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을 위하여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만든 노래가 동요(童謠)다. 대중매체에 24시간 노출된 오늘날과는 다르게 이전의 어린 시절에는 동요를 대중가요보다 더 많이 접했다. 특히 여러 동요들 중에 기억에 남는 노래가 비행기라는 동요다.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하늘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내가 만든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멀리멀리 날아라 우리 비행기’ 대략 이런 가사로 불렀던 그 시절의 동요는 비단 노래 뿐만 아니라 피리(리코더)를 배우고 연주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한 곡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익숙한 동요가 우리나라 노래가 아닌 외국곡에 가사를 입혀서 만든 동요라는 사실을 성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간에 비행기라는 동요를 자주 불렀고 그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 이유 중 하나는 간결하고 따라 부르기 쉬었던 멜로디와 그 가사와 어울렸던 종이비행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종이비행기를 만드는 것은 그 시절 딱지를 만들기 전에 배워야 했던 가장 기초적인 창작활동(?)이었던 것 같다. 평평한 종이를 접고 접다 보면 어느새 비행기 모양으로 변해버린 종이비행기, 그리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 종이비행기를 공중을 향해 가볍게 던져버리면
어제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단비가 내렸다. 오늘 아침은 소강상태이지만 내일부터 장마전선이 북상한다는 소식이 반갑다.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한다. 과거 농업시대라면 심각한 문제가 나타날 정도의 가뭄이다. 그나마 지금 우리나라가 농업의존도가 적은 산업 국가이고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 대부분이 수입물이거나 대체 가능해 심각한 기근을 맞이하지 않는 것이다. 옛날이었다면 대기근으로 민란이 발생할 정도인 상황이다. 과거 기록을 보면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기까지 2,000년 동안 304회의 가뭄 피해가 있었다. 그중에 서로 사람을 잡아먹을 정도의 극심한 경우가 23회, 대기근이 82회였다. 이 정도면 대기근 이상이 100회 이상이었고 20년에 한번은 심각한 대기근이 발생한 것이다. 가뭄은 대략 6년에 한번 발생하는 편이다. 조선시대에는 강수량측경기의 측우기와 하천의 수량을 측정하는 수표가 발명되고 소류지, 보, 제언 등의 수리시설이 발달되었다. 이렇듯 가뭄은 한반도에 항상 같이하는 단어였다. 가뭄에 대해 조사를 해보면 슬픈 기록들을 볼 수 있다. 삼국시대에는 “우기인 7월에 강우가 없어 풀과 나무는 말라죽었다. 백성들은 기근에 시달려 서로 잡
요즘 참 이해하기 힘든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하였다. 양산 외벽 밧줄 절단 추락사건과 충주 인터넷기사 살인사건이다. 양산 밧줄사건은 한 아파트 외벽 작업을 하던 인부가 밧줄이 끊겨 추락하여 숨진 사건이다. 그런데 문제는 누군가 고의로 밧줄을 끊은 것이다. 범인은 41세 남자로 잠자는데 밧줄기사의 스마트폰 소리가 잠을 방해해 소리를 줄여달라고 하였지만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소리가 나서 홧김에 밧줄을 끊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인터넷을 수리하러 온 기사를 살인한 사건이다. 범인은 55세 남자로 평소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자주 끊기는 것이 인터넷회사가 고의로 자신의 컴퓨터를 느리게 한다는 이유로 AS기사를 살해했다. 심리학적으로 양산 외줄 절단사건은 범인이 분노조절장애에 의한 행동이었고, 충주 인터넷 AS기사 사건은 범인이 피해망상으로 저지른 것이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범인이 중년이 넘은 남자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 어이없는 두 사건의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적어도 3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형태의 사건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30년간 가장 많이 변한 것이 무엇인가. 그동안 가장 큰 변화는 수명 연장이었다. 수명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사회는 경험해보지
