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6 (목)

  • 맑음동두천 9.5℃
  • 맑음강릉 15.1℃
  • 맑음서울 11.4℃
  • 맑음대전 11.5℃
  • 맑음대구 14.8℃
  • 구름많음울산 14.3℃
  • 맑음광주 12.1℃
  • 흐림부산 15.6℃
  • 맑음고창 7.7℃
  • 구름조금제주 15.8℃
  • 맑음강화 10.6℃
  • 맑음보은 6.5℃
  • 맑음금산 6.7℃
  • 구름많음강진군 9.2℃
  • 맑음경주시 15.2℃
  • 흐림거제 14.4℃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건축 도시 공간 눈여겨보기 (8)

URL복사

뒤집힌(Upside down) 현상학적 공간_센다이와 아키타

유리와 물을 이용하여 투명하게 만들고 주변을 비추어 기존의 관념을 깨는 뒤집힌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들의 작품을 대하면 저절로 그들이 창조한 공간에 빠지게 된다. 일본 센다이와 아키타에서 새로운 현상학적 경험을 해본다.


투명성을 이용한 현상학적 경계 흐리기


일본 동북지역 최대 도시인 센다이지만 시내는 생각보다 작다. 걸어 다니다 보면 투명한 유리박스가 눈에 띈다. 현대건축의 한 획을 그었다는 그 유명한 도요 이토(Toyo Ito)의 센다이 미디어테크(Sendai Mediatheque)1)다. 건축 입면에 사용한 유리가 주변의 모든 거리풍경을 반사해서 자신은 아무것도 없는 듯한 표정으로 서 있는 듯하다. 또 유리가 너무나 투명해서 외부의 거리와 미술관 내부가 마치 경계 없이 연속된 공간같이 느껴진다. 건축물의 외피가 경계를 흐리게 함으로써 공간의 시각적 확장이 일어난다. 을씨년스런 날씨의 하늘 속 구름과 겨울날 앙상한 가로수 가지들이 현상학적 분위기를 극대화한다[그림 1].


기둥마저 잘게 쪼개기


센다이 미디어테크 내부로 들어가면 외부와는 또 다른 새로운 공간이 나타난다. 로비(Lobby)는 텅 빈 채로 안내와 카페만 한쪽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입구에 가까이 있는 계단은 유리박스 안에 담겨 있다. 그리고 반대쪽 엘리베이터도 원통형 철골구조 안에서 움직인다. 기능에 꼭 필요한 계단 등 건물 코어 빼고 나머지는 빈 공간. 그리고 건물 내부에 있어야 할 우리 눈에 익숙한 기둥이 안 보인다. 근대건축의 돔-이노(Dom-ino)2) 이후 건축에서 기둥은 절대적이었다. 커다란 기둥 대신 기둥을 잘게 쪼개서 다른 프로그램이나 실을 만드는 벽으로 사용해서 마치 기둥이 없는 듯한 건물을 만들었다. 외부에서 내부로의 투명성은 이런 내부 디자인으로 연결되어 현상학적 공간을 확장한다[그림 2].


죽음과 추모의 공간도 현상학적으로…


센다이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걷다 보면 히로세(Hirose) 강 건너 삼나무가 우거진 즈이호덴(Zhuihoden Shrine)3)에 갈 수 있다. 센다이번(Sendai Domain)의 초대 번주로서 지역 산업, 경제, 문화를 발전시킨 다테 마사무네의 묘, 사당이다. 큰 기대 없이 산책 삼아 간 곳인데, 그곳의 사당들은 자연 속에 숨겨진 검은색과 황금색, 그리고 형형색색의 단청을 이용하여 세련되면서도 아름다운 모모야마 양식의 예술작품들이다. 죽음을 애도하는 비통의 공간에 건축을 이용하여 찬란한 아름다움의 노래처럼 현상학적 분위기를 그려냈다. 어디선가 L'Hymne a l'amour (사랑의 찬가)4)가 들려오는 듯하다[그림 3].


공간에 유머와 즐거움을 불어넣다


부풀려진 소재를 이용하여 특유의 유머 감각과 남미의 정서를 표현하는 콜롬비아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Angulo). 전 세계 유명한 미술관이나 도시 공공 공간에 작품들이 있어 여행하면서 우연히 마주치는 경우가 많다. 미야기 미술관(The Miyagi Museum of Art)5) 내외부를 감상하면서 다니는데 미술관 뒤쪽 눈에 띄지 않는 정원 한쪽에 있는 그의 조각을 보는 순간 지금까지 겪은 센다이의 무거운 철학적 분위기를 다 잊고 웃음이 절로 난다. 삶이 너무나 진지해서 그 삶을 심각하게 대하는 것보다 웃음으로 여유를 찾으라고 필자의 마음을 위로한다[그림 4].


내려다보이는 하늘-신이 된 듯한 체험


센다이에서 북쪽으로 4시간 거리 아키타. 이곳은 이누(Inu) 개, 쌀과 사케, 흰 눈으로 유명하다. 작은 도시라 많은 사람이 방문하지는 않지만, 아키타 현립 미술관(Akita Museum of Art)6)은 하늘을 내려다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아키타 미술관은 입구, 로비, 연결 내부 브리지 등도 좋지만 가장 좋은 공간은 2층 카페에 앉아서 내려다보는 1층 옥상 수공간이다. 외부에서는 수공간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데 내부카페에서 바라보는 수공간에는 뒤집힌 하늘이 내 눈에 들어온다. 그 너머로 건너편 쿠보타 성터(Kubota Castle)도 보인다. 소도시 아키타에서는 여유로움을 즐기면서 철학적 진실을 마주할 수 있다. 진실은 내 앞에 있는데 너무나 작고 뒤집혀있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그림 5].

