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검색엔진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의대생 성폭행’은 어이가 없는 사건이었다. 성폭행이든 성추행이든 상식적으로 6년을 같이 지낸 급우에게 저지른 일이라고는 믿기 어려웠고, 이 사건 후에 한 공간에서 기말고사를 같이 치르게 한 학교의 처사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한 배우는 자신의 트위터에 “괴물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며 질타했다. 가해자들의 출교를 원한다는 청원에 동참한 네티즌은 만 명을 넘어섰다. 이 사건에 보이는 많은 사람의 관심은 의사에 대한 대중들의 시각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부정적인 의미에서는 평소에는 열심히 하고 잘해도 칭찬 한 마디 없다가 무슨 일만 터지면 너도나도 ‘사회지도층’이 어쩌고,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하면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른바 ‘뒤통수 때리기’ 심리다. 어쩌면 이 사건이 다른 학교의 다른 학과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면 이번처럼 큰 이슈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보다는 국민 대다수가 말없이 보여준 의사집단에 대한 신뢰를 배반하는 행위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라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국민은 의사나 치과의사들을 믿고 자신의 건강과 목숨을 맡긴다. 이 신뢰는 단순히 기술적이고 지식적인 부분뿐 아니라 도덕적인
서울시치과의사회는 매년 6월 9일이면 어김없이 ‘치아의 날’ 행사를 하고 있다. 올해도 각 치과에서 시행하는 무료 구강검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구강건강 교육, 그리고 사회복지 시설을 방문하여 하는 무료 검진 및 상담활동이 계획되어 있다. ‘치아의 날’이라는 명칭은 1992년부터 사용되었지만, 그 시작은 1928년 한성치과의사회의 ‘충치예방의 날’ 제정으로 올라간다.치과의사에게는 365일 하루하루가 모두 국민의 구강보건을 위하여 봉사하는 날이지만, ‘치아의 날’은 이 노력을 대표하는 가장 큰 공식행사이다. 그리고 이 행사는 국민의 구강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일 것이다. 이 국민의 관심은 건강과 직결되고, 치과의 내원환자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 이유에 개원의는 이 행사의 가장 일선에 있으며 주체가 되어야 한다.그러나 원래 그랬는지 아니면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치아의 날’이 개원의들과 대상이 되어야 할 일반대중에게 외면받는 집행부만의 행사처럼 진행되는 것 같다. 국민 대다수는 그런 날이 있는지도 모르고,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개원가에서 ‘무료 구강 검진’에 참여한 환자의 숫자는 미미한 것으로 추
난세의 사전적 의미는 전쟁이나 무질서한 정치 따위로 어지러워 살기 힘든 세상이다. 그리고 난세의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하는데 역사적으로 중국 고대사의 대변혁기에 해당하는 B.C. 770~221년의 500년간을 말한다. 이 시대에는 영웅호걸도 많았지만, 사이비 종교나 신비주의를 내세워 양민들을 현혹하는 무리도 많았다. 그중 도교를 내세워 신나라를 건국하였던 왕망은 15년 만에 부하의 쿠데타로 멸망한다. 왕망과 비슷한 인물이 우리나라에서는 궁예인데, 그는 어지러운 나라를 구한다며 자신을 미륵불이라 칭하며 자기의 지위를 합리화하고, 백성을 괴롭히고 부인과 아들을 죽이는 폭정을 하다 부하인 왕건에 의해 쫓겨나 도망하다 죽는다.최근에 치과에 보내진 황당한 전단은 어이가 없음을 넘어 육두문자가 튀어나올 지경이다. 여기에 전화를 안 하면 “환자도 없고, 부채는 늘고, 직원은 떠나고, 치과도 망하고, 가족도 떠나고…” 란다. 도대체 어떻게 “빚도 갚고, 직원도 관리되고, 환자는 바글바글” 해줄 것인지 궁금해서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는 받지도 않는다.치과를 운영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치과의사가 치과 운영에 경영마인드의 필요성을 가지게 되면서 치과계에는 여러 컨설
