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이 성공한 뒤부터 코로나19 대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며 2021년을 상상해 왔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건 없었다. 백신 접종으로 불안감은 일부 해소되었으나 오히려 인도의 델타, 남아공의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바이러스 변종에 의해 전 세계의 위드 코로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정부의 백신 공급이 늦어진 탓에 세계 다른 나라들보다 늦은 11월부터 진행된 우리나라의 위드 코로나는 시행 45일만에 다시 1년 전 상황인 거리두기 4단계로 돌아가게 되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 수가 연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정부가 결국 복귀 카드를 꺼냈다. 정부의 조기 백신 도입이 실패했음에도 빠르게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률을 기록할 만큼 협조를 다한 국민들도 허탈감에 빠졌다. 마스크를 과감히 벗어던진 서구권 국가들과 달리 접종 완료 후에도 마스크를 쓰며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견뎠기에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다. 14일 0시 기준으로 하루 사망자는 94명에 이르렀다. 신규 위중증 환자 수도 19일 0시 기준 1
선천성 기형 중 다섯 번째로 높은 빈도를 보이는 질환이 있다. 구순구개열이다. 우리나라에서 구순구개열의 발생률은 1만명당 11~17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구순구개열 환자의 교정치료는 치과교정 영역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술식에 해당된다. 치조열이 있는 경우, 치아의 결손이 많고, 정상적인 치아의 맹출이 어렵고 치조골 이식술이 수반되는 교정치료를 해야 한다. 경구개열이 있는 경우 술 후 발생되는 반흔 조직 때문에 악궁 확장 치료를 하여도 치료가 잘 안될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환자에 비해 재발이 잘 되고, 안정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구개열을 가진 환자의 경우 수술의 반흔 때문에 상악 성장이 저해되어, 결국 악교정수술을 동반한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각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는 다음 단계 치료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단계별로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치과교정과 전문의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구순구개열 환자는 출생부터 성인기까지 치과교정과전문의 내지는 구순구개열 환자에 대한 치료 경험이 많은 치과의사의 주도 하에 일관된 프로토콜에 따른 적절히 관리를 받아야 한다. 건강보험 중기보장성 강화방안 중 하나로 구순구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와 코로나19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라 갑자기 방역에 비상이 걸리고 방역수칙 단계도 올라갔다. 지난 2년여 동안 힘겹게 방역을 하고 백신을 맞고 방역수칙을 잘 지켰건만, 확진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더군다나 오미크론 변이까지 등장, 환자가 마스크를 벗고 진료에 임해야 하는 치과 의료기관에겐 더욱 더 힘든 일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잠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마스크를 써야하고, 해외여행도 마음 편히 가지 못하니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증)가 염려되기도 한다. 바이러스가 계속 잡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와 정책을 세우고 하는 사람들의 잘못인가? 우리는 백신도 맞고 수칙도 잘 지키지 않았는가라고 원망을 해보기도 한다. ‘과거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경험이라는 것이 쌓여서 그것이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되고 좋은 스승이 될 거라는 말이다. 작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조심하고 사람들과의 모임도 미뤘다. 또 하루에 30명 정도의 확진자만 나와도 마치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지켰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초심은 온 데 간 데
