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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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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치과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70년. 평생을 제대로 먹지도, 웃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항상 옷깃으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다녔다. 말을 할 때도, 먹을 때도 그녀의 왼손은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불편해보이지 않았다. 그 긴 시간을 항상 그리해왔으니,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5년 전, 10년 전, 20년 전, 그 전부터 쭉 해오던 행동이었으니까.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서러웠고 여자라서 더욱 서글펐을 것이다. 비뚤어지고 듬성듬성 나 있는 치아와 뚫려있는 입술, 그리고 입천장보다도 슬픈 건 그녀의 공허한 눈이었다.

 

방글라데시 의료 봉사활동은 그렇게 그녀를 마주하는 순간 정지해버렸다. 노년이 되어서야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다보니 중간 중간 참 많이도 불안해했다. 처음 받아보는 수술이었으니 얼마나 떨렸을까, 그 심정을 미루어 짐작할 수도 없었다. 성공리에 수술을 마치고도 겁을 먹은 눈망울로 수술대를 이리저리 쳐다보던 그녀다. 집에서 거울을 보고 울었을지 모른다. 이제 그녀의 왼손이 편하게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녀가 당당히 거리의 사람들과 마주하길 바란다.


 


전남대학교 구강악안면외과 오희균, 박홍주 교수 외 8인으로 구성된 진료봉사팀이 방글라데시 해외 의료 봉사활동을 간 것은 지난 설날이다. 우리는 방글라데시 학회 참여와 지역 의료 봉사를 위해 6박 8일의 일정으로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다.


오랜 시간을 수술방에서 보내야했다. 평소 같았으면 벗어나고 싶었을 수술방이었다. 하지만 이번 설날은 그 시간이 너무나 값지고 소중했다. 그리고 현지 유치원과 호스텔을 방문해 구강 검진과 불소 도포 등을 해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유치원에서 본 아이들은 한없이 맑고 티 없는 모습이었다. 양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같이 해보며 아이들이 자연스레 치아 관리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였다. 아이들의 선한 눈망울과 술 후 환자들의 모습이 아직도 어른거린다. 

 


식구라는 말이 어울리는 팀이었다. 아침, 점심, 저녁 함께 밥을 먹으며 그 날의 일들을 이야기했고 앞으로의 일을 논했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기회였다. 더 넓게 봐야 한다는 점을 알았고, 더 많은 이들을 위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마지막 문단은 방글라데시가 낳은 세계적인 시인 타고르의 ‘기탄 잘리’에 나온 구절로 대체하고자 한다. “주여, 이것이 당신에게 드리는 나의 기도입니다. 이 가슴 속 넘쳐나는 오만과 편견의 뿌리를 잘라 아예 싹트지 못하게 하십시오. 내 기쁨과 슬픔을 조용히 참고 견딜힘을 주십시오. 내 사랑이 당신을 섬김에 풍성하게 열매 맺도록 힘을 주십시오. 가난한 사람을 어여삐 여기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거짓된 사람 앞에 무릎을 끓는 일은 없도록 힘을 주십시오, 이 마음이 나날의 하찮은 일들 위에 높이 초연할 힘을 주십시오. 그리고 내 생각이 애정을 지니고 당신의 뜻에 순종하도록 힘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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