의료정보는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정보다. 최근 20년간 인터넷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일반인들의 의료정보의 대부분은 인터넷을 통해 얻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전체 검색어의 30% 가량이 의료나 건강관련 단어라는 통계가 있다. 한국 검색서비스인 Naver.com의 NHN는 매일 15만 건 이상의 치과 관련 검색이 이뤄진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게시물 작성이 손쉬운 인터넷의 특성상 다양하지만 검증이 안 된 정보 제공자들이 등장하면서 그 정보의 질적 수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60여 명의 의사들마저 환자들의 시선을 끌 목적으로 허위 정보를 인터넷에 올렸다가 사법처리 대상에 올랐고, 치협도 이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치과병원이나 의원이 개설한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정보를 정확하고 정직한 정보라고 믿는 일반인에게 일부 이들 정보가 과학적 근거가 없거나 비윤리적이라는 사실을 알리기에 마땅한 방법이 없다. 더욱이 인터넷과 인터넷 서비스의 발달로 홈페이지는 물론 카페나 클럽, 블로그를 사용한 마케팅은 이제 구식이 됐다. SNS(Social Networking Service)가 인터넷의 새로운 강자로 나타나면
최근 농협 전산망이 해킹돼 은행 업무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현대캐피탈 고객정보도 해킹돼 42만 명의 신상정보와 1만3천여 명의 대출 계좌 및 비밀번호가 유출됐다. 일본 소니사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와 소니 온라인엔터테인먼트(SOE)의 해킹 사건으로 전 세계 1억 명 이상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도 있었다. 2008년 1월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인 옥션도 1천만 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돼 13만 명으로부터 집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고, GS칼텍스와 하나로텔레콤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집단 소송으로 이어졌다.정부는 개인 정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 9월 30일부터 ‘개인정보보호법’을 발효한다고 한다. 치과는 환자의 인적정보는 물론 진료정보가 이 법의 대상이 된다.전산화된 정보는 물론이고 수기로 기록된 정보나 자료도 모두 보호 대상이다. 이 법은 개인의 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하거나 유출하거나 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에 대하여 최대 5천만 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한다.미국은 의료정보 관리와 관련하여 매우 엄격하고 강력한 HIPAA(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라는 법
막장드라마가 인기다. 막장드라마는 교통사고, 기억상실, 비윤리적인 부부나 연인관계, 출생의 비밀을 가진 얽히고 설킨 등장인물들과 신데렐라적 요소까지 더하여,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뻔하고도 극단적 상황 설정을 속도감 있게 전개시킨다. 등장인물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욕망을 간단하게 밟아버린다. 이들 드라마에는 심각한 생각을 할 여지도 없다. 한 회 한 회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황당한 설정이 자극적으로 전개될 뿐이다. 최근의 미국 모 학회의 회원증 위조 사건을 접하며 막장 드라마가 떠올랐다. 읍소하며 저가진료를 하는 회원은 양반이다.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라며 배째라는 원장,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치료비 덤핑, 직원의 계획대로 진료하는 의사, 사무장 병원, 면허증 대여, 바가지 진료비, 비상식적 진료, 날림 보철물 기공소 거래에 이제는 회원증까지 위조한다. 어쩌면 이를 선택한 그들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더 이상 생각할 여지도 없었을지 모른다. 한편 그들에게 화가 나지만 한편으론 측은함에 가슴이 먹먹해 온다.19세기까지 치과의사란, 장을 떠돌며 이나 뽑아주던 tooth drawer였다. 