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지도 모를 대통령 선거로 마무리됐다. 정치의 변화가 사회·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 특히, 국내 내수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지금 치과산업계는 갈수록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각계 전문기관들이 내 놓고 있는 올해 경기 기상도는 대체로 ‘흐림’이다.
개원가의 경기불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아 내수시장 전망은 그야말로 구름이 잔뜩 끼었다. A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를 돌이켜 보면 각 분기별로 고비의 고비를 넘겼고, 결국 연말 결산을 해본 결과, 성장은 고사하고 간신히 마이너스를 면한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치과계 전반에 걸친 내수의 침체는 무엇보다 신규고객의 창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은 기본이요, 치과의사 등 전문직에 대한 대출여건이 악화된 점 등 모든 상황이 신규개원의 위축을 불러오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플란트로 대표되는 수가 하락은 가격 조절이 비교적 자유롭지 못한 수입업체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재료전문 수입업체인 B사 관계자는 “국산제조업체들과 가격경쟁에서는 당연히 밀릴 수밖에 없는데, 예전에는 가격이 불리해도 품질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최근에는 품질보다 가격이 제품 선택의 제일 기준이 되버렸기 때문에 수입사들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모 수입사의 경우 전략적으로 원가절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과산업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임플란트가 과연 올해 새 전기를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 당분간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관련 업계의 정설이다. 이런 와중에 집권당의 ‘임플란트 보험화’ 추진이 과연 현실화를 이룰지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역시 몇몇 국산업체들에게는 호기로 작용할지 모르지만, 수입업체들의 경우 뻔히 보이는 재료원가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리베이트 쌍벌제의 본격적인 시작, 이어 공정경쟁규약의 발동이 치과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할인과 할증의 개념부터, 전시회 참가 기준까지 부당한 경제적 이익과는 무관한 것이라 생각됐던 치과계 관행이 리베이트의 틀에 묶여 업체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고 한탄했다.
GMP 실사기준 강화로 수입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다품종소량판매’라는 치과업계의 특성이 반영이 안됐다는 점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지만, 쉽게 개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치과계 뿐 아니라 올해 국내 산업계는 부정적인 전망이 주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경기전망을 통해 “금년 경제성장율이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큰 폭의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금년 상반기에는 경기침체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