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치아 관리 및 자가치아이식재를 개발 공급하고 있는 한국치아은행(대표 백웅기)이 치아뼈이식재를 타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임상시험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순수 국내기술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일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유무영 청장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가 한국치아은행을 방문, 치아뼈이식재의 상용화에 따른 근거자료와 실제 치아뼈이식재 가공 공정을 살피는 등 기업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무영 청장은 “치아뼈이식재 개발과 관련해 식약처의 의료기기 허가 기준이 모호하다는 민원제기가 지속적으로 있어 이번 기회에 관련 업체를 찾아, 애로사항을 직접 듣기로했다”고 말했다.
한국치아은행이 개발한 치아뼈이식재 기술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안전성 및 유효성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최근에는 고대안암병원 치과와 공동으로 ‘신의료기술 수반 국책연구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백웅기 대표는 “하지만 치아뼈이식재에 대한 허가 기준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며 “이에 연간 66억원의 국내 수입 이식재 대체와 4,200억원 상당의 해외 시장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치과와 정형외과에서는 소뼈나 돼지 뼈, 인간 사체 뼈 등의 제품을 이식재로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치아뼈이식재는 허가사항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아직까지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며 “치아가 재활용이 불가능한 의료폐기물로 지정돼 시장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6년째 발이 묶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발치된 치아의 재활용이 가능하게 하고, 이를 이용해 가공된 치아뼈이식재를 인체에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요구하고 있는 것.
한국치아은행은 타인에게 적용 시 가장 쟁점이 되는 ‘안전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다. 백웅기 대표는 “치아이식재의 안전성 문제는 이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으로부터 입증을 받은 바 있다”며 “이를 통해 자가치아뼈이식재가 신의료기술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인증을 받지 않은 유사 제품들이 국내 이식재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는 게 한국치아은행 측의 주장이다. 또한 해외 관련 업체에서 치아뼈이식재에 대한 연구개발 및 사업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국내 원천 기술력을 추격해오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백웅기 대표는 “이는 치아뼈이식재와 관련한 관리규정이 여전히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국내 유망 바이오 기술이 자칫 빛도 보지 못한 채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유무영 청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제도를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기업들의 활발한 생산 활동에 자칫 불필요한 걸림돌은 없는지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오늘 간담회 또한 한국치아은행의 애로점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다 면밀하게 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