과거 역사 속 인물을 얘기할 때 우리는 그들의 수많은 일화 속에 한 두 가지만 기억한다. 세세한 기억은 역사가나 그들 자손들의 몫일 뿐 대중의 머릿속에는 그리 많은 용량을 담지 않는다. 손기정하면 우리는 마라톤 영웅을 떠올리고, 백남준하면 요란한 브라운관 속에서 시간을 넘나든 미디어 아티스트를 떠올린다. 우리는 단 한 줄 프로필로 그들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평범하게 사는 우리들이야 대중에게 그마저 기억나게 하는 존재는 아닐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진료실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엄한 선생님, 친구같은 의사아저씨 등등 환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든지 한줄 평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잊지 말자는 것이다. 자신이 사람들에게 어떤 한 줄의 평으로 남아 있을지, 최소한 좋은 이미지, 선한 이미지로 남아 있기를 바라자는 것이다. 우리가 속한 이 사회에서 그래도 내가 살다가면서 나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공통으로 좋은 언어로 한 줄짜리 기억이라도 얻어낼 수 있다면 살아온 인생이 그래도 좀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나 사실 그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요즘은 그나마 그런 한 줄의 평을 얻기도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세상이 과거처럼 음미할 시간을 주지 않
1999년 12월 31일. 2000년 새해를 맞이하기 직전에 지구촌의 수많은 사람들은 두려움과 불안에 떨었다. 그 중에는 Y2K로 인한 혼란과 정전사태 등에 대비하여 가정용 발전기 등을 구입하고 생필품을 비축하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혹 발생할지도 모르는 ‘Y2K 가상 시나리오’들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보도하기에 바빴다. 가상 시나리오의 주요 내용들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오작동이 일어나서 전력 공급이 끊기거나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난다 △신용카드와 은행의 전산망이 마비되어 금융 시스템에 일대 혼란이 일어난다 △병원의 의료기기가 오류를 일으켜서 중환자가 사망하고 환자들의 전산기록이 엉망이 된다 등 우리 일상생활의 여러 분야에 걸쳐서 커다란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컴퓨터 오작동으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거나 핵폭탄을 관리하는 컴퓨터가 오작동을 일으켜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한다는 이야기로 종말론까지 나오기도 하였다.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내부 장애로 멈춰선 지난 10월 25일 오전 11시 20분부터 40여분간 대한민국 전국에 대혼란이 일어났다. 온라인수업은 멈추었고, 재택근무 시 업무는 마비되었다. 배달주문,
11월부터 위드코로나가 시행됨을 환영한다. 진작에 했어야 할 것인데 햇수로는 2년 만에 졸업이다. 매일 뉴스에서 보는 확진자수는 전두환 대통령 시대 국보위 소식을 접하는 듯하다. 아예 다른 채널로 돌린다는 사람도 있고, 지겹고 무감각해져서 정말 코로나 실체가 있기는 있는 건가 의구심이 든다는 사람도 있다. 조기암 발견하듯 진단기술이 너무 발전해서 확진자라는 주홍글씨 딱지를 붙여 격리시키는 탓이다. 진술에 의존하는 역학조사와 코호트 격리는 한계가 있다. 국가와 인간과 언론이 병을 우대하고 포장해 확대재생산 한다는 느낌이 있다.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된 바이러스 탓이라는 의심도 여전하다. 늦었지만 정부는 ‘정치방역’ 오명과 누명을 벗은 셈이 됐지만 자영업자들은 큰 희생을 당했다. 이만큼이라도 진정시킨 것은 의료인들의 헌신 덕분이고 국민들의 수동적 수용 덕분이다. 그간 세계 각국의 코로나 대처법을 보면 그 나라의 성격과 국격이 엿보인다. 이번 세계적 사태에서 제일 큰 공헌을 한 국가는 영국으로 보인다. 19세기 대국의 저력이 다시 한 번 재현된 것이며 이미 17세기에 국민들의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나라답다. 최초로 AZ백신을 생산했으며, 위드코로나 정책을 실시
얼마 전 친하게 지내던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지방에서 대학을 나와 바로 굴지의 대기업 연구소에 입사하여 지금껏 대접받으며 다녔는데 귀농을 준비 중이라고 하였다. 퇴직까지 2년이 남긴했지만 그는 벌써 시골에 땅도 사고 집도 사두었다고 했다. 귀농 후 삶에 대한 기대에 들떠 있었고 너무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농사계획까지 하고 있었다. 비슷하겠지만 필자 나이 54세니 퇴직한 친구가 많다. 퇴직…, 사실 우리 같은 자영업자에겐 실감나는 말은 아니다. 시쳇말로 손 안떨릴 때까지 일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번은 집근처에 사는 후배 둘이 저녁을 사겠다고 해서 나갔다. 둘 다 쉰이 넘은 친구들이라 병원도 안정적으로 꾸려가는 지라 여유가 있다. 문득 퇴직에 대해, 퇴직 후의 삶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물었다. 둘 다 아무런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사실 주변에 퇴직을 미리 준비하는 동료를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화수분처럼 병원에 출근하면 돈은 늘 나오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필자 역시 하고 있다. 2020년 국민연금에서 발표한 은퇴 후 1인 한 달 적정 생활비는 154만원이다. 1인 기준으로 은퇴 후 30년을 산다면 5억5,400만원이 필요하다. 부부
