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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피플] 스마일재단 이수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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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국내 최초 서울시립장애인치과병원 설립
이제는 치매 환자 구강건강 증진에 전력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들에게 치과는 꼭 필요하지만 가기 힘든 곳, 아프지만 치료를 받긴 더 힘든 곳이다. 작은 치료라도 전신마취가 필요한 중증장애인들에게 씹는 즐거움과 환한 미소를 선물하기 위한 노력이 치과계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여전히 회자되는 인물이 있다. 20여년 전 서울시치과의사회장으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서울시립장애인치과병원 설립을 주도하고 완성했던 스마일재단 이수구 이사장. ‘장애인이 장애를 느끼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이수구 이사장이 걸어온 길 속에서 오늘의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본다.

 

 

장애인치과병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1978년 개원하고,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집 아이들을 위한 진료봉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아이의 형제가 장애가 있어 치과를 가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겁 없이 치료해주겠노라 나섰다. 당시만 해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없던 본인에게는 고문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장애인 1명을 치료하는 데 어른 여럿이 팔다리를 잡고 눕혀야 했고 마취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시는 하지 말아야겠다’ 결심하면서 한켠으로는 “장애인 치과는 정부나 지자체가 장애인치과병원을 따로 만들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됐다.

 

이후 시간이 흘러 1999년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하며, 선거캠프에 남아있던 기금으로 노숙자를 위한 봉사단체를 만들자고 제안해 탄생한 것이 ‘열린치과의사회’다. 그렇게 봉사는 내 삶에 들어왔고 치과의사로서,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지금도 부족한 시립장애인치과병원, 당시에는 더욱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을 것 같다.

 

2002년 서울지부 회장으로 당선되던 해, 서울시장 선거가 있었다. 서울시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방법을 고심하던 중 후보자 초청 서울시 의약인단체 정책토론회 개최를 결정했다. 당시 두 후보 중 이명박 후보만 토론회 초청에 응했고, 350여명의 의약인들과 토론회를 갖게 됐다.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시장으로서의 소신을 밝히고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분명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믿었고, 100만표는 앞설 것이라는 나의 말이 거짓말처럼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이를 계기로 당선 후에도 이명박 시장은 의약인단체장들과 매달 한 번씩 모임을 먼저 제안했고, 장애인치과병원 설립을 매번, 꾸준히 건의했다. 그러던 중 임지준 원장으로부터 장애인치과병원 설립을 위해서는 치과계 내부의 움직임이 먼저라는 제안을 받고, 중증장애인 치과치료를 위한 ‘스마일재단’ 설립에 뛰어들었다. 한 달 만에 뜻을 같이하는 치과의사들의 기부를 통해 3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재단설립 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러한 치과의사들의 의지를 다시 한번 서울시에 전달했다.

 

또한 장애인치과병원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서울지부와 친선교류회를 이어오던 동경도치과의사회의 도움을 받아 동경도립장애인치과병원 견학을 추진했다. 서울지부 임원뿐 아니라 서울시 관계 공무원들에게도 연수기회를 제공했고, 직접 보고 느끼며 시립장애인치과병원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당시 FDI 윤흥렬 회장을 보좌하던 남아공 출신 사무총장이 회장국 방문을 위해 서울을 찾았고, 서울시장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의 장애인치과시설에 대한 관심사를 부각하며 시장의 최종 결단을 이끌게 됐다.

 

이 시기 서울지부 치아의 날 행사에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복지부장관이 직접 장애인 휠체어를 밀며 시민과 함께 남산 걷기대회에 참여하는 이벤트를 만들기도 했다.

 

서울시립장애인치과병원은 지금도 각 지자체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도움말을 전한다면.

 

서울지부 회장으로서 임기 시작과 함께 추진했던 서울시립장애인치과병원은 임기를 마무리하고 치협 부회장으로 직책을 옮긴 후인 2005년 문을 열었다. 첫 시작은 미미했으나 지금은 치과의사 10여명 직원 60~70명 규모의 치과병원으로 성장했다.

 

치과치료를 받기 어려운 전국의 장애인들이 서울시립장애인치과병원으로 몰리면서 수개월씩 진료예약이 밀리는 상황을 보며 권역별 장애인치과병원이 설립돼야 한다는 데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고 치과계의 노력으로 현재 서울 포함 15개 장애인치과병원의 개설로 이어졌다.

 

돌이켜보면 장애인치과병원 설립이라는 목적을 위해 중요했던 것은 정부, 지자체와의 충분한 교감, 설득할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 앞으로도 국회의원, 시장, 구청장 선거부터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과의사 단체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스마일재단 8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치매 노인의 치과치료를 화두로 던졌다.

 

스마일재단의 시작을 함께 했지만, 이사장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일재단 창립 후 20년이 지나는 동안 후원회원도 1,000명이 넘고 장애인치과학회도 만들어졌다. 전국에 15곳의 장애인치과병원이 생기며 중증장애인 치과치료에 희망이 생겼다.

 

그런데 치매 노인을 치료할 수 있는 전담병원도 없고 노인구강보건 정책도 미약하다는 것이 큰 문제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치매가 장애로 인정되지 않고 있지만, 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전신마취가 필요한 치매 환자의 치과치료를 맡을 곳이 없다. 갈 곳 없는 치매 노인들이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인의 10%, 90만명이 치매 환자이지만, 요양병원에 입소하는 장기요양환자의 구강검진을 하는 경우도, 치과의사 촉탁의가 있는 경우도 거의 없다. 구강건강이 치매, 흡인성 폐렴, 당뇨 등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임에도 치매 노인이 임플란트를 했는지 틀니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니 환자에 맞는 식사조차 제공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요양병원 요양기관 평가지표에 구강위생 항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도 만나 개정을 건의했고, 스마일재단 내 돌봄위원회를 운영하며 그 필요성과 효과를 보여줄 계획이다. 7월에는 국회 공청회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1987년부터 방문진료가 허용돼 있고 치과의사의 20%가 참여하고 있다. 이제 치과계가 대한민국 치매 노인, 장기요양 입소자들을 위해 힘을 모아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할 시기다. 서울시 제2장애인치과병원은 장애인-치매치과병원으로 설립될 수 있어야 한다. 치매 노인, 장기요양환자 구강위생을 일본 정도로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 치과의사가 시민, 국민을 떠나 존재할 수 없다. 장애인이 장애를 느끼지 않는 사회, 더불어 건강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치과계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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