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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치과도 노쇼가 가장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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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노쇼(No-Show)’는 예약해 놓고 취소 연락 없이 안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노쇼가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장기화한 경제 불황으로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노쇼 피해가 고통을 더한다는 언론 보도가 연일 지면에 등장하고 있다.

 

노쇼는 업종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식당의 경우 예약 인원수에 맞춰 준비한 식재료 등을 전부 버려야 하는 사회·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특히 대학가 인근 식당가는 학과, 동아리 단체 모임의 뒤풀이 행사가 몰리는 신학기인 요즘, 단체 예약을 받기도 겁난다고 한다. 매장 전체를 대관하다시피 예약하면 하루 매출을 보장해 줘야 하는데 행사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예약 시간이 지나 취소하거나 지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생을 믿고 예약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노쇼 피해를 호소하면 예약금을 받지 않은 것도 잘못 아니냐는 말이 돌아온다고 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3%가 최근 1년간 노쇼를 경험했다. 또 내수 침체 속 손님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예약 보증금제를 시행하지 못하거나 피해를 입어도 보상금을 청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어떤 고객은 상사가 어떤 곳을 좋아할지 몰라 여러 음식점을 예약하고 실제론 한 곳만 방문하고 나머지는 고스란히 노쇼하는 식으로 ‘예약 쇼핑’을 자행한다고 한다. 소규모 식당은 예약금을 요구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카드 결제가 보편화돼 보증금을 받으려면 결제 시 복잡해 어려운 상황이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정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예약 시간 1시간 전까지 취소하지 않으면 총이용 금액 10% 이내의 예약 보증금을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다만 이는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 권고 기준일 뿐 강제성이 없어 다양한 노쇼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문제점이 많다. 이런 와중에 최근에 군 간부를 사칭해 녹차 생크림 100개를 주문하는 등 단체 주문을 한 뒤 노쇼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기도 했다.

 

치과의원도 노쇼가 무섭기는 매한가지다.

 

치과 진료 특성상 체어타임이 오래 걸리거나 세심하고 어려운 진료기 필요한 환자는 진료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다른 예약 환자를 잡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충분한 시간을 비워두고 준비한 환자가 노쇼하기라도 하면 치과 의료진 전체가 다른 진료는 하지 못하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노쇼는 치과의원에 직접적인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큰 충격이다.

 

만일 치과 수술 환자가 노쇼를 하면 다른 급한 환자를 수술하거나 치료할 수 있었는데 못한다는 시간적 손실이 클 것이다. 특히 수술을 어떻게 하면 안 아프게, 환자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머릿속으로 모의 수술을 하며 심리적으로 오랜 시간 준비를 해온 의료진은 허탈함에 충격이 크다.

 

전문가는 노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작은 소비자의 인식 개선이라고 한다. 전문가는 “노쇼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면서 사회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바람직한 예약 문화가 조성돼야 예약 준수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예약 보증금 제도뿐만 아니라 예약 상기 시스템과 예약을 준수했을 때 혜택을 주는 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치과진료를 받는 환자도 내가 다니는 치과의원이 환자를 위해 진료 준비를 많이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물론 예약 시간에 예상치 못한 다른 급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예약 시간에 가지 못한다는 연락 한번이 통증이 심한 다른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책임의식도 필요하다. 치과의원도 예약 시간 전에 문자, 카카오톡, AI 챗봇 등을 통해 진료 예약을 상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 진료 예약 약속을 성실히 지킨 환자에게 구강 건강과 예방에 도움이 되는 혜택을 제공하면 예약 준수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치과의원과 환자가 함께 상생하는 고급스러운 예약 문화의 시대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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