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라는 영화를 보았다. 워낙 좋은 영화로 유명한데, 선뜻 보지 못하고 계속 숙제처럼 미루다가 설 연휴에 하도 할 일이 없어서, 매일 영화를 보던 중에 거의 어쩔 수 없는 심정으로 보게 되었다. 보고 나서 왜 그랬는지 깨달았다. 주인공인 여학생이 겪는 일들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고, 평소에는 잊고 지내던 나의 성장과정에서의 경험들이 무의식으로부터 올라와 힘들게 할 것을 알아서였음을… 누구의 인생도 피해 경험이 없는 경우는 없으며 동시에 평생 피해자인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 문장은 양성평등이라는 주제에도 해당된다. 나보다 조금 어린 나이대로 설정된 주인공이 성장과정에서 겪은 일들은 거의 내가 겪은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다. 현실에서 고통은 상존하고 있었지만 내가 그 고통을 느끼지 못한 것은 내가 순응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우리 사회는 현재 양성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엄청난 격변기에 있다. 젊은 여성들은 결혼파업과 출산파업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가부장적 문화에 저항하고 있고, 비뚤어진 성문화도 미투로 인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진통을 겪고 있다. 치과의사 사회도 양성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수준과 그리 다르지 않을 터이니 새로운 양성평등
경기도치과의사회 제34대 회장단 선거에서 당선된 기호 2번 최유성·전성원 후보의 당선 무효가 결정됐다. 선거 당일 당선자 측의 불법 선거운동 논란이 일면서 기호 1번 나승목 후보는 최유성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선관위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선관위는 법률 자문 및 논의를 거쳐, 최유성·전성원 후보 및 선거운동원들의 지지 문자 발송 행위가 선거관리 규정 제49조 및 제50조 제1항 4호를 위반했다고 보고, 당선 무효를 결정했다. 또한 같은 사유로 최유성·전성원 후보를 치협 윤리위원회에 회부키로 했으며, 신속하게 재선거를 시행하겠다고 공지했다. 결과적으로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은 불법선거운동으로 인해 열심히 공들여 쌓아온 선거운동이 전부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여기에 윤리위원회 회부라는 불명예까지 떠안게 됐다. 선거를 치르다 보면 항상 ‘조금만 더’라는 욕심이 앞서기 마련이다. 이겨야 한다는 강박증에 불면증과 조급함을 느끼고, 결국 불법선거운동 유혹에 발목 잡힌다. 사실 지나고 보면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다. 선거 당일에 문자를 보낸다고 얼마나 많은 표가 몰릴까. 특히 이번 경기지부 선거는 압도적인 차이로 승부가 났기 때문에 그런 불법선거운동을 하
지난 1월 AFC Championship (U23)이 열렸다. 죽음의 조에 편성되어 자칫 16강 진출도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과는 한국이 우승을 했고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와 함께 많은 인재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였다. 결승전 경기를 보는데 유독 배번 20번 DJ WON이라는 선수가 눈에 자주 들어왔다. 결정적인 순간에 게임의 흐름을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이끌어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우승을 확정 짓고 난 후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이례적으로 MVP를 받았다. 어려운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숨은 영웅이었다. 항상 어려운 시기에는 언성 히어로가 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도 많은 영웅이 나오지만 화려한 행적보다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묵묵히 주어진 일을 수행한 영웅들이 많다. COVID-19로 우리나라 전체가 위태하다. 이런 상황에서 힘들고 어려워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언성 히어로즈의 덕분에 환란을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추위가 한차례 뼈에 사무치지 않는다면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의 향기를 얻을 수 있겠는가’ 매화의 개화소식이 들린다. 매화는 추운 고통을 겪어야 향을 얻는다. 시대의 고난을
필자의 치과 근처 분식집에서 방역작업을 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어제 다녀간 모양이다. 이렇듯 대구, 경북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시 곳곳에도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중 환자가 적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불안해서라도 휴진을 하고 싶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료될지 알 수 없어 섣불리 휴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치과의 특성상 재택근무는 고사하고, 감염 예방 차원에서 환자와 2m 이상 거리를 두고 진료할 수도 없다. 치과 경영난은 말할 것도 없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처럼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 마비 현상은 치과계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왜 우리나라가 중국 우한에서 나타난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중국인과 중국을 경유한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런 고초를 겪고 있는지 실로 안타깝다. 