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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질병과 공간 분석(17) - 우리의 공간은 공정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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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공공성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분석

● 치유환경 조성을 위한 의료시설과 주변 환경 연계

 

현대사회에서 가장 기초적이며 중요한 공간은 주거분야와 의료분야 공간이다. 그중 의료분야는 필요한 의료시설의 공급으로 신체적, 정신적 질병의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건강보험의 확대로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의료시설은 진료, 입원, 예방, 재활 등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행위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최근에는 효율적인 동선과 업무적인 기능성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치유환경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치유환경을 위한 건축 계획적 요소들은 외부환경, 시각, 그리고 동선과 공간의 연계 등이며 이 요소들은 외부환경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져 도시의 맥락을 이어나가게 된다. 이를 위해 의료시설 주변 환경을 분석하고 대체 및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지역 3차 의료시설들의 공간구성을 분석하고 주변 환경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해 도시 의료시설의 주변 환경과 연계한 다양한 공간 활용을 통해 의료시설의 치유환경 조성, 공공성, 지속가능성, 그리고 상호보완성을 확인한다.

 

의료시설과 치유환경 조성

치유환경은 크게 물리적 환경과 심리적 환경으로 나눌 수 있는데 물리적 환경은 건축 환경을 포함한 물리적 조건과 운영체계 등이며 심리적 환경은 감성공학을 통한 시설 사용자들의 심리 및 행태의 안정을 위한 것으로 정의된다. 치유환경은 기존 의료의 주요 개념인 질병의 치료(Curing)에서 예방과 건강증진 등 포괄적인 건강을 위한 치유(Healing)로 확대되면서 개념화됐다.1)

 

건축 분야, 특히 병원건축에서 자연의 도입은 직간접적으로 치료의 경과와 결과에 효과가 있다. 자연의 치유효과는 울리히(Ulrich)의 연구에 바탕을 둔 Stress Reduction Theory(SRT)2)와 카플란(Kaplan)의 Attention Restoration Theory(ART)3)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 이론들은 자연과의 접촉이 긍정적인 자극이 돼 심리적 안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울리히(Ulrich)는 치유환경을 위해 Movement & Exercise, Social Support, Control, Natural Distractions 등을 제안했다. 린톤(Linton)은 질병의 치유란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감성적, 정서적인 면과 환자의 내부적, 외부적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4) 그리고 딜라니(Dilani)는 병원건축이 치유환경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기능과 표준화에서 벗어나 환자의 회복을 위한 공간 디자인을 주장했고 병원은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동안 주거공간의 역할도 하게 되므로 의료시설은 의료기능과 더불어 휴식과 치유공간이 돼야 한다고 했다.5)

 

치유환경 공간구성 요소

의료시설 내 치유환경을 위한 공간구성 요소들은 크게 세 가지로 휴식을 위한 외부환경, 시각, 그리고 동선과 공간의 연계 등이다. 외부환경과의 연계는 환경친화적인 요소의 도입으로 외부환경과 유기적으로 관계 맺어 심리적, 시각적, 직접적 체험을 통해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져 외부환경의 내부화로 도시의 맥락을 이어나가게 할 수 있다. 시각의 연계는 시각을 이용하여 외부환경을 접하고 개방감, 간접적 커뮤니티, 공간 인식 등을 제공하며 내부공간에서 외부의 조망은 시각적 경험으로 의료시설의 주변 환경과 공간의 간접적 연결과 연관돼 있다.

 

동선과 공간의 연계는 다양한 이질적인 공간의 연결을 통해 내·외부환경을 연결하고 이동 동선을 선택할 수 있어 공간의 연결과 연속성을 확보하게 된다. 병원은 사회적 접촉을 위한 공간 제공을 통해 사회로부터 단절된 공간이 아니며 오히려 주변 도시환경과 연결, 통합되며 커뮤니티를 위한 공동의 공간으로 바뀌게 돼 일상생활의 연속으로 느끼게 하여 편안함을 제공하게 되어 치유환경을 형성할 수 있다.

