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질병과 공간 분석(17) - 우리의 공간은 공정합니까?

URL복사

공간의 공공성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분석

● 치유환경 조성을 위한 의료시설과 주변 환경 연계

 

현대사회에서 가장 기초적이며 중요한 공간은 주거분야와 의료분야 공간이다. 그중 의료분야는 필요한 의료시설의 공급으로 신체적, 정신적 질병의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건강보험의 확대로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의료시설은 진료, 입원, 예방, 재활 등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행위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최근에는 효율적인 동선과 업무적인 기능성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치유환경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치유환경을 위한 건축 계획적 요소들은 외부환경, 시각, 그리고 동선과 공간의 연계 등이며 이 요소들은 외부환경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져 도시의 맥락을 이어나가게 된다. 이를 위해 의료시설 주변 환경을 분석하고 대체 및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지역 3차 의료시설들의 공간구성을 분석하고 주변 환경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해 도시 의료시설의 주변 환경과 연계한 다양한 공간 활용을 통해 의료시설의 치유환경 조성, 공공성, 지속가능성, 그리고 상호보완성을 확인한다.

 

의료시설과 치유환경 조성

치유환경은 크게 물리적 환경과 심리적 환경으로 나눌 수 있는데 물리적 환경은 건축 환경을 포함한 물리적 조건과 운영체계 등이며 심리적 환경은 감성공학을 통한 시설 사용자들의 심리 및 행태의 안정을 위한 것으로 정의된다. 치유환경은 기존 의료의 주요 개념인 질병의 치료(Curing)에서 예방과 건강증진 등 포괄적인 건강을 위한 치유(Healing)로 확대되면서 개념화됐다.1)

 

건축 분야, 특히 병원건축에서 자연의 도입은 직간접적으로 치료의 경과와 결과에 효과가 있다. 자연의 치유효과는 울리히(Ulrich)의 연구에 바탕을 둔 Stress Reduction Theory(SRT)2)와 카플란(Kaplan)의 Attention Restoration Theory(ART)3)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 이론들은 자연과의 접촉이 긍정적인 자극이 돼 심리적 안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울리히(Ulrich)는 치유환경을 위해 Movement & Exercise, Social Support, Control, Natural Distractions 등을 제안했다. 린톤(Linton)은 질병의 치유란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감성적, 정서적인 면과 환자의 내부적, 외부적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4) 그리고 딜라니(Dilani)는 병원건축이 치유환경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기능과 표준화에서 벗어나 환자의 회복을 위한 공간 디자인을 주장했고 병원은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동안 주거공간의 역할도 하게 되므로 의료시설은 의료기능과 더불어 휴식과 치유공간이 돼야 한다고 했다.5)

 

치유환경 공간구성 요소

의료시설 내 치유환경을 위한 공간구성 요소들은 크게 세 가지로 휴식을 위한 외부환경, 시각, 그리고 동선과 공간의 연계 등이다. 외부환경과의 연계는 환경친화적인 요소의 도입으로 외부환경과 유기적으로 관계 맺어 심리적, 시각적, 직접적 체험을 통해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져 외부환경의 내부화로 도시의 맥락을 이어나가게 할 수 있다. 시각의 연계는 시각을 이용하여 외부환경을 접하고 개방감, 간접적 커뮤니티, 공간 인식 등을 제공하며 내부공간에서 외부의 조망은 시각적 경험으로 의료시설의 주변 환경과 공간의 간접적 연결과 연관돼 있다.

 

동선과 공간의 연계는 다양한 이질적인 공간의 연결을 통해 내·외부환경을 연결하고 이동 동선을 선택할 수 있어 공간의 연결과 연속성을 확보하게 된다. 병원은 사회적 접촉을 위한 공간 제공을 통해 사회로부터 단절된 공간이 아니며 오히려 주변 도시환경과 연결, 통합되며 커뮤니티를 위한 공동의 공간으로 바뀌게 돼 일상생활의 연속으로 느끼게 하여 편안함을 제공하게 되어 치유환경을 형성할 수 있다.

