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교황’, 이 영화는 지난 4월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의 전임 교황이었던 베네딕토 16세 교황 사이의 실제 이야기에 기반을 둔 영화다. 두 교황은 가톨릭 내부에선 각각 ‘진보’와 ‘보수’로 성향이 전혀 달랐다. 보수적인 가톨릭 전통과 교리를 고수하던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13년 파격적인 선택을 한다. ‘고령’을 이유로 종신 교황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가톨릭 역사상 600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당시 교황의 선택은 사제들의 성추행 추문으로 위기를 맞고 있던 가톨릭교회를 살리기 위한 용기였다는 외부적인 평가를 받았다. 영화에서 베네딕토 16세는 혼자서 모든 책임을 감당하기엔 너무 늙었고, 너무 지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교황 앞에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될 사람이 나타난다. 당시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이었던 베르고글리오는 베네딕토 16세와는 전혀 성향이 달랐다. 교회는 변해야 한다고 믿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교회를 꿈꾸는 사제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때로는 부딪히기도 하지만 어떤 순간부터 정말 인간적으로 서로를 대하기 시작한다. 서로 대화하면서부터 두 사람은 누구
지난해 겨울, 난생처음 소장(訴狀)을 받았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법원에서 발송된 두툼한 등기서류에 인쇄된 ‘피고인 박용호’가 생경하게 보였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그동안 내 자리 하나 못해놓고 뭘 했나 자괴감도 든다. 10년 전부터 재건축 정보가 돌더니만 조합에서 영업배상 감정평가를 거친 후 퇴거 시한을 지정해 압박한다. 그 기한 내에 나가면 명도소송을 취하한다지만 불쾌함은 어쩔 수 없다. 변호사 사무장이 자기네 맡겨주면 배상액도 늘리고, 퇴거기한도 연장 가능하다고 권유해서 솔깃하기도 했다. 착수금 400만원에 기본 6개월 연장 시 성공보수 400만원이란다. 주변에 이미 철거 후 건축이 시작된 곳도 있고 군데군데 공가처리 된 상가와 출입금지 표지로 썰렁하다. 단골 환자들도 치과가 어디로 가느냐, 언제까지 하느냐며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차제에 쿨하게 은퇴하고 봉사할까? 5년 전 출판기념회를 하며 70세까지만 하자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절묘하게 그 시점이 재건축 돌입과 딱 맞은 것이다. 막상 내 문제로 닥치니 생각이 많아졌다. 선배들께 자문을 구하니 여행과 취미로 노는 것도 힘들고, 아직은 아까우니 좀 더 해보란다. 한 동기는 본인이라면 그만둔다고
1945년 9월 2일 일본 도쿄만 해상의 미국 전함 미주리호 선상에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알리는 일본의 항복 문서에 서명했다. 근대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의 하나인 그 자리에서 맥아더 장군이 사용한 만년필은 오렌지색 ‘파커 듀오폴드’였다. 이날 함상의 녹색 테이블 위에서는 역사적인 만년필의 향연이 펼쳐진다. 먼저 일본 측 시게미쓰 마모루 외상과 우메즈 요시지로 사령관이 서명에 나섰다. 두 사람은 데스크 펜을 외면하고 만년필로 서명했다. 이어서 연합군 대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테이블 앞이 앉았다. 그는 주머니에서 만년필을 한 움큼 꺼내더니 두 권의 항복 문서에 사인해 나갔다. 처음 사용한 두 자루는 뒤에 서 있던 미군과 영국군 장교에게 건넸다. 이어 두 개의 펜으로 추가 서명한 뒤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듀오폴드 오렌지 만년필을 집어 들었다. 아내인 작가 진 맥아더가 20년 동안 사용한 펜을 빌려와 서명식의 대미를 장식한 것이다. 1945년 연합군 총사령관 아이젠하워 장군이 나치 독일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협정에 사용한 만년필도 ‘파카 51’이었다. 1990년 10월 3일 동서냉전의 상징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그 날, 서독의
언제나 양극단은 환영받지 못한다. 그것이 이념이든 정서든 간에. 보통사람들의 생각에서 벗어난선동을 여론이라는 형태로 조작한다고 해도 곧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특별하게 집단지성을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이 사회를 지탱하는 상식과 양심이 적절한 시기에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양극단이 아닌 중간, 중도, 중립만이 최고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기계적 중립을 앞세워 아무것도 관여하지 않는 것이, 어느편도 들지 않는 것이, 저항해야 하는 때에 침묵하고 있는 것이 이 시대 시민의자세는 아니다. 복잡다단한 사회현상에는 그 어느 곳에선가 평형과 안정을 이루는 균형추가 필요하다. 사고의 편향을 조정해 주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교사의 권위와학생의 인권에 관한 논란에 대해 생각해 보자. 만일 한쪽에게 일방적인 권한을 준다면 부작용을 부를 것이다. 왕처럼 군림하는 교사의 횡포도, 수업현장에서 교육자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학생을 방관하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따르는데, 자질 없는 교사의 퇴출과 학습권을 침해하는 학생에 대한 처벌, 그리고 학부모의 부당한 간섭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교권 확립에 방점을 두면 지금과 같
