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거짓말 그저 열심히 밖에 몰랐던 의료인들 의료인은 살인자를 치료해 살린다 해도 그 자체가 비윤리적인 것은 아니기에, 자기 일에 거의 무조건적으로 열심히 하는 속성이 있어 왔다. 의학을 배우는 학부시절부터 자신의 진료행위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방향성에 대해 특별한 고민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그런 보수적인 인생습관은 이제서야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허준과 슈바이처의 아이러니 우리 사회에서 이상적인 의료인을 꼽으라면, 허준과 슈바이처가 있다. 입신양명의 지름길인 과거 응시도 뒤로한 채 병자를 구하는데 앞장서던 드라마 속 허준이나,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슈바이처 같은 사례는 위인전의 단골 소재다. 문제는 그런 위인을 기준으로 현실 속 의료인들을 함부로 폄하하는 사회 분위기이다. 한마디로 너무 돈을 밝힌다고 비판한다. 드라마 속 허준은 속물스런 주변 의원을 준엄하게 꾸짖기까지 한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난 거 아니라는, 이 논리는 국민정서에 아주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슈바이처가 매우 훌륭한 인격자이자 의료인임은 사실이나,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의료시스템을
우리, 염치를 좀 알자! ‘비급여 진료비 공개 및 진료내역 보고’의 심각성 비급여 진료비 공개 및 진료내역 보고(이하, 비보험 건)는 자유시장에 국가권력이 원칙없이 개입하고, 대한민국 의료를 심각하게 왜곡시킬 위험성이 높은 매우 중차대한 문제다. 의료 자체의 내실에 상관없이 무조건 싼 병원을 좋은 병원이라고, 세금을 들여 홍보해주는 것은 이 커다란 문제의 서막일 뿐이다.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는 이의 심각성을 진작부터 인식하고, 지난해 협회장 사퇴 등으로 어수선한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대신, 치과의사들 사이의 의견을 모으고 대관업무는 물론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오락가락’ 치협 행보 그러나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현 치협회장은 후보 시절에는 이 비보험 건에 대해 강력히 거부하겠다고 하고는 취임하자마자 찬성으로 돌아서서 회원들에게 오히려 신고를 독려하더니, 이제와서는 다시 반대 시위에 참가해서 슬그머니 사진을 찍고 있다. 회원들을 바보로 아는가?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 왔는지 파악이 안되는가? 이렇게 일관성 없는 치협을 정부 부처나 국회인들 상대하고 싶을까? 소 키우던 서울지부를 향해 늘어
난세에 잠자는 치과의사들 최근 들어 금리와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 등 경기 전반에 걸쳐 전망이 매우 어둡고, 치과계의 미래 역시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예전처럼 “꾸준히 오래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야”라는 선배의 막연한 조언은 빛바랜 지 오래고, 이제 시작하는 개원의들은 당장 내일의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 해서 외부 여건만 탓하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퀄리티와 효율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묘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에 당장 활용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실용적인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1. 재료-선납선출과 한곳에 모으기 - 먼저 들어온 재료를 먼저 사용하고(선납선출) - 여기저기 흩어져서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유효기간을 넘기는 재료를 최소화해야 한다. 캐비톤 하나도, 한 통을 다 소비하고 새로운 포장을 뜯으면 그제서야 주문을 넣는 것이 싸다고 대량으로 구매해서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굳어가는 것보다 훨씬 나을 수 있다. 원장이 가장 많이 쓰는 재료와 기구는 모바일 카트 하나에 몰아서 관리하고, 그 카트가 원장을 따라다니는 것도 동선만 허락된다면 괜찮은 방식이다. 2. 재료/기구/장비/프로토