계절의 여왕인 5월을 보냈다. 산과 들에 꽃들이 만개하고 청록의 아름다움이 절정인 이 시기를 계절의 여왕이라고 칭하는 것이 아깝지 않다. 특히 골프장의 조경은 어느 계절보다도 아름답고 싱그럽다. 이번 5월은 연휴가 길었던 탓도 있지만 다른 달에 비하여 유독 지인들과의 라운딩이 잦았었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함께 해온 사람에서부터 오랜만에 운동을 핑계로 만남의 자리를 함께 한 사람까지 나름 즐거웠고 의미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골프라는 운동을 참 좋아한다.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골프에 거의 빠져있었다. 시청하는 TV프로그램은 골프채널밖에 없었고 온통 머리 속에는 골프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였다. 아파트 주변의 잔디나 대학캠퍼스의 잔디를 보면 당장이라도 어프로치 연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불행히도 다른 사람의 지도를 받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골프에 관한 정보들을 골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프로들과 그리고 선수들의 실전을 유심히 시청하는 것에 의존하였다(그래서 세미프로도 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던 중 골프서적들을 구입하여 탐독하면서 골프를 좀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배우게 되었다. 특이한 점은 어느 골프서적에서
작년 봄 즈음에 40대 재미교포 치과의사가 부산서 생모를 만난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는 어려서 이혼한 아버지와 미국에 이민을 갔고 미국서 치과의사를 할 정도의 성공한 삶이었다고 한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최근 미국에서 치과의사 면허를 정지당하고 힘들어 했으며 마지막으로 생모를 만나려고 한국에 간 모양이라고 유족이 전했다고 했다. 1990년대에 미국에서 조사된 가장 자살을 많이 하는 13개 직업에서 치과의사가 1위를 하였다. 평균에 비해 1)치과의사는 5.4배 2)음악가 3.6배 3)예술가 2.8배 4)무용수 2.7배 5)작가 2.6배 6)사진작가 2.5배 7)예술가 2.1배 8)목수 2배 9)의사 2배 10)코미디언 1.9배였다. 그것이 2011년 조사에서는 1)비숙련가 2)내과의사 3)치과의사 4)수의사 5)금융종사자 6)안마사 7)중노동자 8)도시 기획자 9)가내수공업자 10)부동산중개사 11)변호사 순이었다. 2014년 조사에서는 1)의사 2)치과의사 3)금융종사자 4)변호사 5)경찰 6)부동산중개사 7)전기기술자 8)농부 9)약사 10)과학자였다. 반면 2017년 영국에서 조사된 것을 보면 1)건설노동자, 2)초등학교 교장과 서비스종사자 3)
얼마 전 해외 토픽 기사에 실린 타이거우즈의 사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음주운전으로 체포되어 찍힌 사진에서 턱수염과 힘 풀린 눈 그리고 초췌한 얼굴은 필자가 알던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가 아니었다. 자신은 음주가 아니고 약물 복용에 의한 부작용이라고 주장을 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지금 그의 모습은 우리들이 알던 모습이 아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변하게 하였을까. 그가 최고의 실력을 보이던 시절엔 세계의 모든 심리학자들과 책들은 그를 정신적으로 강한 멘탈의 소유자라고 칭송하였다. 심지어 ‘타이거우즈에게 배우는 승자의 심리학’이라는 책까지 출판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불과 10년 만에 몰락한 것이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통상 유명한 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스포츠심리상담사를 고용하거나 주기적으로 심리상담을 받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몰락의 시작은 특히 요란스러웠다. 섹스 스캔들이 터지고 그로 인하여 이혼을 하며 시작되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여성 편력증이 생겼다는 기사가 보인다. 그럼 과연 그는 그런 이유로 몰락한 것일까? 최고의 강철 마인드라고 칭송받던 그가 과연 사회적인 질타와 이혼이라는 외부적인 요
우리사회는 지금 극변하는 의식 변화 시기에 들어왔다. 무의식 속에서 당연하게 느껴왔던 것들이 이젠 당연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우리사회는 빈곤국에서 개발도상국을 거치며 물질의 풍요를 먼저 경험하였다. 반면 그에 따른 의식과 정신의 변화는 느렸고 심지어 변화를 거부하는 현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변화를 직견하면서 스스로 판단하는 선진국 의식 수준으로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오늘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가 ‘노 룩 패스’이다. 모 정당 유명 정치인이 공항 문을 나서면서 보좌관을 보지도 않고 자신의 가방을 던지듯이 굴린 장면이 동영상으로 화제가 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커뮤니티까지 유명해지고 있다. 그는 아마도 전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평소 행동이지만 불과 반 년 만에 국민의 정신적인 성숙도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여 이젠 그런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민이 변한 만큼 자신도 변해야한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물질적인 풍요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였지만 시민의식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급속한 경제화 사회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이었다. 왕정에서 주
