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전영선 기자 ys@sda.or.kr] 치료를 빨리 끝내지 않는다며 치과의사에게 욕설과 협박을 한 환자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부산지방법원 제4-2형사부는 최근 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8월과 2022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부산시 해운대구에 위치한 한 치과의 진료실을 점거해 소란을 피우고 원장인 치과의사 B씨에게 욕설과 협박을 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2021년 8월 사건 당시 진료가 끝났는데도 약 11분간 치과를 떠나지 않고 소란을 피웠고 치과의사 B씨를 향해 욕설을 했다. 2022년 1월에는 욕설을 하며 진료실로 들어가 진료 중이던 B씨에게 “죽이겠다”는 등 소리를 지르며 협박했다.
지난 2023년 7월 14일 1심을 맡은 부산지법동부지원 재판부는 검사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A씨가 진료실 의자 3개 중 1개에 앉아 의료진 요구에도 일어나지 않았으나, 그간 옆 자리에서 다른 환자 치료가 아무 문제없이 이뤄졌다”며 ‘점거’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A씨가) 초반에 잠시 의료진과 몇 마디 주고받았을 뿐이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휴대폰을 보는 등 진료를 방해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은 점”도 들었다.
두 번째 사건에서도 A씨가 대기실에서 원장 B씨와 언쟁하다 진료실을 따라 들어갔는데 “당시 B씨는 다른 환자를 치료하는 등 의료행위를 하고 있지 않았다”며 “설령 언쟁 과정에서 A씨가 위해를 가할 듯한 언동을 했더라도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을 협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불복해 검찰 측이 항소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검찰은 “A씨의 행위는 ‘점거’가 맞고 진료시간 중 큰 소리로 욕설을 했으며 다른 환자가 A씨 때문에 ‘이 병원을 다니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112에 신고했다”며 진료 업무 방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과격한 언행을 한 이유에 대해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고자 진료기록부 교부와 인수인계를 요구했는데, 치과가 미납 치료비 등을 이유로 거부했기 때문”이라며 “정당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교부를 거부하자) 화가 나 언성을 높이고 B씨에게 다소 과격한 언행을 하긴 했지만, 협박이라 단정하기 어려울뿐더러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