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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이웃집 토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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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디즈니 만화나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고만 알려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의 작가 루이스 캐럴의 대표 소설로 가장 영향력 있고 사랑받는 영문학 고전이다, 내용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7살 소녀 앨리스가 토끼굴을 타고 떨어져 도착한 이상한 나라에서 겪는 모험을 그린다. 소설은 무려 1865년에 루이스 캐럴이 즉석에서 지어내어 들려준 이야기를 수정하여 출판하였다. 캐럴이 직접 삽화까지 그린 ‘땅속 나라의 앨리스’가 원본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판매용 개정판이라 볼 수 있다. 1865년이면 조선 고종 2년으로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재건하려고 했고, 남북전쟁이 끝난 미국에서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한 해이기도 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출간으로부터 약 6년 후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발표되었다. 연작 모두 삽화가 유명하지만, 현대에 와서 앨리스의 이미지는 디즈니가 만화영화판에서 금발의 파란 옷을 넣은 것으로 굳어졌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높은 인기를 얻은 이야기는 디즈니나 아이들 동화와는 달리 모두 12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기묘하고 의인화된 생명체들이 사는 환상의 세계에서 모험을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865년에 출간되었지만, 많은 패러디와 언어유희와 상징들이 담겨 현대에도 계속 연구되고 있어 사랑받는 영문학의 고전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숨겨진 다양한 상징으로 인해 정신분석학적 해석뿐만 아니라 정치적 해석, 나아가 형이상학적 해석으로 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지금 치과계를 바라보면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시대의 영국, 루이스 캐럴이 풍자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굴과 다를 바 없다. 소설에서 앨리스가 하얀 토끼를 따라 토끼굴에 빠져들어 기이한 체험을 하는 것처럼 치과계 내부 문제로 빠져나올 수 없는 굴레에 갇혀있는 것 같다.

 

‘이웃집 토토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으로 어린 두 자매 사츠키와 메이가 숲의 요정 토토로를 만나서 판타지를 경험하게 되는 것을 그린 1988년 영화다. 호기심 많은 4살 메이는 언니가 학교에 간 뒤, 혼자 숲에서 놀고 있다가 눈앞을 지나가는 조그맣고 이상한 동물을 쫓아 큰 나무 밑동으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도토리나무의 요정인 토토로를 만난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영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미소 짓게 되는 순간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특히 토토로의 푹신한 배 위에서 잠든 4살 메이의 모습은 너무나 평화로웠다. 토토로에게 우산을 빌려주어 빗소리를 느끼는 장면은 순수한 우정의 시작을 보여주며 감동을 자아낸다. ‘이웃집 토토로’는 단순히 판타지 요소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도 깊이 다룬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따뜻한 메시지가 담긴 이웃집 토토로는 세대를 초월해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호기심에 깊은 곳에 떨어져 환상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은 같을지라도 두 이야기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명령만 하고 다른 이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인물을 바라보면 불편하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토토로를 바라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며 편안해지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느끼는 바이다.

 

소송으로 얼룩지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을 펼치고, 이로써 더욱 혼란스러운 치과계도 이제는 가장 소중한 회원을 위하여 연대 의식과 동료애를 이야기할 때다. 오직 회원을 위해, 오직 치과계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포근하게 감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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