100-1=99 100+1=101. 마이클 레빈의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100-1=0, 100+1=200’이라 말한다. 하지만 필자는 ‘100-1는 -∞, 100+1는 +∞’라 답을 쓴다. 1993년 광주에 개원을 하고 1994년 조선치대 치주과 대학원을 다닐 때이다. 1년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교수님의 임상을 observation 하였다. observation을 마치고 치과로 돌아가는 길에 단품전문 식당에 들려 혼밥을 하였다. 혼밥은 언제나 어색하다. 단품만을 취급하기에 식사가 빨리 나온다. 6개월 정도 다녔지만 주인은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식사를 시키고 조금 후에 단체 손님이 들어왔다. 단체 손님 식사가 먼저 나온다. 그냥 일어나 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주인이 “식사가 나오는데 왜? 그냥 가냐?”며 먹지 않은 음식 값을 지불하라고 한다. 한마디 하였다. “내가 저 손님들보다 먼저 왔잖아요.” 그날 점심을 굶었다. 그리고 다시는 그 식당을 가지 않는다. 지금도 그 식당을 가지 않는다. 저자 마이클 레빈(Michael Levine)은 미국에서 저명한 엔터테인먼트 홍보업체인 레빈 커뮤니케이션즈 오피스의 창업자
몇 년 전 딸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잠을 재우고 있었는데 문득 동화책에 있는 개미 사진을 보며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 흔하디 흔한 ‘개미와 베짱이’ 이솝 우화였는데, 힘들게 일하는 개미의 표정이 꼭 내 표정을 보는 것 같아서였을까? 우리는 어려서부터 열심히 사는 게 미덕이라 배우며 자라왔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고 회사에서나 조직에서는 늦게까지 일하는 게 인정받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 날도 환자에 지쳐, 직원에 지쳐 쓸쓸히 퇴근하고 하루 종일 아빠를 기다린 딸아이한테 한 칸 남은 배터리를 소진하며 졸린 눈으로 책을 읽어주다가 갑자기 울컥했었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며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한길만 바라보고 살다가 사회에 나오게 된다. 학생 때는 대부분 우등생이었고 항상 주어진 임무를 열심히 잘 따르고, 인정받고 살았기에 황금빛 미래를 꿈꾸며 사회로 나오지만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몇 번 뒹굴다 보면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린다. 사실 대학에서 배우는 교육은 치과진료를 잘하기 위한 임상교육이 전부지만 사회에 나오면 특히, 개원을 하게 되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그동안 나만 잘하면 됐는데 치과경영이며, 직원관리며, 환자와의 소
지난 2년간 우리는 코로나 정국으로 경영과 방역 등 신경 쓸 일은 많아지고, 환자 수 감소로 경영은 악화되었다. 최근 어느 때보다도 진료환경은 급변하고, 설상가상 이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발 빠르게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와 내역보고 지침에 대한 행정예고를 하였다. 각 의료단체들의 항의와 협상 노력이 있었지만, 결국 9월 29일 비급여 진료비는 국민에게 공개되었다. 의료인들은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의료시장의 혼탁, 의료 쇼핑, 최저가 경쟁 등으로 저질 진료의 양산을 얘기하지만, 이미 각종 소셜미디어, 방송, 신문을 통해 의료 시장의 왜곡은 일어나고 있었다. 이젠 정부가 공식적으로 비급여 진료비까지 안내하니, 그동안 음지에서 시장을 교란시켰던 자들이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활동할 일만 남은 듯하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들은 통제할 수 없는 비급여 항목의 가격과 동향을 파악하여, 이들을 점차적으로 보장성 보험으로 포함시키고자 하는 공단의 포석으로 보인다. 8월 30일 대한치의학회 주관으로 ‘치과 보장성 확대 성과 분석 및 중장기 계획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실시간 중계되었다. 영상 조회 수가 1,60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토탈리콜’의 원작은 당대 미국 최고의 SF 작가이며, 1963년 휴고상 수상자인 필립 K.딕(1928~1982)의 소설이다. 그는 미국의 정치사회적 암흑기였던 1950년대 초중반에 걸쳐, 빨갱이사태(Red Scare, 소위 극단적 반공사상)와 매카시즘(McCarthyism) 등이 횡행하는 비이성적인 시대와 사회를 특유의 맹렬한 필력으로 비판하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영화 ‘Minority Report(2002)’도 그의 50년대 초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크루즈, 콜린 파렐 등이 만들어낸 블록버스터다. 2054년 미국 워싱턴을 배경으로 ‘강력범죄 사전예지시스템’을 통해 잠재적 범죄자를 검거하거나 범죄의 피해를 막는 첨단시스템에 대한 내용이다. 영화는 해당 범죄예방국의 시스템을 세 명의 초능력 예지자들이 매우 과학적으로 보이는 장비들과 기술적으로 연결된 것처럼 묘사하면서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살인사건의 범인과 피살자의 이름을 단순히 나무공에 새기는 이미지를 대비시킴으로써 예측시스템의 비과학적 허점과 무오류에 대한 오만함을 우려하고 있음을 도입부에서부터 느끼게 한다. 내용은 참으로 흥미진진하지만 이 범죄예방
