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기획연재 ‘구인구직,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 네 번째인 이번호에서는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옥수·이하 간협) 산하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를 찾아 유휴인력 재취업 지원 등과 관련해 치과계에서 벤치마킹 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지난해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센터장 김정숙·이하 센터) 유휴간호사 재취업교육을 이수한 간호사는 1,180명, 이 가운데 무려 80%에 달하는 894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인력수급 문제가 공론화된 간협은 국고 지원으로 센터를 구축, 유휴인력 대상 교육 및 취업 알선 등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많은 유휴인력은 어디에…분명한 타깃 설정, 꾸준히 접촉-관리 필요
유휴인력 활용에 앞서 숨어있는 유휴인력을 발굴하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다. 센터 역시 면허신고를 하지 않고 비활동 중인 유휴간호인력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센터 박신유 국장은 “현재 간협 회원 33만명 중 23~24만명이 면허신고를 했고, 이외 10만명 정도는 면허신고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면허신고를 안 한 사람들은 당최 접촉할 방법이 없다. 만에 하나 접촉이 됐다고 해도 이 분야로 재취업시킬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면허신고를 안 했다는 것은 더 이상 간호계에서 활동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보건복지부가 면허신고를 하지 않은 유휴간호사들에게 행정처분고지서를 발송할 시 재취업 교육프로그램 홍보 팸플릿을 함께 삽입, 발송하는 방법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나 간호계를 떠날 작정으로 면허신고를 하지 않은 유휴인력이 팸플릿을 보고 먼저 연락을 해오는 경우는 현저히 낮다고 전했다.
이에 센터는 면허신고 시 ‘활동-비활동’란에서 ‘비활동’에 체크한 간호사 3만5,000여명을 타깃으로 집중 공략했다. 이들은 단순 이직 준비 중이거나, 일·가정 양립이 어려워 마지못해 쉬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간호계로 돌아오고 싶은 인력들이다. 센터에 따르면, 매 면허신고 때마다 활동·비활동 간호사의 비율은 거의 유지되는 편으로, 면허신고는 했지만 현재 비활동 중인 간호사 3만5,000여명은 당장이라도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인 셈이다. 센터는 이 3만5,000명의 유휴간호사들에게 전화나 문자서비스, 우편 발송 등 1:1로 지속적인 접촉을 시도하고, 접촉 후에는 재취업 교육프로그램과 맞춤 구직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특히 재취업 후에도 지속적인 1:1 사후관리를 통해 유휴인력의 사회 및 직장 적응도를 높이고, 퇴사했더라도 끊임없이 구직자와 구인기관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맞춤 재취업 서비스를 적극 지원한다.
센터 박신유 국장은 “홈페이지, SNS, 언론매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휴인력 재취업 교육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무작위로 행해지는 만큼 효과가 미미하다”며 “면허신고를 했지만 비활동 중인 유휴간호인력 3만5,000여명이라는 분명한 타깃 설정, 1:1로 접촉하는 타깃 집중력, 일회성이 아닌 사후관리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만이 유휴인력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지원 위해선 ‘공론화’가 우선…진로-이직방지 교육 중요
간협은 지난 2015년 정부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정책에 따른 간호인력 수급을 위해 센터를 설립, 보건복지부로부터 연 사업비 30억원의 국고를 지원받아 수탁 운영 중이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센터는 간호인력을 위한 취업교육센터의 필요성이 공론화돼 설립됐다. 치과계에서 치과 보조인력 수급을 위한 센터 설립을 요청하더라도 ‘치과’라는 특정 직역을 대상으로 한 국고 지원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치과 보조인력 수급 필요성에 대한 공론화 및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국고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키도 했다.
센터는 현재 유휴간호사 재취업 교육뿐만 아니라 △간호·간병 인식 개선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 교육 △간호대학 진로 교육 △간호관리자 교육 △이직방지 교육 △조직문화 개선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다. 센터 박신유 국장은 이 중에서도 특히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 교육과 이직방지 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박 국장은 “부족한 간호인력 수급을 위해서는 유휴인력 활용 방안에 앞서 대형병원과 서울로만 향하는 간호대학 졸업예정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진로교육을 통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아울러 애초에 구인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 인력들의 이직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지역별 기관-인력 리스트업, 맞춤 매칭 ‘효과적’
최근 간협은 센터 위탁 운영을 통해 유휴인력 배출의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11년 고용노동부의 위탁을 받아 각 시도지부에 취업전담센터를 설립, 유휴간호사 재취업을 위한 다양한 교육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간호인력 수급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고. 하지만 센터는 이를 토대로 즉각 도입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설계 및 더욱 강력해진 지역 네트워킹을 형성했다. 이로써 인력과 기관들을 리스트업해 구인·구직자들이 모두 만족하는 1:1 매칭 서비스로 간호 보조인력난 해결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
센터 박신유 국장은 “치과계 역시 각 지역별로 인력배출기관과 인력들을 리스트업하고, 구인·구직자들의 교집합을 찾는 1:1매칭을 시도한다면 막연하기만 했던 구인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치과계가 정확한 유휴인력 타깃 설정과 지속적인 맨투맨 관리, 강력한 지역 네트워킹을 통한 의료기관과 인력 리스트업으로 맞춤 매칭 지원, 치과 보조인력 수급의 필요성 공론화 방안 등을 적극 모색함으로써 구인난 해결에 한층 다가설 수 있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인혜 기자 ki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