 

 

※주석

1. https://www.smt.jp/en/
2. https://blog.naver.com/minimalarchitects/221116738760
기존의 내력벽으로 하중을 해결했던 것을 기둥을 이용하여 하중을 해결하고 벽체를 자유롭게 하여 다양한 평면구성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근대건축의 대가 르 코르뷔지에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현대건축은 기둥 중심의 돔-이노의 개념을 외피나 캔틸레버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바꾸고 있다.
3. https://www.zuihoden.com/ko/
4. https://www.youtube.com/watch?v=QvHph2zrMrA
5. https://www.pref.miyagi.jp/site/museum-en/
6. http://common.pref.akita.lg.jp/art-museum/">https://web.archive.org/web/20131022150025/http://common.pref.akita.lg.jp/art-museum/

 

 

 

관련기사

더보기
3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재테크칼럼] ‘섀넌의 도깨비’ 투자비중 조절로 기하평균 수익률 높이기

지난 글에 이어서 포트폴리오의 기하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비중을 조절해 투자하는 방법을 소개해 보겠다. ‘섀넌의 도깨비’라고 불리는 ‘균형 복원 포트폴리오’가 대표적인 예다. ‘클로드 섀넌(Claude Elwood Sha-nnon)’은 미국의 응용수학자이자 컴퓨터과학자다. 최초로 0과 1의 2진법으로 구성된 ‘비트(bit)’라는 용어를 만들고 비트를 통해 문자와 소리, 이미지 등의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는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 The 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on>을 발표해서 정보이론의 기초를 확립했다. 섀넌은 이 논문에서 전화선 등을 통해 소리와 같은 정보가 전달될 때 자연적으로 각종 오류와 노이즈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통념을 깨고, 디지털화된 정보가 잡음 없이 원하는 장소에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그는 미국의 전자통신시대 시작의 중심에 있었으며 ‘디지털의 아버지’라고 불렸다. 인류가 최초로 컴퓨터를 발명하게 된 하드웨어적인 창시자가 앨런 튜링이라면 소프트웨어적인 창시자는 클로드 섀넌이라고 할 수 있다. 섀넌은 수학, 컴퓨터, 인공지능, 암호학, 엔트로피 이론


보험칼럼

더보기

2021 치과건강보험 가이드북 실전편_외과적 발치(2)

지난호에 이어 서울시치과의사회에서 발간한 ‘2021 치과건강보험 가이드북’을 중심으로 진료실에서 치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는 외과적 발치 치료에 대해 유의할 점과 심사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5. 발치의 산정기준 (급여 산정 또는 비급여) 질병 상태로 진단이 되어야 급여 청구 외과적 발치 산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다만 교정치료 진단 또는 치료 과정 중이라도 치아우식증, 치관주위염, 매복치 등 질병 상태 진단으로 발치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보험 급여 대상이다. 6. 잇몸과 얼굴이 부었어요(구강내소염술) 치석제거와 구강내소염술은 각각 100% 산정 구강내소염술은 일률적으로 수술 후처치가 없는 경우 심사 조정된다. 따라서 수술 후 처치(가)를 다음 내원 시 산정한다. 동일 부위에 다른 술식(근관 치료 또는 치석 제거 등)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 최근 심사 경향은 각각 100%를 인정해 주는 경향이다. 단, 기준에 맞는 상병명을 달리해서 청구해야 한다. 7. 틀니를 넣을 때 아파요(골융기 절제술 또는 치조골성형술) 골융기 절제술이 골성형술보다 상대가치점수가 높다 골융기 절제술은 의치 장착에 장애가 되어 제거하는 경우에도 산정 가능하다. 보험으로 등재된 봉합사를


법률칼럼

더보기

[법률칼럼]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벼랑으로

안녕하세요. 김용범 변호사입니다. 전문의 수련 과정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배우지 않은 상황에서 개원가에 바로 나와서 임플란트 수술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임플란트 제조회사의 영업사원으로부터 각종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구의 조작 등이 익숙하지 않아서 영업사원이 출장을 와서 기구의 작동법 등을 알려주기도 하는데요. 이 때 절대로 환자에 대한 수술과정에 참여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판례는 영업사원이 대리 수술을 하게한 정형외과 의사가 실형을 받은 케이스입니다. ■ 사실관계 1) 피고인 A는 2016. 4. 말경부터 부산 영도구 G건물 4층 및 5층에서 H정형외과의원을 운영 중인 정형외과 전문의이고, 피고인 B는 ㈜ I라는 상호의 의료기기 판매업체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2) 피고인 A는 견봉성형술을 피해자 C에게 실시할 계획을 갖고 견봉성형술에 필요한 기자재를 납품하는 피고인 B가 해당 기구에 대한 사용방법 등을 잘 알고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 B에게 해당 수술을 시행하도록 하였다. 3) D는 마취전문간호사로 H정형외과에서 마취를 담당하고 있다. D는 피고인 A를 대신하여 J의 위 수술 전신마취 및 기도삽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