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본지 ‘치과신문’이 창간 29주년 특집으로 보철보험 10년을 평가하는 특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12년 틀니, 2014년 임플란트 급여화가 시작되면서 올해로 보철보험 도입 10년을 맞게된 보철보험. 당시 뜨거운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슈이자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보험항목으로 자리잡은 보철보험에 대한 개원가의 평가를 받아보는 기획이다.
지난 9월 7일부터 15일까지 네이버폼을 통해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전국 723명의 개원의가 응답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현직 치과 개원의에 한해 진행된 설문으로, 지역별로는 서울이 414명(56.5%)으로 가장 많았고, 전문의와 비전문의 비중은 56%대 44%로 나타났다. 개원연차에 따라 분류하면 ‘20년 이상’이 51%로 가장 많았고 △10~20년(212명, 29%) △5~10년(81명, 11%) △5년 미만(64명, 9%) 순으로 분포했다.
틀니 및 임플란트 급여 ‘부정’ 평가 7% 불과
보철보험 10년에 대한 평가인 만큼 가장 먼저 꺼낸 질문은 ‘틀니, 임플란트 급여화에 대한 평가는?’이었다. 결과는 압도적 ‘긍정’이었다. 전체의 77%에 해당하는 557명이 ‘긍정’이라고 답했고, 116명(16%)은 ‘보통’을 선택했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7%(50명)에 불과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는 △국민 인식 개선/치과 문턱 낮춰(32%) △치과 경영에 도움(24%) △환자 수 증가(17%) △적정 수가(17%) △치료에 대한 환자 만족도(9%) △기타(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평가한 이유의 첫째는 ‘낮은 수가’가 52%를 차지했다. 이어 △환자와의 마찰(22%) △한정적인 보험재료와 술식(14%) △까다로운 급여기준과 청구방법(8%) △기타(4%) 순이었다.
건강보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환자의 접근성 향상이라는 것이 설문에서도 확인됐다. 이로 인해 환자 수도 늘고 경영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되지만, 수가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인식이 컸다. 긍정평가 응답자 중 17%만이 ‘적정 수가’라고 인정했고, 보철보험에 거부감을 심는 원인 중 가장 큰 것으로도 수가가 꼽혔다.
서울에 개원하고 있는 A원장은 “임플란트는 여전히 서울 외곽지역 주민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치료임에는 틀림이 없다. 보험이 된 이후 환자가 늘어난 것을 체감한다. 대상연령이 확대되고 본인부담률도 낮아지면서 환자와의 상담, 치료동의율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라 만족한다”고 밝혔다.
치과의사의 관점이기는 하지만 보험 틀니나 임플란트 치료 시 느끼는 환자의 만족도 조사에서는 ‘만족’(427명)과 ‘매우 만족’(108명)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수가 ‘그럭저럭’, 틀니보다 임플란트 만족도 우위
‘현행 보험 틀니 수가가 적정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0.7%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불만족 또는 매우 불만족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총 236명으로 32.6%를 차지했고, 만족 또는 매우 만족을 선택한 응답자는 193명으로 26.7%로 파악됐다.
반면, 보험 임플란트 수가에 대해서는 만족이 불만족을 조금 앞섰다. 가장 많은 수인 293명(40.5%)이 ‘보통’을 선택한 가운데, 33.3%(241명)의 응답자가 ‘만족’ 또는 ‘매우 만족’으로 평가했다. ‘불만족’ 응답은 26.1%였다.
상대적으로 환자의 수가 줄고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틀니는 더 높은 수가에 대한 기대가 있고, 덤핑수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임플란트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보험수가에 만족도가 높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역에 따른 격차는 미미했으나 전문의 취득 여부, 개원 연차에 따른 구분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전문의, 비전문의 모두 ‘보통’을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나, 틀니 수가에 대해서는 전문의의 35.9%가 ‘불만족’을 2순위로 꼽아 28.5%의 ‘불만족’을 보인 비전문의 그룹과 비교됐다. 임플란트 수가에서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전문의의 29.7%, 비전문의의 21.6%였다.
특히 수가(틀니) 만족도에서 ‘보통’이라는 응답을 제치고 ‘불만족’을 첫 번째로 꼽은 집단은 ‘10년 미만’개원의 그룹이 유일했다.
