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현재까지 배출된 치과의사전문의는 총 1,298명. 앞으로 매년 280명씩 배출된다고 가정했을 때 오는 2020년에는 3,538명에 육박한다. 당해 연도 졸업생 8% 소수 전문의 배출은 물 건너 간지 오래다. 그렇다면 이대로 매년 졸업생의 30%가 넘는 전문의 배출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이하 치협)가 지난 13일 치과의사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치과의사 전문의제도 개선 방안 관련 공청회’는 유명무실한 소수전문의 배출 문제에 대해서는 물음표만을 남기고 마무리됐다. 또한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전공의 배정에 항의해 최남섭 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위원들이 사퇴한 바 있던 치협 치과의사전문의제도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의 향방에 대한 확실한 언급도 없었다.
다만 ‘소수 전문의 배출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다소 납득할 수 없는 뉘앙스를 남긴 공청회였다.
치협 김세영 회장은 “교수, 개원의 할 것 없이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처음 전문의제도가 시행 될 당시 매년 전공의 정원을 3%씩 감축할 것을 전제로 첫 전공의를 선발한 바 있지만 그 약속을 했던 이들은 이제 오간데 없다”며 “다수 선발된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시험에서 배출 인원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5회에 걸친 전문의자격시험 결과 '전공의 정원이 곧 전문의 수'라는 공식이 세워졌다. 이렇게 5년이 흐른 지금 치과의사전문의는 1,300명에 육박하고 있고, 이제 곧 전문의 2,000명 시대에 이를 전망이다. 졸업생 8% 소수전문의 배출이라는 치과계의 합의는 ‘물거품’이 된지 이미 오래다.
이에 김세영 회장은 전문의제도의 기본 틀부터 재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는 “전문의제도는 벼랑 끝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오는 28일 대의원총회 이후에는 경과조치를 포함해 전문의제도 틀을 완전히 바꾸기 위한 연구를 할 필요가 있고, 우리 집행부는 이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의지를 밝혔다.
제도 시행 8년, 5회 걸친 전문의 배출. 과연 이 시점에서 경과조치를 논의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하지만 소수전문의 배출을 전제로 기득권을 포기했던 기존 세대들의 보상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전문의제도가 과연 현 집행부에서 다시 그려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