 

서울지역 의료시설 주변 환경

서울지역 3차 의료시설은 본원과 다수의 분원이 있으며 지역적 분포는 주로 교통이 발달해 환자들의 접근이 쉬운 서울 강북과 강남 도심 지역에 밀집돼 있다. 의료기관과 주변 환경을 분석하는데 주변 자연환경 및 시각적 뷰를 통한 치유환경을 형성하는 사례와 주변의 주변 도시시설을 이용해 의료시설의 부족한 편의시설이나 접근의 용의성을 높이는 사례들로 구분할 수 있다.

 

주변 환경 중 연세세브란스병원과 고려대병원 같이 대학캠퍼스 내에 위치해 대학캠퍼스 특유의 여유로운 공간, 자연요소, 대학문화로 치유환경 형성하는 사례와 구도심에 위치해 자연요소보다는 주변 전통문화유산을 이용한 서울대학교병원은 도심의 입지로 인해 자연환경을 접하기 어려운 한계를 나름의 방법을 이용했다. 또한, 한강에 가까운 곳에 있고 의료시설의 병동부를 고층에 위치해 시각적 전망과 수공간의 접근이 가능한 아산의료원과 한강의 시각적 전망을 제공하는 순천향대학교병원과 중앙대병원이 있다. 건국대병원은 다른 사례와는 다르게 대학캠퍼스의 수공간 옆에 배치해 치유환경요소로 사용한 경우다.

 

 

그러나 대부분의 3차 의료시설이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자연을 이용한 치유환경을 제공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을 이용한 치유환경 대신 주변의 다양한 상업시설과 편의시설이나 종교적 문화적 시설 등 의료시설 내 부족한 공간들을 보완할 수 있다.

 

 

의료공간의 기능이 질병의 치료라는 제한된 기능적 공간에서 질병의 간호와 예방 등으로 확장되고 의료공간이 단순한 진료공간에서 외래진료공간이라는 생활공간, 입원과 연관된 거주의 개념 도입, 의료교육의 장이라는 교육공간으로 복합화되면서 제공하는 공간의 양과 더불어 질적 수준이 요청된다. 그러나 도시의 발생에 따라 주로 구도심에 있는 의료시설은 기능적 공간을 제공하는 한계가 나타난다. 이러한 공간적 환경적 한계를 극복하고 치유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주변 환경의 적극적인 사용이 요청된다.

 

서울지역의 3차 의료시설 분석 결과 치유환경 조성에 대한 주변 환경은 크게 물리적인 범위의 외재적 환경과 현상학적인 범위의 내재적 환경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물리적 범위는 계획적, 자연적, 기념적 요소로, 현상학적 범위는 시각적, 심리적, 체험적 요소 등 공간구성을 위한 다양한 요소적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다. 주변 환경을 이용한 치유환경의 조성은 의료공간의 공공성을 높이고 기존의 독립적이며 격리된 의료분야를 주변으로 확장하면서 도시의 다른 프로그램과 연결해 새로운 네트워크로 작동하면서 현대사회의 복합화에 일정 부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1) Guzowski, Mary. Daylighting for Sustainable Design, 1st ed.. McGraw-Hill, New York, 2000, p. 321.

2) Roger, S., & Ulrich, RF., & Simons, BD. (1991). Losito, Evelyn Fiorito, Mark A. Miles and Michael Zelson. Stress recovery during Exposure to Natural and Urban Environments,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 11. 219-220

3) Kaplan, S. (1995). The Restorative Benefit of Nature:Toward an Integrative Feamework.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 16, 174-176.

4) Patrick, E., & Linton. SO. (1995). Marberry edited. Innovations in Healthcare Design-Creating a Total Healing Environment, John Wiley & Sons, Inc. New York. 121.

5) Dilani, A. (2009). Romano Del Nord edited. The Culture for the Future of Healthcare Architecture: Proceedings of the 28th International Public Health Seminar, Alinea Editrice, Firenze. 7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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