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전문의제도 시행 8년. 과연 전문의제도의 판을 처음부터 새로 짤 수 있을 것인가? 일단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50년간 논쟁 끝에 시행된 제도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이상적인 안’이 과연 도출 될 수 있는 가이다. 물론 치과계 전체 합의를 전제로 한 '안'이어야 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는 지난 4월 13일 1차 공청회 이후 약 2개월 만인 지난 15일 치과의사회관 대강당에서 2차 공청회를 열었다. ‘치과의사전문의제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직설적인 물음을 던진 이번 공청회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지켜지지 않은 ‘8% 소수정예 원칙’의 판을 깨고, 과연 ‘경과조치 시행' 혹은 ‘과목 통폐합’ 또는 ‘새로운 과목 신설’이 가능한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기조발표는 위 세 가지 안의 그 법률적 가능성을 검토한 이우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나섰다. 이 변호사는 현행 전문의제도의 문제점은 전문의제도 미시행이 위헌판결을 받았음에도 기존의 전문교육을 받은 즉 임의수련을 받은 기존 치과의사들이 구제를 받지 못했다는 점과 2013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금지된 전문과목 표시제한의 위헌성 등을 꼽았다.
이 변호사는 “전속지도전문의, 기존 전공의 과정 수료자 등을 대상으로 전문의시험 응시기회 부여 등 치과전문의 규정의 개정 시 부칙 규정을 통해 전속지도전문의나 기존 치과전문의 수료자 등에 대한 경과규정 신설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과목의 신설 혹은 통폐합도 그 가능성은 열려있다. 이 변호사는 “경과규정을 통해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길은 열릴 수 있다”며 “다만 어떤 전문 과목을 신설할 것인가? 소수 원칙을 뒤집고 어떻게 재합의를 이룰 수 있는가? 만약 기존 과목을 페지 혹은 통폐합할 경우 그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보호책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등의 선결과제는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판을 완전히 새롭게 짤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전제는 치과계 내부적 ‘합의’를 다시 이룰 수 있는가이다.
치협 김세영 회장은 “전문의제도와 관련해서는 아무리 치과계 전체가 합의를 한다 해도 100% 만족 시킬 수는 없다”며 “정답이 없다는 얘기다. 또한 그 누구도 직접 나서서 해결하고자 손을 대기도 싫어한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에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손을 대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는 ‘나’나 ‘우리’를 위한 자리가 아니다. 우리가 후배들에게 좀 더 떳떳해지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 아무리 완벽한 방법으로 합의를 본다고 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지만, 국민과 우리 치과계 미래를 위해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도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세영 회장은 지난 4월에 열린 1차 공청회에서 “전문의제도는 이제 새로운 판을 짤 때”라며 “이번 집행부에서 그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공헌 한 바 있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