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이란의 보건의료 분야에 의료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병원 건립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까지 적용하려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이란을 방문했다. 최근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중동의 신흥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선점을 통해 이란 진출을 가시화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이번 박 대통령 순방에는 대기업과 공기업, 중소기업 등 국내 236개사가 경제사절단 형식으로 동참했다. 특히 덴티스와 메타비아오메드 등 치과계 업체도 참여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박 대통령 등 경제사절단의 이란 방문으로 양국 간 병원 건설, 제약 및 의료기기 협력에 토대를 마련했다. 우선 이란은 △샤히드 라자이 병원 △나마지 병원 △마흐디 병원 △테헤란 의과대학병원 △파디스 병원 △타브리즈 의과대학병원 등 6개 대형병원 건립을 한국기업에 배정키로 했다. 6개 병원 건립에 따른 경제적 성과만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병원 건립 시 의료기기, 병원정보시스템 등 병원 운영에 필요한 의료기자재도 총 물품의 25% 이상을 한국산으로 적용키로 합의, 향후 관련 산업의 수출이 기대된다.
병원 건립뿐 아니라 건강보험시스템도 이란에 이식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란 보건부 및 사회보장공단과 MOU를 체결, 심사평가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다. 초기 건강보험서비스 개선 컨설팅과 건보시스템 이란 적용에 대한 타당성 조사(10억원 규모)를 실시하고 이후 본격적인 시스템 설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과 이란은 조만간 실무단을 구성, 주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해 보건의료 협력 등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한국은 국내 기업과 병원들의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 의료해외진출법 시행을 바탕으로 금융 및 세제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다.
치과계의 선전도 눈에 띈다. 메타바이오메드는 올해 초 이란의 의료용 치과기자재 전문기업 아자드테자랏과 3년간 독점으로 45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 경제사절단에 오석송 회장이 직접 동참하며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 국가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미 이란에 진출한 덴티스 역시 심기봉 대표가 동행하며, 이란 임플란트 시장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 2010년 이란에 처음 진출한 덴티스는 현지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한 임플란트 임상교육 등 현지화 전략에 주력하며 현재는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LED무영등 ‘루비스’를 앞세워 이란 진출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란은 인구 1만명 당 의사 수나 병상 수가 각각 5.96명과 19.6개로 우리나라와 OECD 평균에 비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란 정부는 향후 5년간 병원 20개(8만 병상), 235개 암센터, 750개 응급의학센터 등 20조원 규모의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