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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치과의사협회 기원(起源)으로 결정된 조선치과의사회, 과연 우리의 뿌리인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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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 원장(미래아동치과의원)/대한치과의사협회사 편찬위원

불행하게도 서양 치의학은 일본의 침탈과 함께 조선에 소개되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치과의사들이 남겨 놓은 흔적과 상처들이 대한민국 치의학 근대사 곳곳에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1921년 10월 2일 23명의 일본인 치과의사들이 참석하여 창립된 조선치과의사회는 역사책 어느 귀퉁이에나 있어야 마땅한데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조선총독부의 식민사관을 추종한 조선치과의사회는 1981년 치협 기원으로 결정되었고, 어느덧 세월이 흘러 2021년 창립 100주년이라는 잔칫상까지 받을 상황이다.

 

광복 후 1945년 12월 9일 한성치과의사회의 정신을 계승하여 탄생한 조선치과의사회 회원들은 일제강점기 조선치과의사회(1921년 창립)를 다음과 같이 증언하고 있다. 이유경(李有慶) 기획위원은 “그 지독한 일본인, 일본 사람들 차별 아래에”, 박용덕(朴容德) 평의원은 “일본 침략주의적 구속”이라며 1921년 설립된 조선치과의사회는 일본인에 의한 일본인 치과의사회였다는 기록을 ‘조선치계’ 1946년 창간호에 기록으로 남겼다. 또한 한성치과의사회(1946년 창립) 서병서(徐炳瑞) 위원 “일본 제국주의의 압박과 멸시”, 경기도치과의사회(1946년 창립) 초대회장 문기옥(文箕玉) “왜 제국주의의 강압적 식민정책의 분노적 회고”도 사료에 담겨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치과의사회에서 조선인 치과의사들은 다음과 같은 차별을 받았다.


1. 조선인 치과의사는 민족 차별을 받았다(예 : 1923년 일본인 소학교 교장이 구강검진의 함석태 거부). 
2. 조선인 치과의사는 일본인이 만든 치과의사회로의 편입을 강요받았다(예 : 1935년 일제의 압력으로 한성치과의사회가 조선연합치과의사회에 가입, 1942년 일본인 치과의사단체 경성치과의사회와 강제 합병).
3. 조선인 치과의사에게는 참정권과 대의원 선출권이 없었다. 1914년부터 1944년까지 등록된 조선인 치과의사는 371명, 일본인 치과의사는 753명이었다. 그러나 조선치과의사회 임원 명단에는 조선인 치과의사가 한 명도 없거나 최대가 2명이었다[그림1, 2].      
4. 조선인 치과의사들은 치과에서 사용하는 재료 배급에서도 일본인의 1/3에서 1/2 정도만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

 

 

1921년 10월 2일 조선에 있는 일본인 치과의사들이 설립한 조선치과의사회가 총회에서 어떤 안건들을 처리했는지 알아보았다. 이 자료는 일본인이 발간한 ‘만선지치계’에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중에 1939년과 1941년에 처리된 안건을 보면 이 단체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과연 우리의 뿌리로 삼을 만한 단체인가? 필자는 기록을 공개할 뿐이고 글을 읽고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조선연합치과의사회 제17회 총회(일시_1939년 4월 30일/장소_경성호텔)
1. 출정황군위문 치과 진료반 파견에 관한 건
: 조선연합치과의사회는 1937년 중일전쟁을 전후해서 전시체제에 따르면서 조선군사후원연맹에 가입하여 중국 산서지방에 있는 부대에 치과 진료반이 파견됨.


 

2. 1939년 기원 2600년 봉축 기념으로서 강원신궁 및 신무천황능에 대한 헌목의 건
: 강원신궁(原神宮)은 일본 나라현(奈良) 가시하라시(原市)에 있는 신사(神社)인데 일본 천황이 직접 관리하기에 명칭이 신사가 아니라 신궁이다. 신무천황능(神武天皇御陵)에서 신무천황은 일본의 초대 천황이다[그림3]. 헌목은 헌금처럼 돈 대신에 나무를 기증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신사의 입구에는 ‘도리이(鳥居)’라는 전통적인 일본의 문이 있다. 가시하라신궁 정문에 있는 도리이가 바로 80년 전 조선과 대만에서 거목을 봉납받아 제작된 것이다. 조선에서 일본으로 공수된 나무는 아무 말이 없다. “나의 고향은 일본이 아니고 조선이다.”

 

조선연합치과의사회 가맹(加盟)회장 회의(일시_1941년 3월 23일/장소_조선호텔)
1. 국방비 헌금에 관한 건
간부의 긴급 제안에 따라 총력으로 고도 국방국가 체제의 확립을 위해 만장일치의 박수로써 가결했다. 더욱더 현하의 비상시국에 즈음하여 항상 제1선에서 활약하는 군 장병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국방헌금을 하기로 했다. 1구는 2원이며, 한 사람 5구까지를 한정하여 오는 4월 30일까지 도 회장에게 신청하고 이를 조선연합치과의사회에서 한데 모다 헌금 수속하기로 하였다.

 

조선치과의사회에서 헌금(獻金)
조선치과의사회에서는 과반의 결의에 따라 각 회원의 각출이 완료되어 8월 20일 오오자와 기세이(大澤義誠) 회장, 우리타 쿄시로(瓜田杏四郞) 부회장, 하뉴 히로시(羽生博) 구강위생이사들 3명이 동회를 대표하여 육군에 대해서는 조선군 애국부 평정(平井) 대위를 통해, 해군에 대해서는 해군무관부 경성주재 코토이치 쿠로키(黑木琴一) 대좌를 통해 각각 1,250원씩 헌금하였다. 해군을 대표해서 국방비 헌금을 받은 코토이치 대좌는 조선연합치과의사회 경성 평의원 명단에서도 확인된다. 이것은 조선연합치과의사회 회원 중에는 치과 군의관도 포함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침략자 현역 일본 군인이 포함된 이 단체는 지금도 치협 기원이다. 1940년대 1원은 현재의 1만4,285원에 해당되므로 헌금 총액은 2,500원이고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약 3,700만원이다. 이 금액에는 조선인 치과의사 300여명의 회비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물론 자발적인 헌금이라기보다는 강제적인 모금으로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필자의 연재 이후 치과계 곳곳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기원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호에는 객원 필자로 제주도에서 개원하고 있는 김호영 원장(다음플러스치과)의 ‘제중원 뿌리 논쟁과 창립일 전쟁’ 글이 실릴 예정이다. 독자 여러분의 높은 관심과 성원 당부드린다.

 

▶다음호에 계속

 

 권 훈 원장(광주 미래아동치과의원장)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조선대학교 치과병원 소아치과 수련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겸임교수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총동창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사 편찬위원

·대한치과의사학회 정책이사

·대한소아치과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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