와 판단, 모든 걸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양일형 교수는 “헬스케어 분야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해선 양질의 데이터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무엇보다 국민의 구강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AI 툴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를 모으고, 표준화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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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분야 AI 성공적인 도입, 결국 치과의사 몫
앞서 양일형 교수의 설명처럼 성공적인 AI 구현을 위해서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교한 머신러닝시스템은 정확한 결과를 생성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정보가 필요하다.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거나 누락될 경우 잘못된 진단이 나오고 이는 잘못된 치료 계획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환자 밀착형 툴도 마찬가지 정교하지 않은 데이터로 나온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을 때, 그 책임 또한 AI 툴을 제공한 이에게 지워질 수밖에 없다.
데이터 품질의 한계로 인해 AI 알고리즘은 환자 해부학적 구조의 차이 또는 표준과의 차이를 항상 설명하지 못할 수 있으며, AI라 할지라도 생체역학 한계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양일형 교수는 “AI는 모든 개별 케이스에 내재 돼 있는 복잡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데이터의 잠재적인 오류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람인 전문가에 의해 확인 및 검증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AI는 치과의사 전문가의 판단을 높은 확률로 돕는 도구다. 궁극적으로 성공적이고 효과 높은 치료를 위한 수단으로 그 가치로 이해해야 한다. AI 기반 치과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할 때 높은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바로 전문가가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