정치에서 상대에 대한 비판은 정치적 경쟁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책이나 발언이 다른 정치인과 갈등을 유발할 때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곤 한다. 이러한 비판은 때로는 정당한 의견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정치적 경쟁에서 전략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정치는 ‘누구 때리기’에 학습 효과가 있다. 직전 대선 정국에서 개인에 대한 비판이 심해질수록 후보로 거론되며 주가가 올랐고, 검찰총장 사임 후에 대선주자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누구 때리기’에 집착하는 정치적 갈등에 대다수 국민은 관심도 없었고, 길어지는 갈등과 정쟁에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미국 트럼프 2기 출범 3개월, 충동적인 관세 폭탄으로 전 세계는 예측불허의 혼돈에 휘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지르고, 아니다 싶으면 ‘유연한 대처’를 내세워 뒤집거나 미룬다. 그렇다고 뒤집거나 물러선 것은 아닌 ‘미치광이 전략’이라고 한다. 이런 혼란이 이어지며 우리나라 경제는 큰 파도에 맡겨진 배처럼 휘청이고 있다. 4월 22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전체 식당의 절반은 직원을 쓰지 않고 사장 혼자 근
‘해보면 안다. 해보지 않으면 평생 모른다.’ 열혈 만화가로 유명한 시마모토 카즈히코의 자전적 만화 ‘울어라, 펜’의 제일 유명한 대사다. 만화가인 주인공이 만화학과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러 갔을 때의 에피소드다. 학생들이 만화가가 되기보다는 만화를 잘 그리는 테크닉에 관심이 많은 것을 두고 너무 많은 준비만 하다가 정작 프로로 데뷔를 못 하고 실력 좋은 아마추어로 남는 것을 경계하며, 일단 데뷔한 뒤 실력은 다듬으면 된다고 일갈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는 수많은 도전과 마주하게 된다. 관혼상제와 같은 개인사에서 큰일들은 더욱 그렇거니와, 작은 일조차도 선뜻 첫걸음이 떼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젊은 치과의사들이 연차가 쌓여 개원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제 슬슬 강호로 나가 내 병원을 차리고 싶은데, 개원하려고 보면 입지 선정부터 시작해서 ‘경영의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싶은 불안감이 엄습하게 된다. 하지만 정작 또 해보면 좌충우돌 우당탕탕 하면서도 어떻게든 넘기고 버텨내면서 적응하는 게 개원의의 삶이기도 하다. 개원을 먼저 해본 입장에서는, 이제 개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후배 치과의사들이 과거 우리가 했던 것처럼 그 첫발을 내딛고 개원
SIDEX 2025(서울시치과의사회 창립 100주년 기념 2025 국제종합학술대회 및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가 사전등록을 오픈했다. 올해 SIDEX는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접근성이 뛰어난 서울 코엑스에서 사흘간 개최된다. 개최 장소인 코엑스는 서울 강남구 교통의 요지에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코엑스몰 같은 쇼핑몰과 많은 맛집, 주차시설이 충분하여 모든 치과인이 SIDEX 2025를 방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할 것이다. 올해 4월은 118년만에 늦은 봄눈이 내리고 눈비와 함께 바람까지 거세었던 악천후였지만, 이번 SIDEX 기간은 절기상 단오이며 1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인 천중절이어서 행사를 즐기기에 완벽할 것 같다. 천중절은 더운 여름을 맞기 전의 초하(初夏)의 계절이며,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이기도 하다. 대대로 단오의 여러 행사는 벽사 및 더위를 막는 신앙적인 관습이 많고, 더운 여름을 잘 지내기 위해 신체를 단련하는 씨름과 그네뛰기 등의 민속놀이가 있다. 집단적인 민속 행사로는 마을의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등 공동체 의식을 이루는 축제를 벌이기도 하였다.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 창립 100주년은 그 의미가 남다르
영국의 젊은 아더왕은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야만 하는 처지였다. 1년 동안 주위의 현명하다는 사람들에게 알아보았으나, 신하들은 북쪽의 늙은 마녀만이 그 답을 알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마녀는 아더왕의 원탁의 기사 중에서 가장 용맹하고 용모가 수려한 거웨인과 결혼하는 것을 요구하였고, 다행히도 거웨인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마녀가 답하기를,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자신이 주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 답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감탄하였고, 아더왕은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한편 추한 마녀와의 첫날밤으로 긴장했던 거웨인에게 의외로 아름다운 미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미녀는 자신이 추한 마녀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거웨인이 자신을 진실로 대하면서 아내로 인정했기에 감사의 보답으로 삶의 절반은 추한 마녀로 존재하고, 나머지 절반은 아름다운 미녀로 존재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낮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밤에 미녀로 있기를 원하는지를 거웨인에게 선택하라고 하였다. 거웨인은 여러 가지 생각으로 고민을 거듭하다가, 그녀에게 직접 선택하라고 하였다. 그러