동계올림픽이 내년에 개최될 예정인 강원도 평창에 강연의뢰를 받고 다녀왔다. 때마침 일정을 맞추어서 하루를 머물게 되었다. 강원도라 역시 산세가 깊고 산속의 어둠은 도심과는 달리 일찍 내렸다. 밤이 되어 창문너머로 바라본 하늘은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어디가 산인지 하늘인지 그 경계선도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오직 볼 수 있는 것은 뿌려진 듯 펼쳐진 별빛뿐이었다. 별빛들의 밝기도 다르고, 크기도 제각각인 별들로 수놓아진 밤하늘을 보고 있으니 마치 그 입체감과 생생함에 한편의 3D영화를 감상하는 듯 하였다. 햇살이 가득한 낮에는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이렇게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밤하늘에 펼쳐진 수많은 별들을 보고 있는 동안 문득 우리네 삶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여 년 전에 유행하였던 가요가 있었다. 그 가요의 제목은 ‘알 수 없는 인생’이었다. 필자가 좋아했던 이유는 가수에 대한 호감도 있었지만 노랫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었다.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언제쯤 세상을 다 알까요. 얼마나 살아봐야 알까요’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이 노래를 들었던 그때와 10년이 훌쩍 지나버린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알
지난달 인천 법원은 산부의과의사를 8개월간 구금하라고 선고했다. 분만 중 사망한 태아에 대해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로 인정하였다. 그동안 출산 시 태아 사망은 불가항력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출산과정의 진료행위를 문제 삼아 업무상 과실치사를 인정하고 금고형을 선고하였다. 필자는 이 판결에 두 가지 측면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의사의 판단과 경험으로 법원 판단 근거가 되는 교과서적인 순서를 건너뛰거나 변경하였을 때, 이것을 의사의 고유 진료영역으로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이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태아의 심박동수가 급격히 저하되는 증세가 이미 5차례나 발생해 특별한 주의 및 관찰이 필요한 산모와 태아를 1시간 30분 동안 최소한의 검사도 하지 않고 방치해 태아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의사를 기소했다. 그런데 사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임신 40주차에 접어든 독일인 산모가 저녁 10시경 분만을 위해 입원하고 다음날 오전에 문제가 발생하였다.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약 3시간 사이에 태아의 심박동수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증세가 5차례나 발생했다. 이후 태아의 심박동수는 다시 안정을 찾았
보건복지부는 ‘2017년도 보건의료인 면허신고 및 보수교육’ 업무지침에 의료인의 직업 윤리의식 함양을 위해 의료윤리와 의료법령 교과목을 보수교육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모든 의료인은 면허를 신고할 때마다 이 과목에 대해 2시간 이상 이수했음을 입증해야 하고 보수교육을 주관하는 각 직능단체도 교육계획 수립 시 해당 교과목을 포함시켜야 한다. 생각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전시 행정이고 의료행위의 본질에서 벗어난 잡일 증가 중의 하나일 뿐이다. 윤리(倫理)에 대한 인식의 부족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물론 작금의 의료계에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그것을 막아보려는 행정적인 차원에서의 행동이라고 해석된다. 하지만 이것은 행정부의 잘못을 의료인에게 떠넘기려는 일환일 뿐이다. 환자에게 성추행을 하는 의사, 일회용 주사기를 반복 사용한 의사 등의 반윤리적이고 비윤리적인 의사의 등장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다. 의사의 수가 증가되고 관리하는 메커니즘이 약해지면서 이같은 사고의 발생은 예측됐다. 의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되었고, 의전원과 치전원의 등장으로 의료인 간의 동료의식이 약화되며 스스로 관리되던 메커니즘이 붕괴되었다.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