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 논설위원으로서 마지막 원고를 써내려 간다. 개인적으로는 대구광역시치과의사회장을 시작한 시점이다. 그야말로 정신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매일 계속되는 회의와 함께 결정해야 하는 사안들로 점철된, 여태 느껴보지 못한 고민과 근심으로 가득한 요즘이다. 고맙게도 이 막중한 시기에 필자를 다잡는 화두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몇 년 전, 친한 선배 한 분께서 필자를 위해 지은 호라며 멋진 낙인과 함께 보내왔다. ‘구문(九門)’, 아홉 번째의 문을 뜻한다. 사통팔달(四通八達), 길이 여러 갈래로 통한 곳이란 뜻이다. 사거리나 오거리처럼 여러 갈래로 길이 통하는 곳을 말한다. 즉, 여러 길이 교차한다는 것으로, 교통의 중심지로서 사람들이 들어 번화하기 마련이다. 거기에 하나 더 마음이 통하는 아홉 번째 문을 둠으로써 사람과 사람들 마음을 잇고 마음의 가교를 놓길 바란다는 뜻을 담아 보내온 것이라 했다. ‘사람들이 북적일 수 있는 곳을 만들고 또한 마음도 이어보아라.’ 이 호를 받고 몇 년을 묵혀 그 뜻을 헤아리고 또 헤아려봤다. 아홉 번째 문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회무를 돌본다. 더불어 내 마음도 익어간다. 공자에게도 근심거리가 있었다. 덕을 닦지 못한
3년 전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이란 책을 읽고, 사업에 관해 필자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깼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의원이나 병원을 경영하는 독자라면 꼭 이 내용을 이해하고 실천하길 바라본다. 그 사업이 무엇이든 사업체가 성장을 거듭해 동네를 벗어나 큰길에 들어서면 두 사람이 기다릴 것이다. 한 사람은 수트 차림에 넥타이를 맸고 한 사람은 잠바 차림에 모자를 썼다. 이 두 사람은 경쟁자인 동시에 동업자다. 이들은 당신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적이 될 수도 있다. 수트 차림에 넥타이를 맨 사람은 금융이고, 잠바 차림에 모자를 쓴 사람은 부동산이다. -돈의 속성- 김승호 이 책을 읽었던 2020년은 필자가 개원한 지 12년째 되는 해였다. 그전까지 건물주는 막연한 소원이자 희망이었지만, 잠재의식 속에서는 ‘내가 무슨 건물주야?’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었던 모양이다. 수십억, 수백억을 호가하는 건물을 소유한다는 것은 나와는 너무나 딴 세상 같은 얘기라 한 번도 건물의 시세를 알아본 적도 없었으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개인 사업체나 자영업을 하고있는 대부분의 사장들은 보통 계약 후 임대료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내가 매일 사용하고 있고
작년 3월 전 세계가 보고 있었던 아카데미상 시상식 실황 방송에서 미국 유명 흑인배우가 각본에도 없이 무대 위로 올라가, 행사를 진행하던 또 다른 흑인희극배우에게 손찌검을 하는 장면이 그대로 전달됐다. 언제부터인가 무대에 오르는 주인공은 요즘 말로 뭔가 임팩트 ‘쩌는’ 멘트로 좌중과 시청자들의 박장대소, 참신함, 의외의 느낌, 심지어는 물의라도 일으켜 대중에게 ‘서프라이즈’를 선사해야하는 선례 또는 유행이 만들어져 왔다. 비슷한 예로 여러 경로로 자신을 노출하는 유명인들이나 재벌인사의 특이한 거동(behavior)도 ‘의외’와 ‘서프라이즈’를 갈망하는 대중의 정서적 허기에 맞춰 차려진 밥상과 다르지 않다. 주인공들의 언행이 다소 상식과 보편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는다 싶을 때, 대중은 열광하고 주인공의 ‘대중성’은 높이 평가되며 내내 이슈로 남아 당사자들의 ‘대중’ 여론주목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러한 유행의 물결은 선을 넘어 방파제 너머로 종종 범람한다. 80억명의 사람들이 살아가며 비슷한 사건들이 수없이 반복되다 보면 다 그저 그렇고 별다른 느낌 없는 일들로 퇴색되어 갈 수밖에 없는 데다가, 개개인이 ‘매우’ 특별하고 누구나 노력 없이도 ‘당연히’ 행복해질
얼마 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료인 결격사유와 면허취소 사유를 확대한 의료법개정안, 이른바 ‘의사면허취소법’이 본회의에 직회부 됐다. 2020년 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이 해당 상임위를 거쳐 1년 3개월 동안 법사위에 계류 중이었다가, 논의가 더 이상 진전이 없자 지난 2월 9일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표결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것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강력한 반대 설명을 냈고, 박태근 회장은 삭발식을 거행했다. 의료인 거취와 직결된 문제이니 만큼 많은 회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당연히 이 법안에 반대를 하고 있다. 반대하는 주요 근거는 박태근 회장이 성명서에서도 밝혔듯이 ‘업무와 관계없이 교통사고 등 누구에게나 예고없이 일어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로 인한 금고형 이상 형사처벌만으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명백한 과잉규제’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어떠할까? 정치인들이 입법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정치적 이해관계다. 표에 민감한 국회의원들이 의료인의 주장이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면 이런 입법을 할 수 있었을까? 의료인 면허를 제한하는 의료법개정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조사결과, 개정안을 찬성하는