임플란트 가격, 얼마가 적절할까? 1. 당연히 싸면 쌀수록 좋지 환자 입장에서 이는 당연한 말이다. 하루하루 빠듯한 생활에 이유 없는 낭비는 말도 안 된다. 그런데 ‘임플란트’를 키워드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그 가격 차이가 수 배에 달할 정도로 꽤 크다. 왜 그럴까? 대체 뭐가 다른 걸까? 2. 치료비를 낮추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a. 재료비를 낮춘다. 싼 재료, 검증이 덜 된 재료를 쓸수록 치료비를 낮출 수 있다. b. 인건비를 낮춘다. 숙련이 덜 된 의료진을 쓰거나, 불법 위임진료를 많이 할수록 치료비는 낮아진다. c. 박리다매를 한다. 다른 진료는 배제하고, 임플란트 환자들만 쭉 줄을 서서 진료를 받아준다면, 규모의 경제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즉, 인간 중심의 진료보다 공장형 의료시스템을 추구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d.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하면 된다. 임플란트는 파절/풀림/유지관리 등등 치료 후에도 상당한 공이 들어가는 진료인데, 그 부담을 면제받는다면 치료비는 낮아진다. e. 진료를 통한 이익을 포기하고, 주식상장 등 자본의 이득을 목표로 한다면, 낮은 치료비가 가능하다. 단, 그 투자 과정에서 환자를 인격체로 보기보다 수익률 등 숫자로
왜 의료인은 돈을 벌면 안 되는가? 예과시절 자연과학대학 수업을 듣던 중 지나가는 한마디 “타인의 질병과 아픔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의사는 그리 좋은 직업은 아니지 않나요?” 그 말에 잠깐 황당했었는데, 그렇다면 △타인의 무지나 학벌욕구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강사라는 직업은? △타인의 배고픔과 식탐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쉐프는? △타인의 무료함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예능 피디는? △타인의 허영을 이용해 돈을 버는 백화점은 또 어떤가? 세상을 ‘만인 대 만인의 착취’로 보는 그런 황폐한 세계관이 지성인의 요람이라는 대학에서 수업시간에 표현된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올드보이의 한 대사가 떠오른다.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중요한 건 ‘강제했는가’이다 누구도 그 식당에서 강제로 밥을 먹게 하거나, 그 예능프로 시청을 강제하지 않는다. 의사가 무조건 자신에게 치료를 받으라고 강요했는가. 자유시장이라는 건 개인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그만이고, 싫으면 거래를 안 하면 그만이다. 자신의 의지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거래한 후에는 상대에게 만족감과 고마움을 표하는, 승자만 있고 패자는 없
히포크라테스가 일론 머스크를 부러워하는 이유 1. 스포츠카를 만든다 2. 벌어들인 돈으로 경제적인 가격의 차를 만든다 3. 벌어들인 돈으로 더 경제적인 가격의 차를 만든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를 창업하면서 발표한 계획이다. 테슬라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문제점들을 전기차라는 솔루션을 통해 원천적으로 해결하고, 땅위의 자동차 뿐만 아니라 우주(스페이스엑스), 땅밑(하이퍼루프), 인간의 뇌(뉴럴링크) 등등 그 세계관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의료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매우 부러운 일이다. 일반적인 사업은 인간이 소비하는 객체인 자동차 컴퓨터 가전제품 등을 다룬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거부하고 혁신할수록 시장의 찬사와 지지를 받기 쉽다. 하지만 의료업은 그 소비의 주체인 인간을 대상으로 하기에 - 그 당사자 입장에서는 리필이나 리부트가 불가능한 단 하나의 목숨과 건강이기에 - 당연히 매우 보수적인 접근을 요구한다. 아무리 혁신적인 치료법이나 기구/재료/장비가 나왔다 하더라도, 수없이 많은 논문과 실험의 지지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당신의 건강수명 10년 추가장착에 단돈 *** 만원, 다시 못올 대박찬스~~ 지금 전화 주세요~~] 홈쇼핑에서 이렇게 판매할 수 있는
양심 의사에 관하여 이제 사람들은 물건 가격에 ‘착한’이란 단어를 붙이듯이 의료진 앞에 ‘양심’이란 단어를 아무런 고민없이 붙이곤 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소위 ‘양심 의사’란 누구일까. 아마도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오직 환자를 위해 진료를 펼치는 올곧은 의료인을 뜻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진짜’ 양심 의사와 ‘사이비’는 어떻게 다를까. 사이비 양심 의사는 마치 사이비 종교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 기존 의료를 무시한다 기존 치료법의 단점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왜곡시켜 대중들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자신만이 올바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단언컨데 그 사이비들은 자신이나 가족이 아프면 기존 치료의 대가들을 찾을 것이다. 