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1 (토)

  • 맑음동두천 25.4℃
  • 흐림강릉 15.8℃
  • 구름조금서울 24.8℃
  • 맑음대전 24.8℃
  • 구름조금대구 26.7℃
  • 구름조금울산 22.0℃
  • 구름조금광주 23.8℃
  • 구름조금부산 24.5℃
  • 맑음고창 23.2℃
  • 구름조금제주 21.9℃
  • 맑음강화 23.1℃
  • 맑음보은 23.9℃
  • 구름많음금산 24.0℃
  • 맑음강진군 24.7℃
  • 구름많음경주시 24.9℃
  • 구름조금거제 25.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아내 가뭄(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URL복사

곽정민 논설위원

항상 궁금했었다. 내 주변엔 똑똑하고 성실하고 재능 넘치는 여성들이 많은데, 여성위인은 찾아보기 힘들고 리더들은 죄다 왜 남성들인지. 그 해답이 ‘아내 가뭄’이란 책에 있었다.


‘아내’란 전통적으로 집안 여기저기 쌓여가는 무급노동을 더 많이 하기 위해 유급노동을 그만둔 사람이다. 이 무급노동은 요리, 세탁, 청소, 장보기 등 종류가 많을 뿐 아니라, 매일 무한 반복된다. 여기에 그 가정에 아이가 생기면 양육이라는 어마어마한 노동폭탄이 떨어진다.


옛날에는 아내들이 대개 여자였다. 지금도 대부분은 여자이다. 이 책의 저자가 사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다섯 살 미만의 자녀를 둔 두 부모 가족 중 아버지가 직장에 다니고 어머니가 시간제 근무를 하거나 전업주부인 경우가 60%였다. 어머니가 직장에 다니고 아버지가 전업주부 남편이거나 시간제 근무를 하는 경우 3%로, 아내가 있는 남성이 아내가 있는 여성보다 20배이다. 우리나라는 남성 전업주부 비율이 2.7%에 불과하다.


여성들이 처음부터 불안정한 직종으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은 여성이 시간제 근무로 전환하거나 퇴직을 하고 육아를 담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에게 승진이나 능력개발의 기회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대로 항상 ‘아내’의 도움을  받아 안정적으로 열심히 일 할 자세와 열정이 있는 남성들이 승진과 성공의 기회를 더 많이 잡는 것은 3×2=6처럼 단순하고도 명백한 일이다.


그러면 이러한 상황에서 남성은 행복하고 여성은 불행한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여자들, 일터에 갇혀있다고 느끼는 남자들, 아버지의 얼굴을 자주 보지 못하는 아이들! 이런 시스템에서는 사실 모두가 패자이다.
작금의 남성의 현실은 30년 전쯤 여성의 상황과 유사해 보인다. 그 시대의 여성들이 “그래, 넌 다른 일을 해도 좋아. 사회적으로도 성공해야지. 하지만 그 일을 하느라 여성의 본분을  잊으면 안 돼!”라는 암묵적 강요를 받았다면, 현재 남성들은 “요섹남에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가정에서 좋은 아빠는 필수지. 하지만 직장에서의 성공도 잊으면 안 돼!”라는 압박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50년 전보다 일하는 여성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 사회참여는 이뤘지만, 또한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지칠 대로 지쳐있는 ‘슈퍼우먼’ 세대 또한 생겨났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노동세계에 제대로 진입하기는 했지만, 가정 내에서 ‘아내들’의 노동세계에서는 그만큼 퇴각하지 못했다.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과 평등의 상징으로 ‘유리 천장’을 뚫고자 절치부심 해왔다. 그것도 매우 중요하다. 제2의 심상정, 강경화들이 계속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싶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대안은 없을까? 남성들이 일터에서 빠져나가도록 도와주는 ‘유리 비상계단’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젊은이들이 아내 가뭄을 온몸으로 느끼고 결혼파업 출산파업에 돌입한 현재, 완전히 다른 미래를 위한 진지한 고민이 절실하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설득하지 말고 이해를 해보자
외국에 살고있는 딸과 대화를 하며 이야기가 계속해서 겉돌았다. 서로 각자의 말만 하다 보니 같은 말만 반복해서 하게 되고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가 어쩌면 두 사람이 그렇게 똑같냐면서 고개를 저었다. 똑같다는 말을 듣는 순간 한 생각이 번득이며 스쳐 지나갔다. 딸이 ‘또 다른 나’라면 내가 나에게 설득하는 것도 설득당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었다. 지루하게 서로 분노게이지만 올리며 반복하던 논쟁을 끊고 딸에게 제안을 했다. “이제부터 우리는 서로를 설득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바꾸자” 딸은 필자의 제안을 수락하였고 논쟁이 끝났다. 모든 협상이 그렇듯 부수적인 조항에도 동의했다. 우선 논쟁의 대상인 일을 해결하는 방법은 각자의 일은 각자의 결정을 이의 없이 따라주는 것으로 결정했다. 즉, 필자의 일이라면 필자의 결정을 따르고 딸의 일이라면 딸의 결정을 따르는 것으로 정했다. 다음으로 상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은 피하고 다만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 끝으로 이해를 하고 못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각자의 몫으로 두기로 정했다. 딸이 외국에서 교육받고 생활한 지 2

재테크

더보기

2024년 금 자산배분 리밸런싱 | 금 투자 리밸런싱 실전 매매 전략

지난 기고에서 2021년 물가상승과 2022년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사이클에 대해 알아봤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시기 동안 금 가격과 S&P500 지수의 흐름과 금 가격 및 실질금리와의 상관관계도 살펴봤다. 오늘은 5월 29일 기준 이미 시작된 2024년 금의 상승 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한 실전투자에 도움이 되는 매매전략을 다뤄보겠다. 주기적 자산배분 투자 시 대체자산 금에 대한 기본적인 리밸런싱 전략을 알아보고, 지난 금리 사이클에서 실제 투자한 경험을 리뷰하고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의 금 투자 매매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주기적 자산배분 기본적 비중 전략 - 대체자산 금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금리고점(A)에서 위험자산(미국주식) 60%, 안전자산(미국채)을 30%, 현금을 10%을 보유한 기본 포트폴리오를 전제해보겠다. 이 기본 비중은 경제상황에 따라 투자자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될 수 있다. 대체자산 금은 A 이후 포트폴리오에 새로 편입하게 된다. 기준금리 인하기에 속하는 A(금리고점) → C(경제위기) 구간에서는 위험자산을 익절하고 안전자산, 대체자산, 현금의 비중을 높이는 시기다. 금은 이자가 없는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