민법 제259조(가공) ①타인의 동산에 가공한 때에는 그 물건의 소유권은 원재료의 소유자에게 속한다. 그러나 가공으로 인한 가액의 증가가 원재료의 가액보다 현저히 다액인 때에는 가공자의 소유로 한다. 민법에는 가공의 법리가 있다. 치과를 예로 든다면, 임플란트 픽스처를 구매해 치과의료행위로 구강 내 식립과 보철을 했을 경우, 치과의사에게 픽스처 원가를 따지면 안 되는 것이다. 치과의료행위는 민법 259조 가공의 법리에 따라 원재료보다 가치가 급상승한 경우에 속하기 때문이다. 치과의료행위는 물건을 내다 팔거나, 중간유통하는 업종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가공 후 가치가 급상승하는 업종을 보통 ‘전문직’이라 한다. 이러한 전문직은 국가에서 전문교육과정을 거쳐 양산하고 면허를 부여·관리하며, 전문직들은 협회를 창설해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을 가진다. 국가도 이런 전문직이 연루된 정책을 시행할 때에는, 항상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초저가 치과원장님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의 의료행위는 이런 과정을 통해 그 가치가 매겨지는 것이다. 지금 필자는 무조건 진료비용을 높게 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아직 우리는 미국처럼 협회
몇 년 전 필자가 가졌던 의문의 시발점은 ‘춘천지방법원장이라면 기사가 딸린 관용차가 있을 덴테,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을 받고, 그는 왜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춘천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상봉터미널에 내려서 지하철로 서초동 법원단지까지 갔지?’였다. ‘쇼맨십의 달인인가? 아니면 정말 공사구분이 엄격했던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급의 청백리인가?’ 그 의문은 몇 달 만에 자연스레 풀렸다. 취임 이후 공관의 재단장을 위해 4억이 넘는 예산을 무단 이용·전용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공관에는 대법원장 아들 부부가 무상으로 거주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파트 분양대금 마련을 위한 ‘공관 재테크’라는 논란이 일었고, 1년 유지관리비용만 2억원이 넘는 공관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비판이 일자 아들 부부는 결국 1년 3개월 만에 공관을 나갔다. 또 하나의 문제는 아들 부부가 공관에 거주하던 시절은 2018년 초, 며느리인 강 모 변호사가 ㈜한진 법무팀 동료들을 불러 공관에서 만찬을 열었는데, 그 전해 연말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의 조 모 前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한 직후여서 부적절한 모임이었다는 더 큰 논란을
Leo Tolstoy의 단편소설 중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작품이 있는데, 아마 내용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악마가 농부의 욕심을 이용해 그를 파멸시키기 위해 ‘하루 동안에 돌아보는 땅을 모두 주겠다’고 제안했고, 농부는 최대한 멀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려고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가 결국 도착하자마자 죽음에 이르렀다는 내용으로, 과도한 욕심은 스스로를 파멸로 이끈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마라톤이 아테네의 승전을 빨리 알리려고 4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서 승전보를 전하고 죽은 병사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연상되는 소설이다. 필자는 취미이자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헬스와 달리기를 하고 있다. 무거운 역기를 드는 것이 무슨 재미가 있겠나 싶지만, 의외로 역기를 드는 과정이 종종 큰 즐거움을 준다.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리는 운동에서 종종 사용되는 용어 중 Repetition Maximum(RM)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예를 들어 100kg의 역기를 세 번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할 때, ‘나는 100kg가 3RM이야’라고 표현한다. 지난주까지 한 번도 들지 못했던 무거운 역기를 어느 날 갑자기 들어 올렸을 때 상당한 성취감을 느낄 수
