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한 여성 개원의는 “종일 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보조를 맞춰야 하고 서서 일해야 하는 등 치과 스탭의 고충이 상당하다”며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인난을 못 이겨 치과위생사 대신 채용한 간호조무사와 10년째 한솥밥을 먹고 있다는 그는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단합의 비결로 ‘점심식사’를 꼽았다. “함께 모여 도시락을 나눠먹으며 환자 이야기, 가족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자칫 앙금이 될 수 있는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되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8년째 ‘스탭과 함께 점심 먹기’를 신조처럼 지키고 있다는 서울의 한 남성 개원의는 “‘꽃밭’에서 밥을 먹으려니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해서 체할 지경이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날이 거듭되다보니 사적인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게 되고, 환자로 인한 스트레스에 공감하며 ‘수다’도 떨게 되더라”며 “스탭들도 몰랐거나 궁금했던 부분을 편하게 물어볼 수 있고 나 역시 그들에게 아쉬웠던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가르칠 수 있어 업무적인 면에서도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탭들 역시 이러한 원장들의 노력에 작은 감동을 느낀다고 했다. “불편한 사람과 밥을 먹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며 “마냥 어색하던 원장님이 조금씩 편해지면서 치과 생활이 한결 즐거워졌다”는 것.
스탭끼리만 식사를 한다는 치과의 스탭들은 반응이 엇갈렸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마음대로 못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할 것 같다”는 의견도, “처음엔 불편하겠지만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친해지기에는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회식보다는 점심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은 같았다.
한 원장은 “스탭을 탓하기 전에 그들이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원장으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돌이켜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혜미 기자/hhm@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