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 치과의사전문의제도운영위원회(위원장 최남섭‧이하 운영위)가 본격적으로 재개됐다.
지난 17일 치협회관에서 열린 운영위는 최남섭 위원장과 이강운 간사를 비롯해 총 15명의 위원들이 새로 위촉장을 수여했다. 위원 구성은 위원장을 제외하면 공직을 대표한 위원이 7명, 개원의를 대표하는 위원이 7명으로 그 비율을 1:1로 맞췄다.
최남섭 위원장은 “전문의제도는 치과계가 봉착한 문제 중 가장 풀기 어려운 것 중 하나다”며 “이는 그 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반증한다. 치과계 미래를 위해서, 치과의사 자신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신중한 토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영위 의결 ‘스스로 파기’ 없어야
2013년도 전공의 선발과 관련된 수련치과병원 관리지침을 중심으로 토론이 이뤄진 이날 회의에는 보건복지부 구강생활건강과 홍순식 사무관이 참석하기도 했다. 홍순식 사무관은 “지난해 A수련기관에 대해 특혜를 준 것이라는 주장은 오해다”며 “지역의료균형 등 기본원칙에 따라 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올해년도 전공의 책‧배정에서 지난해 말 운영위가 내 놓은 안을 무시했을 뿐 아니라, 특정 수련기관에 대한 전공의 배정에 특혜를 주는 등 납득할 수 없는 권한을 부린 바 있다.
복지부의 일방적인 권한 행사 이전에 더 큰 문제는 전문의제도 운영에 관한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치협 운영위가 결의 한 사항을 일부 수련기관들이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철환 위원(치협 학술이사)은 “운영위는 치협을 비롯해 치의학회, 치병협, 병원치과의사회, 공직지부 등 개원의, 치과대학, 비치과대학병원, 학회 관계자들이 균형 있게 참석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년 전공의 배정과 관련해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데, 각 분야별 단체의 추천으로 위원들이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민원이 발생하는 것은 운영위에서 의결된 사항을 우리 스스로가 파기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최성호 위원(연세치대 교수)은 “운영위 결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문제는 복지부 민원이 관련 단체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개별 수련기관들이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라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홍순식 사무관은 “올해 전공의 배정 등 전문의제도 운영에 관한 운영위의 결의사항은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수련기관 관리 기준 지속적 강화
내년도 전공의 선발과 관련해 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련치과병원 관리 지침을 마련하는 것. 전공의 수가 곧바로 전문의 수로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수련기관으로서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관리지침의 강화 여부는 매우 민감한 사항일 수밖에 없다.
최남섭 위원장은 “매번 운영위는 당해연도 안을 만들기 위해 시간에 쫓겨 보다 거시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당장 적용할 수 없는 사안이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좋은 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회의에서는 전공의 수를 매년 10%씩 줄이는 것을 기준으로 삼자는 안이 나왔지만, 전공의 수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것보다 수련기관 지정 기준이나 관리 지침을 강화해 나아가자는 데에 더욱 공감했다.
복지부는 치협의 2013년도 수련기관 관리 지침안을 검토하고 이번 달 내에 고시를 할 예정이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