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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청, 노사단체협약·치협 임원진 거취 문제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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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원광대대전치과병원에서 대전충남북 정견발표회
“위기의 대한치과의사협회 구원자는 누구?” 세 후보 열띤 토론

 

[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대한치과의사협회 31대 회장 보궐선거를 2주일 앞둔 지난달 28일 원광대대전치과병원 대강당에서는 ‘치협 회장 입후보자 초청 정견발표회 및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후보자 토론회는 대전광역시치과의사회(회장 조영진), 충청남도치과의사회(회장 박현수), 충청북도치과의사회(회장 이만규)가 공동주최했다. 

 

토론회는 대전지부 명예회장인 조수영 대전지부 선관위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후보자 정견발표, 공동질의, 상호질의, 플로어 질의 순으로 진행됐다.

 

치협 집행부 갈등원인 ‘리더십 부재, 소통부족’ 이구동성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은 이상훈 前 회장의 자진 사퇴. 공통질의에서는 이 같은 초유의 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물었다.

 

먼저 기호 2번 장은식 후보는 “무엇보다 회장과 임원, 임원과 임원 간의 소통이 부재했던 것 같다”며 “여기에 치협 선거의 고질적인 계파주의 문제도 작용했다. 본인이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유도 이런 계파주의를 끝내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계파주의는 선거를 지나치게 과열시키고, 후보자들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소모하는 원인이 된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이를 극복하지 못해 오늘날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호 3번 박태근 후보는 “임원 간 내부갈등, 노사협약서 문제로 인한 예산안 부결 등이 표면적 이유일지 모르겠으나, 근본적인 것은 오랫동안 쌓인 치협의 잘못된 관행과 협회 발전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에 급급한 리더들의 작태 등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 이번 사태에 다 녹아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늘 참담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점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회장 본인의 리더십 부재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반면 우리 캠프에는 유능한 참모들이 많다. 이 같은 폐단을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기호 1번 장영준 후보 또한 임원 간 소통 부재가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 공감했다. 여기에 지난 1년여 이상훈 집행부 행보에 대한 평가를 더했다. 장영준 후보는 “코로나19로 임직원 간 단합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컸다”며 “계파주의나 파벌문제는 임직원의 끈끈한 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문제는 회무경험 부족과 이로 인한 리더십 부재에 더 큰 원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장영준 후보는 “회무 경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노사단체협약 문제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라며 “예결산은 대표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 대의원총회 인준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회무를 경험한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알 수 있었던 문제다. 결국 그 경험부족이 누를 범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치협 노사협약서 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두 번째 공통질의는 노사단체협약서였다. 과연 후보자들은 이 사안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노사협약서 파기’를 들고 회관 앞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박태근 후보는 “회원 없이 협회 없고, 협회 없이 임직원도 없다”는 강한 입장을 고수했다. 박태근 후보는 “이 같은 인식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협회장부터 모범을 보여 신뢰를 주고, 진정성을 갖고 노조와 협의해 마음을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태근 후보는 “노조와 합의로 기존 노사협약서를 파기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회원 정서에 맞는 새로운 협약서에 서명하는 것이 새로운 집행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영준 후보는 “노사협약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법적 해결 방안을 이미 노무전문 변호사로부터 자문 받았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는 “이번 노사협약 내용 중 민법과 정관에 일부 위배되는 사항을 확인했다. 대표적으로 사단법인 대표는 예·결산에 대한 결정권이 없는데도 이상훈 前 회장이 대의원총회 승인 없이 사인을 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노조는 이미 협약서가 예·결산과 직결돼 대의원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는데도 이를 방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러한 절차적 문제를 짚어 재협상 테이블에 노조를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장은식 후보는 회원 정서에 맞지 않은 부분은 재협상을 통해 조정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보다 근본적인 치협 사무국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은식 후보는 “치협 신입직원 초봉이 연 3,000만원도 안 돼 젊은 직원들의 이직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무분석을 통해 치협 사무국 직원 수가 적정한지를 따져 필요하다면 구조조정 등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노사협약서에 장기근속포상으로 ‘금’을 지급하는 등 회원 정서에 맞지 않는 황당한 조항들이 있는데, 이런 항목 등을 개선해 회원 눈높이에 맞게 재협상을 할 계획이다.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노사협약을 파기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최대한 상생하는 노조협약서를 다시 작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치협 현 집행부 임원, 어떻게 이끌 것인가?
마지막 공통질의는 임원 간 갈등 문제에 대한 해법이었다. 함께할 수 있는지,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설 때는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 이는 공통질의뿐만 아니라 상호토론에서도 장영준 후보와 박태근 후보가 가장 첨예한 입장차를 보인 대목이다.

