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내년부터 전국 11개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실시한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에게는 소정의 장학금과 함께 본지 학생기자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특히 명예기자가 게재할 학교 소식에 대한 기사는 동문과 모교를 잇는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지는 장학사업 시행에 앞서 각 대학의 수장을 만나 건강한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제언을 들어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첫 번째 순서로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이재일 원장을 만났다. [편집자주] |
[11개 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장 릴레이 인터뷰]
①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이재일 원장
“사회에 책임 다하는 인재 양성에 최우선”
1922년 경성치과의학교의 설립으로 시작된 서울대치의학대학원은 90여년 동안 우리나라 최초 치의학 교육기관으로 국내 치의학 발전의 중추적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 있다.
30대, 31대 학장 겸 5대, 6대 대학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재일 원장은 2013년부터 치의학대학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취임 직후 그간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재평가하고 우선 사업을 선정해 연구중심, 사람중심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재일 원장은 지난해 말 31대 치의학대학원장 연임에 성공하며 본인의 교육철학과 비전을 다시 한 번 펼쳐 보일 기회를 부여받았다.
“서울대치의학대학원은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닌, 사회가 바라는 인재,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다”는 이재일 원장은 “우리 사회가 학교에 원하는 것은 단순한 ‘교육’이나 ‘연구성과’가 아닌 만큼, 사회에 대한 ‘책임’으로 우리 졸업생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학교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성과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에 대한 지표라고 단언한 이재일 원장은 “연임 직후 학내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발전계획을 제시하겠다는 약속이 조금 늦어졌지만, 서울대치의학대학원이 2022년이면 10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지, 치의학대학원이 가져야 할 비전이 무엇인지 등을 복합적으로 고민했고,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이 하나 둘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4월 관악서울대치과병원과 동시에 오픈한 관악캠퍼스 역시 아직은 시작단계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타 학문과의 융합연구,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 등으로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일 원장은 “연건과 관악은 물리적인 거리제약으로 효율적인 의사결정이나 운영 상 적지 않은 어려움도 있다”며 “하지만 관악캠퍼스는 관악서울대병원과 한 건물에 상주해 교육과 연구와 진료가 모두 한 장소에서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무엇보다 타 학문과의 융합연구에 큰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기초분야를 중심으로 교수진 16~20명이 파견돼 있지만 서울대치의학대학원의 집중적인 지원과 육성으로 향후 발전방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이재일 원장의 설명이다.
이재일 원장은 “연건캠퍼스는 의대, 치대, 간호대가 분리된 느낌이지만 관악캠퍼스는 다르다”며 “현재 수의대, 보건대, 공대와는 협력관계를 구축했고, 수의대와는 공동학술대회까지 진행했다”며 공동연구비를 지급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치의학 분야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동기유발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재일 원장은 “학부생보다는 대학원생 위주로 관악캠퍼스를 운영하지만, 화상이나 원격강의 시스템을 구축해 양 캠퍼스의 괴리감을 줄이고, 공통교과나 연계수업 등도 빠르면 내년 정도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에 처음 도입한 학사·전문석사통합과정에 대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평을 내놓은 이재일 원장은 “2005년 치의학대학원이 오픈하기 전에 이미 서울대치의학대학원은 학사편입을 확대해 예과생들과 병행운영을 해 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학사·전문석사통합과정으로 인한 운영상 어려움은 없다”며 “통합과정은 전문대학원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인만큼 이에 대한 평가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이재일 원장은 정원외를 포함한 정원감축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이재일 원장은 “정원감축에 대해서는 치협 등 치과계와 항상 협력할 계획”이라며 “치과계 역시 단순하게 정원감축만을 논할 것이 아니라 기존에 배출돼 과포화된 치과의사 인력의 다변화된 진출경로를 모색하고, 반대로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될 수 있는 치과의사 인력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비책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제언했다.
2013년 전격적으로 발족한 치의학대학원 통일치의학협력센터(센터장 김종철)에 대해서도 “느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드러낸 이재일 원장은 “통일은 정부간, 국가별로 준비가 돼야 가능한 일이지만, 언젠가 다가올 통일시대를 치과계도 준비해야 한다”며 “2년 연속 통일부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통일기획패널사업이나 얼마전 WeDEX에서의 홍보부스 운영, 매월 정례적으로 운영되는 전문가 정책포럼은 물론, 내년부터는 학생들의 선택교과로 통일치의학 과목이 포함될 수 있도록 본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임 이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해외 교류 역시 꾸준히 지속할 예정이다. 이재일 원장은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 여러 선진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오늘날 사회적, 경제적 발전을 이뤄냈듯이 이제 우리도 주변의 개발도상국 등에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라며 "서울대치의학대학원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개발도상국의 치과의료시스템 구축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대치의학대학원은 해외 각 국 30여 개 기관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으며, 상호협력 MOU를 체결한 국가도 10여개 국에 달한다. 현재 서울대치의학대학원에서 유학하고 있는 해외 연수생은 20여명 수준. 선언적인 MOU가 아닌 보다 구체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당면과제라고 설명한 이재일 원장은 "연구진이나 교수들의 공동연구를 포함한 인적교류 및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관계를 명시한 MOU를 추가로 체결할 계획"이라며 "치과진료시스템 구축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교육기관을 꾸준히 지원해 해당국가의 치과계가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학교와 동문과의 유대강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한 이재일 원장은 “최근 개관한 덴탈 스퀘어가 학생과 동문, 교수를 잇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길 바란다”며 “치의학대학원의 정책결정에 있어 많은 동문이 참여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주요 위원회에 동문들을 포함하는 안을 강구 중”이라며 동문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끝으로 “많은 동문 선후배가 대한민국 치과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왔고 자부심도 있을 것”이라며 “서울대치의학대학원은 치과계의 책임있는 구성원으로써 다양한 동문들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앞으로의 역사도 잘 써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