정부는 코로나19가 곧 사라질 것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켰지만, 그 찰나에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신천지 교인이 자가격리하지 않고 예배에 참석한 것이다. 신천지는 한 공간에서 신도들이 매우 가깝게 붙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중앙정보부장은 폭우를 맞으며 건물을 기어 올라가 박정희 대통령과 경호실장 밀실에 접근해서 ‘도청’한다. 자신을 음해하고 못마땅해 하는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으며, 박 대통령을 (우발적이 아닌 필연적으로) 암살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심리변화를 묘사한다. 물론 극적효과를 위한 허구이지 실제 그러진 않았을 것이다. 치과계에선 현 협회장이 당한 진료장면 ‘도촬’사건이 발생했다. 환자로 위장 잠입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에 대한 고소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선의로 진료했지만, 겸직금지 규정을 위배한 것은 실수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고 협회장이 연임 출마를 선포하기 직전이라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작으로 보인다. 전문가 집단으로서 정치판을 답습한 행태가 수치스럽다. 배후설을 의심받는 모 후보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만일 그렇다면 치과계를 은퇴하겠다”고 공언했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억울한 면도 있을 것이다. 모 후보는 이 사건을 염두에 두었는지, 당선되면 협회장 ‘비상근제도’로 돌아가겠다고 공약했다. ‘상근제’는 원래 대외적으로 협회장을 예우하고 협회 일에만 전념하라고 채택된 제도다. 당시 치협을 제외한 다수 의약계 단체들이
세계 무역기구에 가입 전 1인당 GDP가 1,000달러도 안 되던 중국이 그들만의 사회주의를 내세우며 경제발전에 힘쓴 결과, 10년이 안 되어 경제 규모가 G2로 올라섰고, 20년이 안 되어 경제발전을 자랑하며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세계를 향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과 중국몽(中國夢)을 외쳐왔다. 우리도 중국의 눈부신 경제발전에 기대 덩달아 중국특수를 누렸다. 위정자들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고 자랑해왔지만, 양국 간의 관계는 THAAD 배치 이후 한한령과 한국 단체관광 금지로 보여준 중국의 태도변화를 보면 한-중 간의 동반자 관계가 어떠한 것인지를 잘 알 수 있다. 사실 눈부시게 발전하는 중국 경제를 보면서 필자는 늘 걱정해왔다. 부작용 많은 성장 촉진제를 먹고 슈퍼 돼지가 된 영화 속의 옥자처럼 덩치는 급속도로 커졌지만, 정신연령은 아직도 열두 살이 채 못된 미성숙 아동의 행태를 종종 보여왔기 때문이다. 해양과 지하자원을 탐내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저들의 4사 군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이 대표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중화민국 정부는 ‘남해제도 위치도’에서 ‘11단 단속선(11段斷續線)’을 발표해 남중국해의 광대한 해양 영유권을 주장했으며
보건복지부가 최근 12세 이하 아동 광중합형 복합레진 급여 시행 1년 만에 급여 범위를 대폭 축소해 행정예고를 했다. 복지부는‘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및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중 일부 개정안을 통해 12세 이하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 치료와 관련한 요양급여기준을 일부개정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내 놓은 주요개정 내용은 △충전 후 동일 치아에 1년간 급여 불인정 △치아홈메우기 병행 시 치아홈메우기 산정점수는 50%만 인정 △충전 전후 1개월간 관련 처치 불인정 △충전 당일 동일 치아에 타 충전 불인정 △5세이상 12세 이하, 1일 최대 4치까지만 인정 △치수염을 제외한 치아우식증에 한정 △복합레진 충전 후 동일 치아에 6개월 이내 재충전 시 행위료 50% 인정 △충전당일 간단한 수복물 등 제거 비용 미산정 등이다. 신설 및 일부 개정된 급여기준은 치의학적 근거나 임상현장의 현실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복지부의 일방통행적 행정처리에 불과하다. 광중합 복합레진 충전 실시 후 1년 이내에 동일 치아에 재충전을 실시한 경우 불인정하게 되면 자칫 동일 치아 다른 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치아우식증 치료시기를 놓
