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0 (목)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환자를 처음만나면 무엇부터 생각해야 하는지

URL복사

송윤헌 논설위원

초정밀하면서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주변의 소음이나 환경에 굉장히 민감한 것이 보통이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몰입을 해야 하는데 자꾸 방해되는 요소가 많아지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작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상식선에서 의사가 환자를 처음 만나면 이 환자를 어떻게 잘 치료해서 건강을 회복시켜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이다.

 

반대로 의사가 환자를 만나자마자 ‘이 환자는 얼마짜리 치료’라고 가격을 매기거나 진료비를 부풀리기 위해서 과잉진료를 하는 비윤리적인 의사는 퇴출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진료행위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의사가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아주 큰 개인적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진료를 한다고 가정해 보면, 그 치료결과가 최선의 진료에 의한 최상의 결과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흔하게 진료실에서 보호자가 이게 뭐냐고 자꾸 물어도 설명보다는 치료에 집중하고 있으면 대답을 안 하거나, 대답하다 보면 몰입이 깨지게 된다. 보호자는 진료 후에 뭘 물어도 대답도 안 준다고 항의를 하지만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 현실에서도 모든 의사들이 환자를 대면하면 그렇게 될까? 응급실에서 생후 5일된 신생아가 녹색구토를 해서 ‘중장 이상회전과 꼬임’이라는 진단을 받고 내원하였다. ‘중장 이상회전과 꼬임’은 임신 중 태내에서 장의 회전 이상으로 소장이 꼬이는 것으로 심할 경우 장이 괴사하고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즉시 수술해야 하는 응급질환이지만, 병원의 소아외과 전문의는 휴가 중이었다. 시간은 촉박하고 수술할 세부전문의는 없다면 그날 당직 외과의사는 어떤 판단을 해야 했을까? 수술이 지체될 경우 신생아의 생명에 지장이 갈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응급수술을 진행하였으나, 그 결과는 좋지 못했고 후유장애에 대한 소송이 시작되고 배상판결이 났다.

 

이런 상황에 당직의사가 환자를 살리겠다는 선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수술을 했더라도 결과가 나쁘면 환자 측에 배상을 해야한다면 모든 케이스에서 결과만으로 해석과 판단을 하는 것이 맞을까? 그 당직의사는 지금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환자가 위험해진다는 판단으로 그냥 환자를 살려보겠다는 생각에만 몰입했을 것이지, 이게 소송이 들어올지, 나에게 어떤 시련이 생길지 등의 다른 생각은 안 했을 것이다. 그게 맞는 것이다.

 

저런 문제가 응급상황에서 분초를 다투는 경우에는 더욱 중요하지만 이제는 외래진료에서도 너무도 생각하고 따져보아야 하는 것들이 많다. 치과원장이 환자를 만나면 모든 절차 하나하나에 법적 필요요건을 따지고, 절차상 하자가 없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면 진료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는 치료결과에서 나타나게 된다.

 

최근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의 사법부담을 낮추기 위한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에 대한 논란이 있다. 불가항력적이고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이런 악결과가 나타난 의료분쟁에 형사적 처벌을 낮추어 주는 것인데, 불가항력적이고 주의의무는 의학적 판단이지만 사법적 판단은 다른 기준으로 한다면 매 순간마다 의학적 판단보다는 절차는 맞았는지 내가 처벌받을 상황인지, 그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어떤 사법적 조치를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10명의 도둑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억울한 이를 만들어선 안 된다”라는 말을 빗대어서 “10명의 환자가 잘못 되더라도 1명이라도 진료를 하면서 절차적 하자가 있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해야 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재테크

더보기

2025년 7월,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전략

2025년 7월 3일,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새로운 투자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역대급의 V자 반등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거나 자산배분을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시점이다. 자산배분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산배분을 어떻게 시작할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2025년 7월의 금리 사이클과 현재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음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포트폴리오의 목표 비중을 설정하는 일이다. 이는 금리 사이클의 흐름을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과거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 사이 비중을 축소하고, 이후 2020년 4월부터 하반기까지 다시 비중을 확대해 코로나19 위기 상황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