한국에서 치과의사 면허가 시작된 것은 1913년이지만 60년대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우물 파 물 마시고 밭 갈아 내 먹으니/임금의 도움이 내게 무엇이 있다더냐” 이것은 중국 태평성대인 요순시대의 널리 불려진 ‘격양가(擊壤歌)’의 가사이다. 아마도 요즘 한국의 많은 치과의사도 이런 노래를 간절히 부르고 싶을 것이다. 대통령이 누구이고, 협회장이 누구인지 몰라도 열심히 진료하면 병원 운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대에 살고 싶을 것이다.지난달 23일, 대의원 투표를 통해 치협의 새로운 회장단이 꾸려졌다. 김세영 당선자는 임상경험과 실무경험 그리고 추진력에서 개원의는 물론 한국 치과계를 이끌어 가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춘 인물이다. 이 시대는 협회장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 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당선자 공약 중 처음에 나오는 동네치과를 살리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공약처럼 불법덤핑 네트워크치과를 척결하는 것이 최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물론 지금 문제가 되는 몇몇 네트워크 치과가 가장 시급한 목표일 것이다. 하지만, 차제에 이들 네트워크가 활기를 치게 된 배경과 치과계의 체질개선이 필요한지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제방도 개미굴 때문에 무너진다고 했다. 겸손한 시각으로 보면 과거에도 있었던 몇몇 치과의사들의 비
요즘 치과의사들을 만나면 듣는 공통적인 말이 있다. 직원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서울은 조금 여유(?)가 있다지만 그래도 지하철역에서 좀 떨어졌다 싶으면 아예 전화로 위치만 묻고 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나마 교통여건이 좋아 면접을 온 경우도 언제부터 근무가 가능하냐고 하면 ‘좀 생각해 보고 연락드릴게요’ 라는 대답을 듣는 것이 이제는 아주 당연하단다. 지방은 아예 씨가 말라서 면접 오는 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원하는 임금으로 고용한다고 한다.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2011년 치과의사 면허자는 총 26,226명이다. 2008년에 면허자 23,912명 중 현업종사자가 19,878명인 것을 비추어 추산하면 2011년 현업에 근무하는 치과의사는 22,000명으로 추산된다. 치과위생사 면허자는 2011년 기준 47,733명이다. 이 중 현업종사자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많은 치과위생사가 결혼을 전후로 현업에서 떠나는 것과 간호사의 경우 면허자의 43%가 현업에 있는 것을 고려하면 약 22,000명이 현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즉, 치과의사 1인당 치과위생사의 수는 약 1명이다. 그러나 여러 통계에 의하면 1인의 치과의사는 2.5~3.4명의 보조
의료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 중 치과의료전달체계 확립과 관계된 내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본격 시행된다. 통과된 개정안은 치과전문의제를 바탕으로 한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인 정기 신상 신고제, 그리고 자율징계요구권이 그 요지이다. 전문과목 표방과 관련해 표방의원이 전문과목만 진료를 해야 하는 조항은 치과의료기관 전문 과목 표방금지 조항이 풀리는 201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전문의 제도를 통하여 전문과목만 진료하는 것이 정착되면 치과에도 의료전달체계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 의료전달체계가 의과의 잘못된 전달체계를 계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의과와 달리 치과는 전문의만 있었지 의료전달체계의 개념이 없다. 1차 기관과 3차 기관의 명확한 정의도 없다. 진료비 차이도 없다. 진료의 범위도 제한이 없다. 그러다 보니 수련도 인기 임상과만 지원자가 몰리고, 규모가 작은 대부분의 수련병원은 아예 인기과 수련과만 있다. 의과의 경우도 부분적으로 그렇겠지만 치과의 경우도 수련병원은 수련의 제도가 고급인력을 저가에 고용하기 위하여 활용된 부분이 분명히 있다. 