‘빵과 장미(Bread and Roses)’라는 표현은 1911년 미국 시인 제임스 오펜하임의 시에서 유래됐다. 이후 1912년 미국 로런스 섬유 노동자 시위에서 ‘장미’는 인간답게 살 권리, 즉 인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당시 여성 섬유 노동자들의 시위 구호는 “우리에게 빵을 달라, 그리고 우리에게 장미도 달라(Give us bread but give us roses)”였다. 여기서 ‘빵’은 낮은 임금에 시달리며 생존을 위협받던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을 의미하고, ‘장미’는 인간답게 살 권리, 즉 인권과 참정권을 상징한다. 이처럼 ‘빵과 장미’는 노동운동과 여성인권운동을 대표하는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이는 ‘세계 여성의 날’의 시작이 됐다. 당시 미국 여성 노동자들은 앉아 쉴 공간조차 없는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하루 12~14시간씩 일해야 했으며 임금은 남성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인간의 기본 권리인 투표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시대였다. 이러한 차별과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빵과 장미’로 대표되는 변화의 물결을 일으켰다. 헌법재판소가 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전원 일치로 인용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헌정사상 두 번째로
지난 3월 22일, 서울시치과의사회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했다. 회의장을 가득 채운 대의원들이 치과계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특히 일반의안 심의 순서는 서울지역 치과개원의들의 민심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초저수가 덤핑치과, 불법 과장 광고, 경영난 해결 등 개원의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그중에서 미가입회원 문제에 관한 안건 진행 중 나온 한 젊은 대의원의 이야기가 유독 필자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협회에서 회원들에게 해주는 것이 없는데 왜 회비를 내느냐?” 이 말은 해당 대의원 본인의 생각이 아니라 주변의 미가입 원장들로부터 받은 질문을 총회장에서 전달한 것이다. 덧붙여 이러한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도 했다. 정말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 그리고 구회의 활동들이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치과의사 단체는 단순히 치과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의료계 전체와 국민 구강건강을 위해 활동하는 조직이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치과의사 회원들의 권익 보호와 관련되어 있다. 건강보험 수가협상이 대표적인 경우다. 작년 이맘때
‘노쇼(No-Show)’는 예약해 놓고 취소 연락 없이 안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노쇼가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장기화한 경제 불황으로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노쇼 피해가 고통을 더한다는 언론 보도가 연일 지면에 등장하고 있다. 노쇼는 업종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식당의 경우 예약 인원수에 맞춰 준비한 식재료 등을 전부 버려야 하는 사회·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특히 대학가 인근 식당가는 학과, 동아리 단체 모임의 뒤풀이 행사가 몰리는 신학기인 요즘, 단체 예약을 받기도 겁난다고 한다. 매장 전체를 대관하다시피 예약하면 하루 매출을 보장해 줘야 하는데 행사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예약 시간이 지나 취소하거나 지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생을 믿고 예약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노쇼 피해를 호소하면 예약금을 받지 않은 것도 잘못 아니냐는 말이 돌아온다고 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3%가 최근 1년간 노쇼를 경험했다. 또 내수 침체 속 손님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예약 보증금제를 시행하지 못하거나 피해를 입어도 보상금을 청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어떤 고객은 상사가 어떤 곳을 좋아할지 몰라 여러