경기도치과의사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단 선거가 모두 마무리됐다. 어떻게든 선거는 이겨야 한다는 논리는 상대방에 대한 비방이나 흑색선전 등도 서슴지 않을 수 있기에 위험하다. 정정당당히 승부를 겨루면 그만이다. 치과계는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와는 다르다. 학교와 지역이 다르고 운영하고 있는 치과의 규모만 다를 뿐 모두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동료다. 그럼에도 돈 쓰고 시간 낭비하고, 건강까지 해치면서 싫은 소리 듣는 것이 바로 선거운동이다. 출마하는 각 후보진영들은 왜 이런 복잡한 일을 사서 할까? 명예욕, 권력욕 이런 것보다는 동료 치과의사들과 치과계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본다. 의료봉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단지 봉사의 방법이 다를 뿐이다. 이런 이유로 회무는 즐겁게 해야 한다. 함께 회무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다를 수 있고, 토론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결론이 나면 기꺼이 함께 할 수 있는 하나의 팀이 돼야 한다. 치과진료를 소홀히 하고 회무를 하는 것에 대한 보상은 약간의 명예와 만족감이다. 치과업무보다 회무를 더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취미활동과 같은 자기만족이다. 좋아서 하는 것이지 이권이 있어서 하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기에 여러 사람이 고통을 받고 있고, 치과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일부 잘 되고 있는 치과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치과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중고를 겪느라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다. 그나마 메르스 사태의 경험으로 축적된 방역에 대한 지식과 일반 시민의 의식이 잘 결합되어 아직까지는 심한 확산을 막아내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의 위험이 있는 만큼 개개인이 감염 예방을 위하여 공포심을 유발하지 않는다면 과할 정도로 대처하는 것이 맞다. 이러는 와중에도 다시 선거철이 됐다. 3년 전은 대통령 선거와 치과계 선거가 겹치더니 이번에는 국회의원 선거와 치과계 선거가 겹치게 됐다. 우연의 일치지만 기시감에 3년 전 선거와 관련되어 쓴 논단에 어떤 내용이 있나 궁금해서 다시 한 번 읽어보게 되었다. 선거가 끝난 후 선출된 치과계 회장들과 대통령에게 간곡히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이 시점에 그 글에서 바라던 일들이 잘 이뤄졌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금할 수 없다. 직선제 도입 후 처음으로 치른 선거로 당선된 협회장과 지부장도 여러 논란에 휩싸였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 치과계를 위해 노력
2020년 경자년을 맞이하여 가장 기대하고 있는 치과계 행사는 협회장 선거다. 이번에는 어떤 후보가 나와 경합을 벌일지, 어떤 정책 내용을 들고 회원들의 선택을 받을지가 궁금하다. 현재로는 3~4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데 회원들은 꼭 후보들의 면면을 제대로 살펴보고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가 다른 선거보다 주목받는 것은 두 번째 직선제로 선출하는 이번 선거가 직선제를 정착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3년 전 첫 직선제 때 운영상의 실수로 재선거를 치러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치과계 상처로 남아 있어 이번 선거에 거는 기대가 몰리고 있다고 보인다. 물론 아직 시작한 것은 아니기에 필자의 우려가 기우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사실상 이번 선거 움직임을 살펴보면서 과거와 다른 이상한 흐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선거전이 종전보다 매우 치열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흐름이지만 결코 바람직하지만은 않는 느낌이다. 먼저 후보 예정자들의 움직임이 매우 늦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종전과 다르게 이번 협회장 선거는 각 후보 예정자마다 가동 자체가 많이 늦은 것 같다. 통상 지난해 하반기 정도 되면 누가 나오는지,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월 초 기준 중국에서만 누적 확진자는 2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또한 490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내에서의 확진자도 5일 기준 1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경보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치과계도 불안감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2월과 3월 계획했던 대규모 학술대회와 행사들은 물론, 통합치의학과 오프라인 연수실무교육,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크고 작은 보수교육 등도 무기한 연기되는 실정이다. 지난 주말 전국지부장협의회에서는 3월 지부총회 개최 여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비말 감염이 주요 전파 경로로 확인되면서 일선 치과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정부당국의 의료기관 행동지침이 구체적이지 않아 진료에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마련된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 감염병 관련 국가 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전용 프로그램(ITS)을 통해 중국 입국자 및 확진자, 접촉자 등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얼마