인천의 한 병원에서 인건비를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에게 척추수술을 대리한 것이 밝혀져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관련 의사들에게는 중형이 선고되었다. 생각해보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정의 움직임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부 병원의 일탈이 널리 만연해 가고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여론은 나빠졌고 결국 의협을 중심으로 이뤄져 온 수술실 CCTV 설치의무화 반대 움직임은 동력을 잃고 말았다. 이 논란에서 치과계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며칠 전 단톡방에 레진충전을 치과위생사에게 맡긴 한 치과에 3개월의 영업정지처분이 내려졌다는 이야기가 올라왔다. 치과위생사의 카페에 회자되는 얘기나, 치과기공사의 하소연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치과계에서 위임진료 문제 또한 수면위로 올라와 사회문제가 될 날이 멀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최근 보건소로부터 공문이 왔다. 치과위생사의 법적 업무범위에 대해 명시하고 위임진료를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그 다음날에는 확인전화까지 왔다. 공문의 내용을 위반할 경우 최소 3개월 이상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진다고 하는데, 일상적인 진료 중에 위임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정확히 알고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
임시총회가 끝났다. 다들 알다시피 2021 회계연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이 92%라는 높은 지지로 통과되었다. 반면 31대 임원 불신임안은 부결됐다. 가결 정족수 2표차로 부결됐지만, 대의원 3분의 2에 육박하는 엄청난 지지는 현 집행부에 큰 힘이 되기에 충분했다. 치과계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은 법적소송으로 가는 큰 혼란을 막고 새로 당선된 협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균형을 택했다. 치과계라는 작은 세상에서 어찌 패가 갈려 서로 치고 박고 싸우는지 그 깊은 골까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치협을 믿고 따랐던 수많은 치과의사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싸움의 당사자들이 모여서 맺힌 원한을 풀어야 한다. 전 임원들은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새 집행부는 치과계 미래를 위해서 모든 법적문제들을 덮고,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선입견 없이, 코드인사 없이 새 집행부를 꾸려 하루속히 회무를 정상화해야 한다. 코로나로 동네치과 개원여건은 더욱 악화됐다. ‘치과는 힘든 직장’이라는 과거의 고정관념 때문에 직원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그 여파로 직원 임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게다가
의문의 시작은 지난해 11월 중순 YESDEX에서 개최된 지부장연석회의에서 발생한 협회장과의 논쟁이었다. 필자는 당시 협회장에게 올해부터 의무사항이 되는 개원가의 비급여 진료비 신고를 막기 위해 협회가 나서 가처분 신청이라도 취해 달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 그 다음의 혼란은 설 명절 선물로 배송되었던 생물 붕장어 사건이었다. 붕장어의 납품단가를 둘러싸고 집행부 이사회에서 논란이 되었다는 말에 더 이상의 분란의 여지가 생기지 않기를 희망하는 마음에 별일 아니라는 식의 의견을 지부장 단톡방에 올리기도 했으나, 투서가 잇따르는 등 임원진 내부의 파열음으로 결국 총무이사가 사퇴하고, 회원들의 분노마저 사게 되었다. 취임 첫해였던 2020년 정기대의원총회가 코로나의 영향으로 지부장만 참석했던 비대면 총회로 치러졌기에, 올해 대의원총회는 당연히 대면 총회이겠거니 했는데 협회 임원진이나 의장단은 또 비대면 총회를 원하는 듯 복지부에 개최 가부를 묻는 공문을 보내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2년 연속 비대면 총회는 곤란하다는 지부장들의 의견일치로 코엑스 회의실을 나누어서 4월 24일에 대면 총회로 개최되었는데, 오전의 지부장 회의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사무국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요즘처럼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때일수록 의료인에 거는 기대와 의료인의 중추적인 역할을 국민 모두 염원하고 있다. 이런 시국에 설상가상 내홍에 휩싸였던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박태근 신임 협회장 취임을 계기로 재빨리 정상으로 되돌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초심으로 돌아가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역할론을 생각해 보려 한다. “사단법인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국민보건 향상을 위하여 치의학, 치과의료 및 공중구강보건의 연구와 의도의 앙양 및 의권의 옹호, 회원간의 친목과 복지를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보건복지부 소관 사단법인이다. 설립근거는 의료법 제28조에 의거한다.” 어떤 단체든 그 목적이 설립과 유지의 중요한 의미가 된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그 설립목적을 볼 때 두 가지 양면성을 띠고 있다. 하나는 국민보건 향상을 위한 공익성(公益性), 다른 하나는 회원의 권익을 위한 사익성(私益性)이다. 공익적인 면을 위하여 국가에서는 의료법 28조에 의거하여 협회의 존재를 법적으로 보장한다. 그만큼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 책임감과 의무감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요구할 것은 요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