 

장영준 후보는 “새로운 회장이 기존 임원을 유임할지, 하지 않을지는 법적인 문제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며 “일단 탄핵이라는 단어는 협회 정관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임원에 대한 불신임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 또한 금고이상 형을 받거나, 정관 또는 총회의결 사항 위반, 협회 명예훼손 등에 한하고, 대의원총회서 2/3 이상의 의결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임원에 대한 탄핵이나 불신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장은식 후보는 선출직 부회장이 사퇴하고 회장과 부회장 3인 모두를 새로 선출하는 것에 정서적으로 공감하지만,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법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다. 장은식 후보는 “지난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회장 1명 선출을 의결한 것은 더 이상의 소송은 없어야 한다는 대의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며 “선거 이후 선출직 부회장들이 자진 사퇴하겠다면 받아들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회원을 위해 더욱 열심히 봉사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태근 후보는 임시대의원총회 결과는 존중하지만, 상식이나 도덕적으로라도 회장과 선출직 부회장 모두를 새로 뽑는 것이 마땅했다는 주장이다.

 

박태근 후보는 “임원이 일괄 사퇴했다면 ‘탄핵’이라는 말을 쓸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며 “3명의 선출직 부회장이 사퇴하지 않고 버티고 있어 ‘탄핵’이라는 말을 하게 됐다. 물론 협회 정관에는 탄핵이란 단어는 없다. 하지만 이는 선거에 쓰이는 용어로 이해하면 된다. 만약 제가 당선된다면, 기존 선출직 부회장은 사퇴하라는 회원들의 준엄한 메시지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3’ 현행 직선제 문제점은 없는가?
이날 토론회에서는 세 후보들의 현행 치협 회장단 선거제도에 대한 입장도 들어볼 수 있었다. 공통질의 후에 이어진 플로어 질의에서 충남지부 박현수 회장은 “지난 30대에서도 재선거를 치렀고, 이번 31대에 또 다시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며 “현행 직선제 선거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 같은 부작용이 재발하지 않기 위한 방안은 있는가?”라고 세 후보 모두에게 질의했다.

 

먼저 장영준 후보는 회장 1인과 부회장 3인 즉, 1+3 바이스 제도에 대한 개선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장영준 후보는 “지난 최남섭 집행부 때 선거제도개선위원장을 초기 2년간 맡으면서 지금의 직선제 틀을 만들었는데, 당시 큰 틀은 1+3이라는 근간은 유지하자는 게 다수 위원들의 입장이었다”며 “문제는 1+3 제도는 동창회 선거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2차 결선투표제도는 후보자간 연횡으로 추후 소송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정적인 것은 제한적 선거운동 방식인데, 현행 규정으로는 유권자가 후보자를 알 수 있는 방법이 현저히 부족하다. 어떻게든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식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는 한편으로 1+3 방식과 회장 1인을 뽑는 방식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식 후보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전국 회원들이 직접 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에는 어려움이 없다”며 “다만, 회무에 무관심한 회원들이 선거에 관심을 더 가질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의원선거 때부터 직선제 선거인 지금까지 1+3 방식으로 선거를 치러왔는데 공교롭게 이번 선거가 회장 1인을 뽑는 보궐선거다. 이번 선거를 잘 치러내고 어떤 방식이 나은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치협 29대 집행부 후반 직선제준비위원장으로 현행 협회장 직선제 방식을 완성한 박태근 후보는 “오늘의 문제는 직선제 자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회장 자진 사퇴 등 현 문제는 그간 치과계 리더들이 회원을 바라보지 않고, 자기 기득권에만 급급했던 것 등 안 좋은 관행이 쌓여서 표출된 결과라고 본다”고 전제했다.