요즈음 나라가 정치적으로 어지럽고 국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영업자 그리고 서민경제도 크게 어려움에 처해있다. 개원의가 중심이 되는 우리 치과계도 직원노동관계를 포함하여 악화된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환자와의 크고 작은 분쟁이 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환자에게 청구하는 특정 종목 치료비용의 과열 경쟁과 지속적인 하향세로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의 장기적인 보람은 위태롭기만 하고, 미래 치과의사 위상에 불확실성은 커지는 형국이다. 매일의 임상에서 점차 치열교정이나 임플란트 치료가 성인을 위주로 진행된다고 볼 때, 우리는 치주나 잇몸건강에 대하여 가능한 이해를 넓게 가져가야 하고, 처음부터 환자를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성인 환자는 치주질환에 이환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므로, 그 심한 정도를 구분하고 따라서 순차적인 적절한 치료를 하거나 치주전문의에게 리퍼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임플란트 치료나 성인교정 그리고 교합치료 등 비중 높은 치료가 들어가서 장기간의 복잡한 치료를 하는 경우, 건강하고 안정된 치주바탕위에서 교합치료, TMD치료, Full mouth rehabilitation 등을 진행하는 것과 반복적인 기초치주치료 및 관리는 장
지난 3월 22일 치과의사회관에서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가 개최됐다. 개원의 대표단체인 서울지부 대의원총회는 치과계 민심의 척도이자, 개원가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서울지부 제39대 집행부는 지난 2년간 회원만을 바라보며 달려왔고, 회원의 권익을 도모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의료인면허취소법 재개정 추진 등 치과계 전체에 영향을 주는 민감한 정책에도 누구보다도 먼저 대응하는 등 치과계 최대 개원의단체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이번 대의원총회는 이와 같은 그간의 회무성과를 보고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듣는 자리였다. 특히 올해는 서울지부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관련 기념행사가 원활하게 준비되고 있음을 보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이번 대의원총회에서는 서울지부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100년을 기약하는 서울지부 100년사가 첫 선을 보였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서울지부 100년사는 △제1장 서울시치과의사회 역사 △제2장 서울시치과의사회 25개구 치과의사회 역사 △제3장 서울시치과의사회 국제종합학술대회 및 SIDEX △제4장 서울시민과 함께한 서울시치과의사회 △제5장 치과의사 의
요즘 헌법재판소 앞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헌법재판소 정문은 우리 치과계가 지난 10여년간 1인1개소법에 이어 정부의 비급여 관리방안에 대항해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던 곳이다. 국민건강을 염려하는 치과계의 깨끗하고 고고한 정신을 수많은 치과의사들의 노력 어린 릴레이 1인 시위를 통해 우리 사회에 보여준 상징과 같은 기념비적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23년 2월 23일 헌법재판소는 비급여 진료비용 보고 및 공개에 관한 헌법소원(2021헌마374, 2021헌마743, 2021헌마1043)을 합헌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들은 비급여 진료비와 그 내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하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애초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포함한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결제내역을 보고하려 했던 안이 치과계가 선봉에 선 비급여 투쟁을 통해 개인정보는 삭제되고, 의원급의 경우 한 달 치만 보고하는 것으로 절충되어 국민의 개인정보를 지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탄핵된 국가 지도자 공백 시국에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소위 ‘관리급여’라는 이름으로 도수치료와 같은 특정 비급여 항목을 지정하여, 수가를 국가가 관리토록 하고 본인부담률을
바로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나온 명대사다. 너무 많이 회자돼 영화를 안 본 사람도 익숙한 명대사다. 조폭 두목으로 분한 하정우는 건달 간의 싸움에도 명분이 필요하다며 ‘명분’ 타령을 한다. 정치·외교·군사를 망라한 모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명분이다. 명분은 국가·집단·개인이 벌이는 모든 행동의 동기이자 목표다. 명분이 없다면 어떠한 행동이나 결정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을 막아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명분은 일을 도모할 때 내세우는 표면적인 정당성이자 이유, 또는 처한 상황에 따라 지켜야 할 도리나 규범을 뜻한다. 춘추전국시대 이전부터 정치, 경제, 심리적으로 많이 사용되며 ‘대의’와 일맥상통한다. 대의명분은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아무리 의도가 불순하다고 해도 제대로 된 명분 하나는 같이 따를 사람을 만들고, 공동체 의식을 확실히 한다. 이것 하나로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을 만큼 우리 사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한낱 조직 폭력배들조차 명분이 없으면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 누구나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운 사람의 편을 들기 마련이고, 그럴듯한 명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