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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치과의사 된 것이 무슨 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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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려워지고 예방교육과 치료가 일반화되면서 치과계는 불황의 늪에 더 깊숙이 빠지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봉급의, 즉 페이닥터들이다. 최근 소문에는 막 면허를 취득한 치과의사들의 급여는 200만원부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수년간 계속 뒷걸음질친 급여이다. 이 정도라면 경력직 치과위생사를 고용하느니 치과의사를 고용하겠다는 말이 우스갯말이 아니다.

 

문제는 이 현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예상한다는 것이다. 한 전문지는 이미 2010년부터 치과의사의 과잉공급이 시작되어 2025년에는 4,000~5,000명의 치과의사가 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곳이 문을 열면 2곳이 문을 닫는 지금의 치과계의 현실을 고려하면 페이닥터들의 한숨은 커질 수밖에 없다.

 

치과의사들의 취업이나 개업에 대한 고민은 커지지만 정부는 탁상공론적인 행정규제로 치과의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페이닥터가 고용되어 의료인의 수가 변동되면 원장은 ‘의료기관 개설신고증명서’를 갱신하여야 한다. 원장이든, 직원이든 직접 가야 되는 일이고 2만원의 비용도 발생한다. 이를 게을리하면 당연히 과태료가 있다. 심평원에도 면허증 사본을 첨부해서 치과의사가 변동되었다고 보고를 해야 한다. 자료를 변경하지 않으면 보험청구가 안 된다.

 

그래도 이 정도는 일도 아니다. 개정된 아동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성범죄자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의료인은 10년간 취업이나 개업이 불가능하다. 이중처벌이고 특정 직업에 한하여 불평등하게 적용하는 조항으로 헌법 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의 위배 여지도 있다. 이거 무서워서 지하철을 안 탄다는 원장들도 있다는데, 하여튼 이 법은 모든 의료인이 취업이나 개업을 할 경우 성범죄 이력을 조회하여 결과를 보관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미 개설된 치과의 원장인 경우는 보건소에서 직권으로 조회할 수 있지만, 페이닥터의 경우는 원장이 ‘성범죄 이력조회 동의서’를 받아서 이를 원장이 직접 경찰서에 제출해야 조회가 된다. 당연히 여자 치과의사도 예외는 아니다. 아청법의 취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료인을 잠재적인 성범죄자로 보고, 모든 의료인의 ‘전과’ 조회를 지시한 것은 동의서에 서명하는 본인이나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 원장 모두에게 수치감마저 줄 수 있다. 누가 이 많은 역경을 뚫고 페이닥터를 고용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여러 규제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나친 규제는 사회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부가적인 비용을 발생시킨다. 지금 치과는 과거보다 더 많고 복잡한 서류와 보고서를 작성하고 기록을 생성하여 보관하기 위해 많은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런 업무가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왜 정부는 한국이 IT 선진국이라고 홍보하면서 행정의 개념은 종이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 정부가 정말 환자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몇몇 목소리 큰 사람들의 주장대로 진료기관의 사무업무를 증가시키면서 원가에도 못 미치는 보험수가를 지급하면 안 된다. 어떤 경로를 걸치건 병원의 모든 경비는 환자들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정부가 유념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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