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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연중기획] 내치과 ‘디지털 치과’ 만들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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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캠 도입을 아직은 미루는 이유
라성호 원장 (서울미소치과)

최근 수년간 치의학계 및 개원가 그리고 치과산업계는 ‘Digital Dentistry’가 가장 큰 이슈였다.“ 보다 정확한 진료를 위해”,“ 결국 모든 시스템은 디지털로 전환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본지는‘Digital Dentistry’기획연재를 통해 디지털 치과로의 접근에 보다 객관적이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이에 치과 디지털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원장, 도입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선뜻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는 원장, 이미 디지털 치과로 변신해 잘 안착시킨 원장, 그리고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원장 등 이들의‘디지털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지면에 담아본다. [편집자 주]

 

이 글은 소규모 치과 입장에서 캐드캠 도입을 미루는 몇 가지 이유에 관한 내용입니다. 지식과 경험의 한계로 인해, 다소 편협한 부분이 있다는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구강스캐너의 경우, 낮은 심도로 인해 한 번에 스캔이 되지 않아 여러 번 반복하고 접근방향을 바꿔가며 스캔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번거로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메탈이나 골드 재질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나 능숙하게 사용하기까지 러닝커브가 필요한 점 등은 점차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스캔 완료까지 술자가 계속 붙어있어야 한다는 점 △직접 보이지 않는 부분도 스스로 흘러 들어가 굳는 인상재와 달리, 확실히 보여야 스캔이 된다는 점 △여러 사진을 계속 이어 붙여 입체를 구성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버트먼트 사이에 출혈되는 mobile한 연조직이 있는 경우 수술 후 스캔에서 생각보다 애를 먹을 수 있고 △카트 방식은 스캔할 때마다 진료실 동선을 부담스럽게 하는 점 △마지막으로 스캐너를 떨어뜨리는 사고가 발생 시 고가의 수리비가 드는 점 등이 현재 스캐너의 문제점입니다.

 

스캔과 CT, 두 가지 정보를 정합해서 만드는 디지털 가이드 수술은 한 번 이상 simulation 해본다는 점에서 분명히 의미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무치악 부위가 길어질수록 오차가 커짐에 유의해야 하고 △쉬운 수술은 가이드가 없어도 쉽고, 진짜 어려운 수술은 가이드가 있더라도 방심을 해서는 안 되는 면이 있으며 △치조골의 밀도가 전체적으로 homogenous하지 않아 가이드가 잡아주는 드릴링의 범위는 항상 한계가 있음을 알아야 하고 △매번 가이드를 제작한다는 것이 원장의 늦은 퇴근이나 휴일 출근의 이유가 됩니다.

 

수치계산만 끝내면 쉴 새 없이 드릴을 움직여 복잡한 입체를 깎아내는 밀링머신을 보면, 원자와 비트의 세계를 융합시킨다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개인 치과에서 캐드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템포러리 제작입니다만, △진료시간에 마진을 하나하나 마우스를 클릭해서 크라운 디자인을 하는 것이 만만치 않고 △스캔 결과물 상에서 마진이 자동인식 될 만한 프랩을 구강 내에서 해 내는 것 역시 어렵고 △PMMA 템포러리 재질이 지르코니아보다 밀링머신 입장에서 훨씬 힘겹습니다.

 

구입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드캠은 실제 도입을 한 후에 추가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스캐너/캐드 프로그램/출력장치 등 마치 오디오를 구성하듯이 여러 파트를 연결해야 하고, 그에 따른 추가 장비나 소모품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갑니다.  

 

또한 원장이 모든 걸 커버하기가 어려워 결국 기공사 등 전담인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캐드캠 도입 전 기존 기공료가 상당한 수준이어야 도입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아웃소싱의 메리트를 포기하고, 경영 면에서 치과의 기초 대사량이 커지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입안에 들어가는 스캐너의 팁은 감염관리 관점에서 점막에 접촉하는 semi-critical 기구로, 높은 수준의 소독 또는 멸균을 해주거나, 별도의 1회용 커버가 필요한 의료기구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에 관한 현실적인 대책이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고, 앞으로 계속적인 수정보완이 이뤄져야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현재 언급되는 캐드캠의 대부분은 기공의 영역입니다. 물론 임상에서 기공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긴 하나, 치과의사는 임상에서 그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커버해야 하며, 의료인 이전에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도 삶의 다양한 테마에 관해 균형감각을 가져야 합니다.

 

혹자는 기공비용의 절감도 언급하지만, 치과의사 입장에서 진료 외에 투자해야 하는 에너지야 말로 만만치 않은 비용일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뉴스에 보도된 3D 프린터로 인한 암 발생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테마며, 그와 관련해 캐드캠 장비가 설치된 공간의 환기 여부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치과임상에서 캐드캠의 필요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관한 살핌이나 대비는 당연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서 강조되는 창의성은 주체성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아무리 유능한 연자가 멋진 증례를 보여주더라도, 아무리 캐드캠을 도입하는 치과의 수가 점점 늘어나더라도, 자신의 진료실에서 그 투자 대비 효과가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는 걸 기대하지 못한다면, 원장은 굳이 캐드캠을 도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의 오류 고민해야

컴퓨터가 처음 보급될 당시에 특정 전문가 그룹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접근이 어려웠지만, 윈도우의 보급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어린아이나 노인도 쉽게 사용하게 되었듯이, 치과용 캐드캠도 세탁기나 냉장고, 자동차처럼 편하게 쓸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고, 이는 인내심의 영역이 아니라 즐거운 소비의 영역이 될 것이니 지나치게 조바심을 가질 필요는 없겠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프로크루스테스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자기 아들의 침대에 여행객들을 눕혀 침대보다 키가 크면 그만큼 잘라내서 죽이고, 키가 작으면 늘려서 죽이는데, 이처럼 자신의 독단적인 의견에 맞춰 상대를 재단하거나 강제하는 걸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고 합니다.

 

아무리 고가의 최신 캐드캠 장비를 설치했다고 해서, 오랜 세월에 걸쳐 확립된 와동형성이나 지대치 형성의 원칙을 특정 장비의 성능에 맞춰 임의로 수정하는 것이 과연 쉽게 허용할 만한 일일까요.

 

치아수명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적절한 삭제여부와 삭제량입니다. 가뜩이나 삭제할 여유가 적은 한국인의 치아 조건에서 자기 자신이나 가족이 환자라면 그런 치료를 받을 것인가. 그에 관한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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