10년 미만 개원의는 응답자의 42.1%가 ‘불만족’을 선택했다. ‘보통’은 33/8%, ‘만족’은 24.1%였다. 10~20년 연차와 20년 이상 연차에서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42%대로 비슷하게 나왔지만, 10~20년에서는 ‘만족’이 31.1%, 20년 이상에서는 ‘불만족’이 32.5%로 파악돼 세대 간 차이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원 연차 10년 미만은 개원부터 보철보험이 적용된 세대, 10~20년은 보철보험 전환기, 20년 이상은 비급여 임플란트와 틀니가 전성기를 누렸던 세대로 해석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개원 3년차를 맞은 B원장은 “틀니나 임플란트가 건강보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최근의 진료에서 틀니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노년층 환자 수도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만족도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비전문의, 고연차일수록 보험 영향 커
일반적으로 전체 수익 대비 건강보험 청구액은 30%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번 설문에서는 객관적인 지표보다는 응답자의 체감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먼저, ‘틀니/임플란트 급여가 전체 보험청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는 ‘20% 미만’이라는 응답이 59.8%로 가장 높았고, 또한 비급여를 포함한 전체 치과 수입 가운데 보험청구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묻는 질문에서는 ‘20~40%’를 선택한 응답자가 49.4%로 가장 많았다.
확연히 눈에 띄는 부분은 ‘전문의 여부’에 따른 구분이었다. 전체 보험청구액에서 보철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장 낮은 ‘20%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문의 그룹에서 67.5%, 비전문의 그룹에서 49.8%로 분석됐다. 전문의는 전문과목별 구분은 하지 않았지만, 전문 영역만 또는 전문 영역에 집중된 진료를 하는 치과의사가 늘고 있다는 해석이다.
개원연차에 따른 구분에서도 10년 미만의 경우 ‘20% 미만’이라는 응답이 70.3%에 달해 55.5%라고 응답한 20년 이상 개원의 그룹과 차이를 보였다.
서울에 개원하고 있는 C원장은 “치과계도 전문의제도가 정착하고 전문과목을 중심으로 진료하는 치과가 늘어나면서, 실제 우리 치과에서도 틀니/임플란트 환자는 거의 없는 편”이라면서 “때문에 보철보험 급여 확대보다는 전체 치과병의원이 동시에 적용받을 수 있는 진찰료 등 수가인상 등에 더 민감한 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급여기준 확대해야” 75%, 전제는 ‘수가’…개수>지르코니아>오버덴처>연령 확대 順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향후 보험 틀니/임플란트 급여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보철보험 도입 후 급여확대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75%는 ‘확대’에 찬성했고, ‘현행 유지’를 선택한 응답자는 18%, ‘축소 내지 폐지’라고 답한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급여확대를 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9.5%가 ‘급여화로 인한 환자들의 치과 긍정적 인지도 증가’를 선택했고, ‘비급여의 과도한 가격경쟁 방지’가 29%, ‘국민건강 기여’가 27.3%로 비등하게 나타났다. 치과 수익 증대를 위해 필요하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반면, 급여 확대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보험수가 제한으로 치과의사 자율성 침해’라는 응답이 45%로 압도적인 가운데 △제한적 보철재료로 술식발전 저해 △낮은 보험수가로 수익 감소 △낮은 보험수가로 기술발전 저해 등이 비슷한 지지를 얻었다.
관심을 모은 것은 ‘현재의 보철보험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묻는 질문이었다. 설문에서는 단 한 가지만 선택하도록 했기 때문에 응답자는 최우선 항목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 결과 △교체주기 및 개수 확대(32.6%) △지르코니아 등 재료 다양화(23.9%) △오버덴처 등 시술 확대(20.2%) △급여대상 연령 확대(20.1%)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여기에서도 ‘수가’가 결정적인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는 것이다. ‘보험 임플란트 보철수복 재료를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확대하는 것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찬성’한 응답은 78%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급여확대 시 수용 가능한 수가 기준을 묻는 질문에서는 ‘현행(PFM)보다 높아야 찬성’한다는 응답이 찬성 응답자의 59%를 차지했다. ‘현행 수준만 돼도 찬성’한다는 응답은 39%였다.
오버덴처에 대해서도 요구가 크지만, 새로운 항목인 만큼 수가 기준을 제시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추가 설문은 진행하지 않았다.
보철보험 안정적 정착, 확대/발전 요구로 이어져
노인 틀니 건강보험 적용이 이뤄지기 전인 2008년 당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전 회원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노인틀니 보험급여에 대해 보험수가와 관계없이 찬성한다’는 의견은 58.2%, 반대는 41.8%로 나타났었다.
그리고 보철보험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현재,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77%에 달하고, 나머지도 ‘보통’이 16%였으며, ‘부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7%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치과계 여론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대의원총회 상정안건만 봐도 2014년부터는 틀니 본인부담금 경감, 틀니 유지관리 수가 인상, 완전 무치악 환자의 임플란트 보험 확대, 임플란트 적용 연령 인하 등의 요구가 이어졌고, 2020년에 들어서는 지르코니아 임플란트 보험 확대, 완전 무치악 환자의 오버덴처 급여화 등이 거의 매년 지부를 거쳐 치협 총회까지 올라오고, 또한 시행이 촉구되고 있다.
이러한 여론이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중요한 부분으로 부각됐고, 더 많은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급여확대에 있어 현장에서 치과의사와 환자의 마찰을 줄이고, 청구의 편의성,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안정적인 수가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은 여전한 숙제로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