전문의 제도를 기초로 한 단계적 의료전달체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와 원전 사고는 일본에 큰 시련이 되고 있다. 고통받고 있는 일본 국민을 보면 눈물이 나온다. 과거사야 어찌 되었든 아시아의 많은 국가가 일본을 돕겠다고 하고, 우리나라의 민간인 모금액도 350억 원이 넘었다.이런 극한 상황 속에서 일본인들이 보여주는 질서와 침착한 모습은 모두의 감탄과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본 국민은 정말로 각자의 자리에서 잘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언론은 이를 지휘하는 정치인의 리더십에 큰 의문을 가진다. 일본 총리는 원전지역을 헬기로 한차례 보고 간 것이 다였고, 그나마 총리가 시찰 오는 바람에 응급조치가 지연되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관료들은 매뉴얼만 뒤적이고 있어 구호물자는 아직도 원활한 전달이 안 되고 있다고 한다. 평온한 시절 일본 내각의 리더십은 큰 문제가 안 되었지만, 범국가적인 위기상황에서 현 내각의 리더십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한 일본인 교수는 일본 내의 ‘제3의 개국’ 문제에 대한 논의를 국내 모 일간지에 기고하였다.시각을 돌려 우리 치과계를 보면 치협 회장에 출마하신 세 분 모두 한결같이 불법 행위를 하는 일부 네트워크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공약으로 하고 있다. 시도지
최근에 보는 드라마 중에 ‘마이더스’가 있다. 돈을 향하여 불나방처럼 돌진하는 김도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들인데, 주변인물로 김도현의 아버지 김태성이 있다. 김태성은 일확천금을 꿈꾸며 도현과 도현의 어머니를 버리고 금광을 찾아 전국을 떠돈다. 그런 아버지 덕분에 김도현은 아버지 없이 자랐고, 성장해서는 아버지를 미워하며 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들은 모두 일이 잘못되어 교도소에서 만나게 되고 이들은 이곳에서 부자의 정을 느낀다.최근 서울대치과병원 관악분원 설립에 대한 목소리들이 커지며, 서울대치과병원과 치과의사들의 모습에 드라마 ‘마이더스’가 중첩되었다. 학교는 학생들을 4년 혹은 6년 동안 필요한 지식만을 가지게 하여 졸업시킨다고 끝이 아니다. 학교와 졸업생의 관계는 부모와 자식과 같은 관계에 가깝다. 학교는 동문들이 졸업해도 그들이 개원은 잘 하고 있는지, 힘들어 하는 것은 없는지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여야 하고 또, 동문은 자신의 모교가 무엇이 어려운지 후배들에 대한 교육은 잘 되고 있는지 관심과 애정 그리고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다. 이 세상의 어느 부모가 자식들보고 키울 만큼 키워놓았으니 이제부터 너와 난 모르는 사람이
최근 한 동굴 탐사 모험 영화의 대사에서 주인공은 죽음의 그림자가 덮쳐오는 순간 동료들에게 냉정한 이야기를 한다. 그 대원들 전체가 죽는다 해도 당사자들에게는 큰일이겠지만 자연 앞에서는 작은 먼지가 잠깐 지나가는 것 정도라고 담담한 태도로 말한다. 인간의 존재는 실상 푸념에 가까울 정도로 보잘것없다는 것이고 신(神)도 개입하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 인간의 표적이란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몹시 미미한 흔적일 뿐이라는 고백이다. 결국 짧고 긴 시간을 흐르며 지나는 먼지 같은 일상(日常)이 실상 인간 존재인 것이다. 설령 세상에 드러나 주목을 받아도 무수한 유전자의 하나 정도로 유구한 흐름 속에 셀 수 없는 기억을 뒤로하고 떠돌이 생을 마치고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우리가 잘 아는 노래 중에 ‘먼지가 되어’라는 곡이 있다. 요절한 김광석이 불러 유명세를 타기도 했지만 가사 내용 이상으로 그 노래를 부르는 여러 가수는 제목에 심취되었다는 추측을 하게 한다. 뒤집어 보면 사람들은 누구나 스스로 존재에 대해 먼지 같은 의미를 떼어내지 못하고 사는 것이고 끝내 먼지가 되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 우리는 거대한 쓰나미에 맥없이 밀려가는 문명의 이기들을 보았다. 엄