그들이 기존 의료를 비판하는 것은 정의감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그걸 감추고 싶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관심을 바라는 관종 진짜 실력파 의사는 마케팅이나 광고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도, 주변 동료 의사와 의료계 관계자들, 입소문을 듣고 밀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환자 pool이 이미 충분한 경우가 많다. 광고비와 조회 수를 먹고 사는 기존 매체야말로 사실은 양심이란 단어와 가장 거리가 멀기 마련인데, 사이비들은
정부는 왜 최저가 업체에 관급공사를 맡기지 않을까? 정부는 의료기관 비보험 수가를 공개해 무한경쟁을 유도하고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의료기관이 ‘좋은 병원’인 것 같은 이미지를 씌우고 있다. ‘최저가=착하고 통 큰 업체’ 이 논리대로라면, 업체의 신용도 자금력, 노하우, 경력 등은 도외시하고 정부 입찰공사는 무조건 최저가를 제시하는 업체가 다 따내야 할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 대체 무슨 연유로-최저가에 국가에 충성을 바치려는-‘선한’ 업체를 거부하는 걸까. 의료계의 일반 수가는 최저가를 유도하면서 말이다. 막상 정부가 선택해야하는 입장이 되어 보니까, 그 최저가가 끼칠지도 모르는 수많은 문제를 감당하기가 버거웠을까? 내로남불 아닌가? 일관된 기조를 가져야지. 대체 무슨 사연으로 비싼 가격에 버젓이 계약하나. 조달청 입찰도 무조건 최저가로 하자. 대통령이나 장관도 공무원도 해외 출장 시 무조건 최저가 숙소를 사용토록 법으로 정하자. 국회의원에서 말단 공무원까지 식비는 모두 최저가로 통 크게 통일하자. 왜 여의도와 광화문에 고급 음식점이 많은가? 이상하지 않은가? 최저가 이상을 먹는 공직자는 배고픈 서민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국방부 입찰도
최저가 미끼상품의 진실 아파트 인테리어를 예로 들어보자. 공사 시작 전 여러 미팅도 하고 견적을 뽑은 후에 나름대로 신중하게 업체를 선정하고 공사에 들어가지만, 실제 뜯어내 보면 바닥 배관이 어떻고, 사시나 천정상태가 어떻고 해서, 처음에 예상했던 금액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공사고, 인테리어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업체의 의도대로 이끌리기 쉬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는 꼭 인테리어 업체의 잘못은 아니다.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에게 평생에 걸쳐 무조건적인 후원을 했던 구엘 백작과 같은 그런 낭만의 시대가 가고, 이제 우리는 타일 한 장 유리 한 칸에도 가격표를 붙이고 검토한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항목에는 그토록 철저하건만, ‘신뢰와 전문성’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는 오히려 둔감해 진다는 것이다. ‘김박사, 내 몸은 자네에게 전부 맡기겠네’ 이런 낭만의 시대가 지나고, 진료항목별로 최저가를 표방하며 환자를 모으는 병원의 현실은 어떨까? 1. 양으로 해결 병원 입장에서는 진료비가 낮으니, 그 양을 늘려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위내시경을 예로 들어보면, 단위 시간당 검사하는 환자
방어 진료와 각자 도생 - 모든 작용은 반작용을 낳는다 경찰이 범인을 제압하는 과정에서의 정당방위 요건을 행정부나 사법부가 지나치게 까다롭게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일선 경찰은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고, 국민들은 ‘경찰이 점점 비겁해진다’고 느낄 것이다. 또한 화재진압 과정에서 발생하는 접촉사고에 대해 소방관에게 직접 금전적 책임을 물린다면 어떨까? 이를 피하기 위해 소방관은 불 끄고 구조하는 데만 집중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따라서 경찰이나 소방관이 맘껏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게 하려면, 그 지휘체계 상부에서 전적으로 그 책임을 대신 지거나 적정한 선에서 조율을 해야 한다. CSI 증후군 과학수사대라는 미드를 보면, 길 그리섬 같은 멋진 반장과 그 휘하 직원들이 아무리 어려운 범죄사건도 최첨단 과학수사기법을 통한 증거확보로 극적으로 해결하는데, 이 드라마의 히트로 인해 미 법정은 완벽한 증거가 아니면 배심원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졌다. 이를 ‘CSI 증후군’이라고 한다. 의학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인데, 정의감이 넘치고 멋진 능력을 갖춘 의료인과 비현실적인 해피엔딩만 보다보니, 현실에서 진료결과가 조금이라도 미흡하다 느껴지면 환자는 의료진을 불신하는 시대가 됐다.