 

또한 “직선제가 뿌리를 내리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이 걸린다고 예상했다”며 “당시 위원장으로서 하루빨리 직선제를 도입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바이스 3명을 구하는 것도 협회장 역량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지만, 현재 직선제가 완벽하다고 말 할 수는 없다. 향후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급여 강제 공개 정책' 해법은? 
최근 정부가 ‘비급여 강제 공개’와 관련해 의과는 미용성형을, 치과에는 보철 및 임플란트 등을 제외할 수 있다는 조건부 수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충부지부 이만규 회장은 “비급여 진료비 강제 공개 항목에서 보철, 임플란트가 제외된다면 수용할 수 있는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물었다.

 

박태근 후보는 “치과의 경우 비급여 진료비 공개 항목에서 보철, 임플란트 항목이 제외된다면, 그 밖에는 공개할 만한 항목이 많지 않다. 회원들도 거부감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반면, 장영준 후보는 “일단 무조건 전면 거부를 해야 한다”면서 “비급여 진료비 문제는 지난 2009년부터 10년 넘게 정부가 차근차근 준비해 의료계를 압박해온 제도다. 타 단체서 일부 조건부 수용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 해당 단체는 정부와 주고받을 수 있는 현안들이 있지만, 치협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만규 회장은 비급여 관련 질의에 이어 각 후보별 질의를 진행했다. 먼저 박태근 후보에게는 “이상훈 前 회장이 사퇴를 하면서 지난 1년간 선거 후 지속된 소송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밝혔고, 그 소송은 당시 박영섭 후보 측에서 제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반복적인 선거 후 소송전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고 물었다.   

 

이에 박태근 후보는 “앞으로 소송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미리 밝혔는데, 왜 소송을 본인과 매치 시키는 프레임으로 끌고 갈려고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절대 소송하지 않겠다고 했다. 믿어주길 바란다”고 확인했다.

 

또한 “지난 선거 후 벌어진 소송과 본인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 그 소송에 제 이름이 들어가 있는가? 그 소송과 무관하다”며 “최근 상황을 보면, 마치 소송하면 박영섭 후보라고 각인이 돼 있는 듯한 느낌이다. 저와도 그런 이미지를 엮을려고 하는 것 같다. 당선이 되면 역대 협회 소송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은식 후보에게는 “당선이 되면 기존 임원들과 치협을 잘 이끌어 가겠다고 했는데, 이상훈 前 회장 사퇴 원인 중 하나가 임원 간 불화라고 알려졌다. 과연 현재 남은 임원 간에는 문제가 없겠나?”고 질의했다.

 

장은식 후보는 “지금 임원 간 갈등이 많은 것은 선거과정에서의 갈등이 선거 후에도 연속됐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선거 후 모두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역대 집행부나 현재 치협 집행부 임원들은 개인의 이익보다 치과계를 위해 봉사한다는, 명예를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나섰을 거라 믿는다. 그런 분들이 일을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만규 회장은 장영준 부회장에게 “지난 선거에서 장영준 캠프 일부가 이상훈 집행부에 들어가면서 결선에서 이상훈 밀어주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물론 법적으로 문제는 없겠지만, 회원 정서상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혹시 지난 선거 결선에서 밀어주기가 있었는가?”라고 물었다.

 

장영준 후보는 “현행 직선제 문제점 중 2차 결선에서 연합세력을 만드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는데, 과반수 득표를 얻어야 당선이 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이는 1차 다득표자 당선식으로 제도를 바꿔야 없어질 문제다”고 말했다. 

 

덧붙여 “당시 이상훈 밀어주기를 해서 제 캠프에 있던 이들이 집행부에 들어갔다는 의구심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며 “하지만 지난 30대 회장 선거 때 본인이 이상훈 후보 바이스였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고, 이상훈 前회장이 이번 31대 집행부 임원 조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때 저에게 손을 내밀었고, 임원을 추천했다. 밀어주기의 결과가 아닌 개인적 친분과 임원 조각에 도움을 주기 위했던 것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 플로어 질의에서는 공통질의에서도 다뤄진 이상훈 前 회장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것인지, 노사협약서 문제해결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번 보궐선거의 핵심사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과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가 선택의 바로미터라는 회원들의 정서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지리적으로 정부세종청사와 인접한 대전·충청권에 치협 분소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세 후보 모두 그 형식이 어떻게 되든 적극적으로 검토해 대정부 소통창구를 복원하는데 집중할 뜻을 밝혔다. 이날 정견발표회는 직선제 도입 후 끊이지 않은 선거불복 소송과 관련해 세 후보 모두 향후 어떤 소송도 벌이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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