이웃 나라 일본이 자연재해로 허덕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방사능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인데 재난에 처해있으면서도 도움조차 쉽지 않은 터라 고립의 장벽이 쳐진 형국이다. 서로 가깝고도 먼 나라 그리고 애증이 역사와 핏줄 속에 얽혀 편하게 대하지 못하면서도 한편 한류에 열광하고 우리는 선진의식을 못내 아쉬워한다. 설령 종교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고 과거사 잣대로 들이대 보기도 하지만 인간이란 상황의 존재이므로 결국 우리는 모두 안타까움과 탄식을 금할 수 없다. 나아가 그들이 원했던 대륙의 관문, 이 땅에서 우리는 바다 건너 멀리 인류애와 공존의 둘레로 달래며 시간의 치유를 기다릴 뿐이다. 지난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 우리는 셀 수 없는 가축들을 이 땅에 생매장시켰다. 전염 방지를 위한 극단적 조치였다고 하지만 가장 비정한 방법으로 고통스럽게 축생들의 생명을 난도질한 것이다. 말로는 자식 같다 하면서도 끔찍한 비명을 정책으로 덮어버리고 얼마의 보상금으로 잊고 돌아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구제역으로 직접 죽은 소가 몇 마리인지 의문을 갖는다면 감염의 결과와 감염의 과정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상식이 이 나라에서는 오래전에 사망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인생이 짧다지만 하염없이 길기도 하고 또 지나고 보면 일장춘몽 같아 참 어렵고도 허무하다 한다. 젊은 청춘은 불같은 정열이 앞을 가려 그 소중함을 모르지만 뒤늦은 후회로 다시 돌려놓을 수도 없다. 들의 풀과 같고 잠시 있다 사라지는 안개 같은 우리는 살며 예측하던 중의 한번은 반드시 영원으로 떠나야 한다. 돌이킬 수 없는 이별에 앞서 우리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경험하기도 하고 연습도 한다. 자의적이건 타의적이건 특히 치열한 이 도시의 현실에서는 언제나 작은 틈만 보여도 분리의 작업이 시작된다. 그것이 직업에서의 절망적인 퇴출이 되기도 하고 또는 식상해 버린 일상에 대한 스스로의 다른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이곳은 떠남이건 떠나보냄이건 간에 냉정하면서 또한 너그럽다. 그래서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라는 말도 있고 정상에 있을 때 떠나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가장 어려운 선택 중의 하나는 사람이건 아니건 삶의 인연에서 끊어내고 떠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런 큰 이별은 일생의 사건이므로 그나마 작은 일조차 만들지 못하면 평생 후회 아닌 후회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얼마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작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개개인들이 스스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폐쇄적 의미의 고전적 자유주의가 새로운 양상으로 발전한 오늘날 신자유주의는 세계화의 미명아래 여러 나라의 절대적 빈곤의 감소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 그럼에도 신자유주의는 이미 실패의 징후를 지구상 곳곳에서 다분히 드러내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결과에 있어서도 심한 비판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이 신자유주의의 흐름은 때론 미국의 네오콘적 정치유형에 가까운 특정 분파의 한시적 자본주의로 정의되기도 한다. 특히 이런 상업주의 방식은 실제로 자본의 축적과 확대를 위해 세계 여러 국가를 공격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극대 이익을 추구하며 영향을 끼친 곳마다 국가 내에서 그리고 국가 간에도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던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의 자본 이데올로기는 도덕이 거세된 괴물같이 오직 부의 확충만을 목적으로 복지제도 마저도 먹어치우는 탐욕을 과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대표적 위험의 예로 스타벅스 카푸치노의 거품에 비교되기도 하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규모는 각 나라에 있는 이 커피매장의 숫자와 비례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음식점보다 흔한 다양한 커피전문점들의 숫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