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신문_최학주 기자 news@sda.or.kr]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전문가 신속항원검사(RAT) 참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박태근·이하 치협)도 지난 22일 보건복지부에 치과에서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치협 박태근 회장은 지난 29일 전문지 기자간담회에서 “치과의료기관의 참여 신청이 직역간 갈등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문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오미크론 확산세로 하루에도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국가 위기상황에 치과의료인도 사명감을 갖고 역할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 복지부에 공문을 발송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박태근 회장은 “복지부에서 4월 초까지 답변을 주기로 한 상황”이라며 “치병협 소속 치과병원은 검사 시스템이 갖춰져 별 문제가 없지만 일반 소규모 동네치과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기존에 치료를 받던 환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상당해 의견이 나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하더라도 실제로 소규모 치과에서 전문가 신속항원검사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치과의사 1인, 진료스탭 3~4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치과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위한 공간이나 동선을 따로 관리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치과의사나 진료스탭이 확진될 경우 진료공백이 불가피한 1인 원장 치과의 경우 더욱 그렇다.
반면, 감염병 진단 및 예방 등에 치과의사들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지난 19일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김민겸·이하 서울지부)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감염병 진단 및 예방을 포함한 방역에 대한 치과의사 역할 확대 요청의 건’이 상정돼 만장일치로 치협 총회에 상정키로 의결한 바 있다.
당시 집행부에서는 제안설명을 통해 “법정 감염병 환자의 발생이나 진단 시 치과의사는 보건소에 신고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코로나 진단이나 백신 투여와 같은 방역 활동에는 배제돼 의료인으로서 치과의사 권리가 침해된 상태”라고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치과의사들의 검체 채취 및 감염병 진단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고, 이미 국내에서도 치과 공보의가 PCR에 투입된 전례가 있어 이 같은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의협은 지난 24일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게 해달라는 한방 및 치과의 요구로 논란이 일고 있다”며 “코로나19는 검사로 그치지 않고, 확진자들을 위한 전화 상담과 처방, 치료 등 후속 과정이 의사의 진료행위로 이어지기 때문에 타 직역의 검사 시행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의사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즉각 실행’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한의협은 지난 27일 대의원총회에서 한의사 신속항원검사 당위성을 밝히는 성명서를 채택했으며, 신속항원검사 및 확진 판정을 정부가 인정해야 한다는 행정소송에 참여할 한의원도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