모든 선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공약이다. 소속단체의 발전과 회원들의 권익을 도모하기 위한 약속이다. 또한, 공약은 정책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공약은 결과물이 되고, 정책은 그것을 이뤄내는 과정이다. 공약은 전체 회원들의 고충과 바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통적인 사항을 추리고 나면 내부적으로 더 들어가, 구성원 간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사안들은 배제해야 한다. 최대한 계층 간의 갈등을 없앨 수 있는 타협안을 제시하고 조율하는 과정이다. 현재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현명한 지도자는 현재와 미래를 통찰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그 단체에 이익이 되는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공약을 달성시키기 위한 끈기와 배짱도 필요하다. 하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약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선거운동이란 표심을 얻기 위한 회원과의 소통 과정인데, 그 과정에서 새로운 바람과 고충을 수렴하며 새로운 해법을 도출할 수도 있다. 선거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그 결과로 도출된 진심 어린 제언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이를 계기로 그 사회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 수 있다. 선거와 공약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우한폐렴이라고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사스와 메르스를 경험하면서 한국은 감염병 대응체계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했지만, 당시에 소는 잃었어도 지금은 외양간을 튼튼히 고쳐놔서 걱정이 없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할 수 없을 것이다. 메르스 당시에도 우리의 훌륭한 대응시스템에 의해서 상황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많은 병원과 의료진의 헌신적 희생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몸으로 막아냈다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것이다.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에 대한 보상에 대해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의결안 추경예산 5,000억원을 본회의에서 2,500억원 절반으로 통과시켰다. 당시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생명을 내놓고 병원의 손해를 감수한 의료계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한 정부 고위관리의 이야기는 공수표가 된 것이다. 그리고 1,782억원이 우선 집행됐고, 삼성서울병원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아 5년이 지난 지금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명절 전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법정공방은 2심판결이 나서 결국 대법원에 보건복지부가 소송을 예고하고 있으므로 대법원에서 다시 만날 것으로 보인
점심을 겸해 고교 동기가 방문했다. 필자의 출판기념회 초대장을 보냈더니 피치 못할 선약이 있다고 미리 축하한다고 왔다. 그는 동기회 활동이 액티브하고 반경이 넓다. 생업인 약국도 주민건강 최일선 보루란 자부심으로 밤 11시까지 한다. 자연히 출간서적이 화제에 올랐다. 그가 “집사람이 독서를 좋아해서 블로그에 전문서평을 쓰는데, ‘실사구시’가 안 된다”며 말끝을 흐렸다. 책만 파고드는 것은 벌이에 도움이 안 된다는 소리로 들렸다. 나도 평소 주변 후배들에게 교수·연구원 안 될 거면 가방끈 길어야 소용없다 소리를 해왔기에 그 말에 공감했지만, 고상한 기품의 친구부인이 떠올라 “그래서 외향적인 자네와 천생연분이 아니냐?”고 했더니 자기 연애할 때 에피소드를 한참 늘어놓았다. 실사구시(實事求是)는 사실에 입각하여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다. 보통 추사 김정희를 떠올리지만 이미 한서(漢書)에 나온 말로 청대 고증학 학자들의 학문방법론으로 되살아났다. 요약하면 정밀한 훈고를 구한다는 것이 첫째고, 둘째는 몸소 행해 실천해야 한다는 것(實踐躬行)이다. 이런 과학적 학문태도는 생활과 유리된 형이상학적 공리공론(空理空論)을 떠나 ‘실학’ 학파를 낳게 했다. 그러나 일반 대중에
치과계가 선거 열풍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음달 6일 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단 선거를 시작으로,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단 선거가 같은 달 12일 진행되고,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단 선거가 마지막으로 오는 3월 10일 치러지게 된다. 소통, 상생, 화합을 기본으로 치과계의 가장 급선무로 해결해야 할 난제인 구인난과 경영난 등의 해결을 위해 여러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좋은 정책이 많이 나와 개원가의 시름을 덜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거는 단체의 장을 선출하는 축제다. 그 과정에서 모든 후보자 진영은 공약을 만들기 위해 의견을 모으고, 정책토론회에서 후보자 본인과 상대 후보의 정책 실현 가능성을 점검한다. 선거는 이러한 갑론을박과 피드백으로 좀 더 나은 공약, 좀 더 발전한 정책 제시, 회무의 실천성과 연결성을 검증하는 장으로 활용돼야지 상대 후보를 무조건 비방하고 중상모략해서는 안 된다. 선거공약 중에서 꼭 짚어야 할 항목이 보험수가다. 비보험 진료가 많았던 과거에 비해서 보험진료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보험급여와 관련된 사항들을 꼼꼼하게 챙겨서 치과계 파이를 꾸준히 늘려가는 정책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비보험 진료도 실손보험을 가입한 환자들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