지난달 26일 간호법·의료인 면허법 강행처리를 규탄하는 보건복지의료연대 400만 총궐기대회가 여의도에서 개최됐다. 그 후 지난 3일 의료인 면허취소법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 표명으로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의 단식투쟁이 시작됐다. 현행법상 의사면허가 취소된 후 3년이 지나면 다시 의사면허 재교부를 신청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형이 끝나고 나서 3년이 지난 후, 의료면허 재교부 신청이 들어오면 의료인 면허 재교부 심의위원회를 열어 재교부 여부를 결정한다. 2021년 2월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의료인 면허취소강화법)’은 의사면허 취소 후 3년이 지나야 재교부를 신청할 수 있었던 기간을 2년으로 조정하고, 면허를 재교부받은 의료인이 면허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 면허를 취소하고 재교부를 영구적으로 금지한다는 것이다. 변호사와 회계사는 금고 이상의 형이 면허 결격사유지만, 건축사나 약사 등은 관련법 등에 의해 결격사유가 정해진다. 의료와 관련되지 않은 죄를 저질러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받더라도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는 것은 의료인 개인의 생존권 및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잉규제다. 지난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발표를 통해 2020년까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단 선거를 비롯해 각 지부 등도 선거를 마치고, 이제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하게 된다. 새 시대, 새로운 집행부에 필자도 기대가 크다. 새로운 단체장은 좋은 멤버들과 경선에서 승리하며 새로운 발걸음에 많은 기대와 희망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참으로 부담이 가는 시대적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치과계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당면한 과제들이 너무나 많다. 이번 선거에서는 협회장 후보 모두가 비슷한 공약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치과개원의들의 문제인 △초저수가 치과와의 전쟁 △동네치과 매출 증대 △진료영역 수호 △현실적인 구인 대책 등이다. 치과의사들만의 문제 외에도 의료인 면허취소법과 간호법 등 다른 의료연대와 함께 힘을 합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산적해 있다. 선거를 해보면 어느 선거를 막론하고 공약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그 공약을 지키는 것을 기대하며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치과계뿐 아니라 정치계에서도 너무 쉽게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을 많이 봐왔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지키지 못할 듯한 공약을 너무 쉽게 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화장실 갈 때와 갔다 올 때의
선거철이다. 치과계의 리더들이 바뀌는 시간이다. 지난달 21일 서울치과의사회 새 회장이 선출되는 등 각 시도치과의사회의 선거들은 3월이 지나면서 모두 결정이 난다. 일단 각 시도치과의사회 새 회장들에게 앞으로 3년간의 임기 동안 지역 치과의사들을 위해 헌신해 주길 미리 당부드린다. 이번 선거철에 이르면서 이제 5차례(재선거 포함) 치르는 협회장 직선제에 대해 한번쯤 점검해 볼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직선제가 대의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협회와 같이 비교적 작은 권익단체의 장을 선출하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 직선제를 다시 간접선거로 돌아가자는 말은 아니다. 통상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등 국가 지도자를 뽑는 선거를 치를 때면 늘 당만 보지 말고 인물을 봐야 한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정치상황을 보면 여당과 야당 지지자들이 서로 세를 자랑하며 극렬하게 대립하고 자신의 당에서 출마하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만이 최고라는 단편적인 시각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양상은 과거와 현재가 비슷하지만, 오늘날 더욱 심해진 것 같다는 인상이다. 그러면 치과계는 어떠한가.
