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에서 2012년부터 시행해 온 학생 치과주치의사업이 3년 동안의 시범사업을 마무리했다. 학생과 보호자, 치과의사 모두 90% 안팎의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고, 학생들이 쉽게 치과를 드나들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치의사업 대상이 된 학생과 일반 학생의 우식경험 영구치 수에서도 현저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아 구강증진에 긍정적인 사업임이 입증되었다. 이에 따라 6개 구에서 25개 구로 전면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치과계를 중심으로 힘을 얻고 있다.
학생 치과주치의사업의 확대를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 1억원의 예산이 증액되는데 그쳐 시범사업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힘들어졌다. 순수 사업비가 8억6,000만원이고 학생 1인당 4만원의 지원 금액을 감안하면 지난해 1만8,000명에서 3,000명이 늘어난 2만1,000명의 학생이 대상이 된다. 2014년도의 서울시 초등학생 수가 56만명이고 4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면 약 50억원의 순수 예산이 책정되어야 한다. 서울시 한 해 예산이 약 25조원임을 생각하면 쌀가마니에서 한 움큼의 쌀을 덜어내는 정도에 불과하다. 학생들의 구강건강이 현격히 향상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이지만 서울시는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인한 예산 부족만을 탓하고 있다.
학생 치과주치의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구강건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초등학교 시기에 치료 중심보다는 예방 중심의 포괄적 구강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건강증진과 함께 질병 발생으로 인해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주요 선진국에서 18세 이하 모든 국민이 무료로 치과검진 및 치료혜택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의료보장성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아쉬운 점은 아직도 치과의사와 학교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학생 치과주치의사업 참여구를 선정하기 위해 각 구회에 참여 의사를 타진했으나 16개 구회만이 긍정적인 의사를 보였고 9개 구회에서는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3년 동안의 시범 사업이 6개 구에 한정되어 있었으므로 참여하지 않았던 구회의 관심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업의 중요성과 효율을 고려한다면 사업의 주체가 되어야 할 치과의사들의 더욱 많은 관심이 절실하다.
지난해까지는 시범사업에 선정된 자치구 관내의 모든 학교를 포함했으나, 올해는 자율적인 참여를 위해 각 보건소에서 관내 초등학교에 사업 참여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이 역시 기존에 사업이 시행되었던 지역 학교들의 참여 신청이 많았고, 그 이외 지역은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는 학교도 많았다.
학생 치과주치의사업의 전면 확대를 위해서는 일선에 나서야 할 치과의사와 학교를 대상으로 홍보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EBS나 공중파 방송 등을 통해 학생 치과주치의사업의 필요성과 중요성 등을 집중 방영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제작 의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이미 광주나 부산 등 광역단체와 지자체들은 주치의 사업을 도입하고 시행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주치의사업이 지자체의 선심성 복지사업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서울지부의 모범적인 사업진행은 필수이다. 주치의사업의 전국 확대를 위한 초석이 되기 위해 서울지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