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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상업화가 부른 또 하나의 부작용 ‘먹튀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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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기획좌담회…의료윤리 중요성 강조, 대국민 인식전환도 절실

의료광고사전심의제도(이하 심의제)가 지난달 28일 부활했다. 위헌 결정으로 지난 수년간 유명무실했던 심의제는 내용적으로 더욱 강화됐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료광고의 매체, 수법이 다양화되고 있어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심의제가 발휘되지 못했던 시기에 무분별한 의료광고가 급증했고, 여기에 편승된 과도한 의료상품화가 결국 ‘먹튀치과’ 문제로 불거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본지는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된 ‘먹튀치과’ 문제를 치과계 내부에서부터 공론화하는 자정노력과 함께 제도적 보완점은 무엇인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지 등 문제의식을 고취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29일 특별기획 좌담회를 열었다.

 

본지 편집인인 서울시치과의사회 신동렬 공보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서울시치과의사회 김재호 법제담당 부회장과 정제오 법제이사, 대한치과의사협회 조성욱 법제이사, 대한치과보험학회 양정강 고문, 대한심신치의학회 최용현 부회장 그리고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먹튀치과’ 관련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 그리고 정부와 의료계 및 소비자단체 등 시민단체의 역할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허위·과장광고 여전한 골칫거리

소위 ‘먹튀’ 문제가 됐던 치과들의 대부분은 광고 등 과도한 ‘마케팅’ 행위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심의제가 발휘되지 못했던 시기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광고는 바로 ‘가격’을 앞세운 광고다. ‘교정 199만원’, ‘임플란트 59만원’ 식의 광고가 지하철, 버스 내 광고판을 가득 메웠고, 각종 인터넷 SNS를 통해 퍼날라졌다.

 

‘가격’은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수단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도 의료광고가 보다 정확한 정보를 주는 창구가 되길 원한다는 의견이다. 소비자모임 윤명 사무총장은 “의료라는 특수한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줄 때, ‘비용’을 강조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 의료인들이 그런 정보만 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것으로 비교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 것 같다”며 “소비자가 접하는 정보가 과장되고, 잘못됐다고 하면 그것을 누군가가 알려줘야 하는데, 치협과 관련 학회 등 공인된 기관에서 올바른 정보를 보다 많이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광고는 수익을 내기 위한 가장 강력한 보조행위로, 광고 자체에서 올바른 정보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서울지부 정제오 법제이사는 “광고를 내는 것 자체가 허위성과 과잉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즉, 의료인 수가 그리 많지 않을 때는 전문직이라는 자부심을 지키면서 그에 따른 윤리를 스스로 지켜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 수가 너무 많아졌고, 당연히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금의 문제는 그 경쟁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다 강력한 법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윤리’강조해야…‘자율징계권’ 필요한 때 

이날 좌담회에서 패널들은 ‘먹튀치과’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의료인 스스로 ‘윤리’를 강조하면서 자정노력을 펼치고, 여기에 실효성 있는 ‘자율징계권’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양정강 고문은 “어찌됐든 문제는 ‘광고’ 행위를 한 의료인으로부터 발단이 됐다. 이 점을 스스로 인정해야 하고, 여기에서 ‘의료윤리’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치대나 의대 입학시험에서, 교육과정에서, 전공의 교육에서, 전문의자격시험에서 의료인으로서의 ‘인성’을 키우고,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단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의료인단체에 대한 실질적인 ‘자율징계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물론 의료인 스스로 자정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윤명 사무총장은 “자율징계권이 이슈화되면 대부분 소비자들은 ‘가재는 게 편’이라는 인식이 앞설 것 같다”며 “무엇보다 법을 어겨도 처벌수위가 약하다는 점을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치협 조성욱 법제이사는 “전문가평가제도에 대해 의료계서도 반발이 있었지만, 막상 시행을 해보니 긍정적인 면이 더 컸다. 결코 가재는 게편은 아니었다”며 “의료인단체로 구성되는 전문가평가단의 경고 절차에서 의료기관이 스스로 자정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자율징계권도 이와 마찬가지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기 전에 전문가집단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고, 이를 직접 해결할 때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전문가집단은 결국 자정능력을 키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복지부 등 정부와 의료인단체, 그리고 시민단체 등이 함께 의료상품화가 노골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실태를 바로 볼 수 있도록 대국민 인식 개선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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