치과대학 시절 구강진단학 첫 시간의 첫 번째 슬라이드는 진단(diagnosis)의 어원이 dia=through + gnosis=knowledge라는 이야기로 시작되면서 진단이란 알고 있는 지식을 통해서 무언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두 번째 슬라이드는 “진단(診斷)이란 정상적 구조와 기능에서 벗어난 어떤 이상상태 또는 질환을 적절한 진찰, 검사 및 판단 과정을 통해 입증해 내는 임상의의 특수한 의학적 능력이며 기술”이라고 정의된다고 강의를 들었다. 즉 진단을 하는 것은 의사의 경우 의학적 지식을 통해서 이상상태나 질환을 입증해 내는 특수한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의사의 경우에는 한의학적 지식을 통해서 동일한 과정을 시행할 것이다. 다른 이야기 하나를 해 보겠다. 일반인들이 가장 이해가 어려운 글 중에 하나가 법원의 판결문일 것이다. 예전에는 한문이 너무 많아서 읽기가 어렵고 한 문장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읽다가 중간에서 무슨 말인지 잊어버리기도 했다. 심지어는 내가 아는 단어의 ‘선의’는 그 선의가 아니고 ‘악의’도 일반적인 악의가 아니다. 한글로 써 있는 판결문을 받아보아도 흰 것은 종이고 검은 것은 글씨다라고 말할 정도의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
석 달 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 주최, 치협 주관으로 ‘의료인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전문가단체 공청회’가 개최됐다. 모처럼 세 의료인 단체장과 변호사 협회장도 참석한 큰 행사였다. 필자는 치협 윤리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초대장을 받아 참가하여 패널토론 말미 종합토론에서 발언했다. “현재 치협은 자율징계권이 꼭 필요하다. 복지부는 이것을 부여할 경우 치협이 공평하고 정의롭게 사용할 수 있는가 의구심이 있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왜냐? 이미 치협은 13년간 행동으로 증명했다. 비윤리적 과잉진료, 과대광고, 반값 임플란트를 일삼는 네트워크 치과들을 고소·고발하여 대법원 유죄판결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형평성 문제다. 변호사, 회계사 등은 자율징계권을 부여하고 유독 의료인들만 주지 않는 것은 문과, 이과 차별이다. 치협은 역량이 있다. 아비가 제 자식을 못 믿으면 어떡하나? 치협은 국민의 구강건강 제고를 위해 공리주의, 부권주의적 철학으로 운용할 능력이 있으니 꼭 부여해달라”는 요지였다. 뜻밖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발제한 김준래 변호사는 치협 고문변호사답게 자율징계의 장점(비례원칙의 관점)과 담보조건들(공익성, 공정성, 개방성, 투명성,
선거의 계절이 왔다. 네 명의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후보가 부회장후보와 함께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얼굴을 알리고, 열정과 패기로 가득한 모습이다. 오늘은 모임에서 나온 당부와 부탁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어쩌면 모든 회원들이 한결같이 원하는 것이기도 하리라 생각한다. 첫 번째, 정책이 정치가 돼선 안 된다. 정책이 사유화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려는 수단 혹은 다른 비판세력을 제압하는 데 쓰인다면 정치가 된다. 이슈를 만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건전한 정책과 치우치지 않고 융화하려는 마음이야말로 지금 필요한 자세다. 힘으로 얻어진 것은 머지않아 쇠퇴하기 마련이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얻어 정책을 세우고, 순수한 열정으로 이를 추진해 나가길 바라본다. 네 명의 회장후보 모두가 정치를 하기 위해 출마한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두 번째, 소위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패거리 문화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것이다. ‘회장후보 네 명이 원팀을 만든다면 치과계의 어벤저스가 되지 않을까?’하는 상상도 해봤다. 이 좁은 치과계에서 계파가 나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필자는 바이스 제도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정책선거가 되기 위해선 어느 동문 몇 표를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지금 내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 딜런은 이제 막 6살이 됐다. 로건은 3살, 클로이는 겨우 18개월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것을 믿어왔으며,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모든 여정을 알려줬으면 한다” ‘마지막 강의’의 저자 랜디 포시는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을 가르쳤으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연구자다. 그는 종신교수로 재직하던 중, 2006년 9월에 췌장암 진단을 받게 된다. 당시 이미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정돼 2007년 여름 교수직을 사퇴한다. 암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음에도 그는 같은 해 9월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고, 이 강의 녹화본이 인터넷 등으로 퍼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많은 감동을 안겨준 그의 사연은 ‘마지막 강의’라는 책으로도 출간돼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랜디 포시는 이후 건강 상태가 더욱 악화돼 2008년 7월 25일, 만 4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009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딸이 ‘마지막 강의’를 선물해 줬다. 처음 이 책을 읽고 난 후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꺼내 몇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구정 연휴 마지막 날이다. 올초에 원고 부탁을 받은 후 3주 동안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글을 써내려 간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새해 첫날 다짐했던 결심들이 흐린 기억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던 때, 바로 찾아온 음력 1월 1일 또한 사흘이 지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결심만 하고 실행을 못할까? 얼마 전 읽었던 뇌와 인지과학 분야 저명 학자인 개리 마커스의 저서 ‘클루지(Kluge)’에 따르면, 인간은 새로운 도전을 꺼리도록 진화했다고 한다(클루지(Kluge) :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 개념은 ‘진화의 관성(evolutionary inertia)’이다. 인간의 진화는 완벽한 체계를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에 계속 ‘땜질’을 해가는 속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개리 마커스는 인간의 마음이 세련되게 설계된 기관이라기보다 ‘클루지’, 즉 서툴게 짜 맞춰진 기구라 주장한다. 생존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방해받는 진화의 법칙, 즉 진화의 관성 때문에 우리들의 마음과 세계는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과거 원시시대에는 새로운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