‘의료’는 과연 ‘공공재’이어야 하는가? 최근 ‘의료는 공공재’ 논란이 있었는데, 공공재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해서 다음 어학사전에서 찾아봤다.(아래) 「공공재는 모든 개인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국방·경찰·소방·공원·도로 등과 같이 정부에 의해서만 공급할 수 있는 것이라든가 또는 정부에 의해서 공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회적으로 판단되는 재화 또는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 국방·경찰·소방이 공공재라는 것은 이해가 쉽다. 전쟁이 났을 때나 범죄가 벌어졌을 때마다 사병을 쓰거나 사설 경호원을 고용한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불이 나거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공공재에는 보통 시장가격은 존재하지 않으며」 - 공공재는 보통 공짜라는 뜻이다. 그럼 모든 치료를 국가에서 공짜로 해주겠다고? 기존 병원의 모든 자산을 국가가 인수해주고, 모든 의사를 공무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의대생 선발에서 교육/면허취득/수련과정까지 모든 과정을 국가에서 책임지게 된다. 그런 공공의료 시스템을 만들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갈텐데? 「수익자부담 원칙도 적용되지 않는다」 - 현재 대한민국 건강보험은 대부분의 필수적인 진료를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
사람들은 어떻게 치과를 정할까? -보이지 않는 손에 정부가 개입하면 안 되는 이유 사람들은 치아 치료를 받아야 할 때 어떻게 치과를 정할까. 다행히 잘 아는 치과의사가 있다면, 그 증상에 따라 실력 있고, 서비스와 가격도 적정한 치과를 알아서 추천하고 개인적으로 소개해 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일반적인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방식을 쓰게 된다. 광고 그러나 광고에 돈을 많이 쓰는 치과는 환자 풀(pool)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는 말을 뒤집으면 ‘광고가 아니면 굴러가기 힘든’ 대형 신규치과이거나 실력이 부족한 치과라는 뜻이다. 매달 지출되는 광고비만큼 채산성은 떨어지고 그만큼 진료가 부실하기 쉽다. 검색 인터넷상에서 검색되는 내용도 광고와 구분하기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TV나 일간지 등 대중매체에 나오는 내용일수록 고도의 광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용어를 이용한 학술검색 등이라면 좀 더 신뢰할만 하지만, 이를 일반인이 접근하고 판단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주변 지인의 추천과 빅데이터 그래서 결국 주변 지인의 경험 등을 참고로 치과를 결정하게 될 때가 많은데, 물론 의료인이 아닌 이상, 아주 정확하게 치료의 질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한
치료비(수가)가 내려가면 환자는 행복할까? -시장의 복수 최저임금을 올리면 임금 노동자는 행복할까. 얼핏 그럴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 임금은 생산성의 결과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승한 최저임금만큼의 생산성을 내지 못하는 민간 일자리는 오히려 없어지게 되고, 이는 자영업의 쇠퇴와 경기불황으로 이어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 수십 차례의 법 개정과 규제를 가했지만, 최근 수년간 집값은 최고치를 갱신해 왔다. 이처럼 자유시장에 정부가 섣불리 개입하면, 대부분 정반대의 부작용을 일으키기 마련인데, 이를 ‘시장의 복수’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정부가 정하는 보험분야 치료비(수가)를 이에 대입해보자. 치료비가 싸지면 과연 환자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얼핏 들으며 그럴 듯하지만, 치료비가 지나치게 싸면 의료인은 그 진료를 계속할 수 없다. 그 치료비로 임대료 내고, 직원 인건비 주고, 재료·기구·장비도 준비하고, 자기 생활도 해야 하는데, 이익은커녕 파산의 위협을 무릅쓰고 그 업을 계속할 수 있는 의료인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혹자는 의료인의 이기심을 비난할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과연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