 

서울지역 의료시설 주변 환경

서울지역 3차 의료시설은 본원과 다수의 분원이 있으며 지역적 분포는 주로 교통이 발달해 환자들의 접근이 쉬운 서울 강북과 강남 도심 지역에 밀집돼 있다. 의료기관과 주변 환경을 분석하는데 주변 자연환경 및 시각적 뷰를 통한 치유환경을 형성하는 사례와 주변의 주변 도시시설을 이용해 의료시설의 부족한 편의시설이나 접근의 용의성을 높이는 사례들로 구분할 수 있다.

 

주변 환경 중 연세세브란스병원과 고려대병원 같이 대학캠퍼스 내에 위치해 대학캠퍼스 특유의 여유로운 공간, 자연요소, 대학문화로 치유환경 형성하는 사례와 구도심에 위치해 자연요소보다는 주변 전통문화유산을 이용한 서울대학교병원은 도심의 입지로 인해 자연환경을 접하기 어려운 한계를 나름의 방법을 이용했다. 또한, 한강에 가까운 곳에 있고 의료시설의 병동부를 고층에 위치해 시각적 전망과 수공간의 접근이 가능한 아산의료원과 한강의 시각적 전망을 제공하는 순천향대학교병원과 중앙대병원이 있다. 건국대병원은 다른 사례와는 다르게 대학캠퍼스의 수공간 옆에 배치해 치유환경요소로 사용한 경우다.

 

 

그러나 대부분의 3차 의료시설이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자연을 이용한 치유환경을 제공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을 이용한 치유환경 대신 주변의 다양한 상업시설과 편의시설이나 종교적 문화적 시설 등 의료시설 내 부족한 공간들을 보완할 수 있다.

 

 

의료공간의 기능이 질병의 치료라는 제한된 기능적 공간에서 질병의 간호와 예방 등으로 확장되고 의료공간이 단순한 진료공간에서 외래진료공간이라는 생활공간, 입원과 연관된 거주의 개념 도입, 의료교육의 장이라는 교육공간으로 복합화되면서 제공하는 공간의 양과 더불어 질적 수준이 요청된다. 그러나 도시의 발생에 따라 주로 구도심에 있는 의료시설은 기능적 공간을 제공하는 한계가 나타난다. 이러한 공간적 환경적 한계를 극복하고 치유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주변 환경의 적극적인 사용이 요청된다.

 

서울지역의 3차 의료시설 분석 결과 치유환경 조성에 대한 주변 환경은 크게 물리적인 범위의 외재적 환경과 현상학적인 범위의 내재적 환경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물리적 범위는 계획적, 자연적, 기념적 요소로, 현상학적 범위는 시각적, 심리적, 체험적 요소 등 공간구성을 위한 다양한 요소적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다. 주변 환경을 이용한 치유환경의 조성은 의료공간의 공공성을 높이고 기존의 독립적이며 격리된 의료분야를 주변으로 확장하면서 도시의 다른 프로그램과 연결해 새로운 네트워크로 작동하면서 현대사회의 복합화에 일정 부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1) Guzowski, Mary. Daylighting for Sustainable Design, 1st ed.. McGraw-Hill, New York, 2000, p. 321.

2) Roger, S., & Ulrich, RF., & Simons, BD. (1991). Losito, Evelyn Fiorito, Mark A. Miles and Michael Zelson. Stress recovery during Exposure to Natural and Urban Environments,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 11. 219-220

3) Kaplan, S. (1995). The Restorative Benefit of Nature:Toward an Integrative Feamework.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 16, 174-176.

4) Patrick, E., & Linton. SO. (1995). Marberry edited. Innovations in Healthcare Design-Creating a Total Healing Environment, John Wiley & Sons, Inc. New York. 121.

5) Dilani, A. (2009). Romano Del Nord edited. The Culture for the Future of Healthcare Architecture: Proceedings of the 28th International Public Health Seminar, Alinea Editrice, Firenze. 71-72.

 

 

관련기사

더보기
4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원달러 환율과 인플레이션

연고점을 경신하는 달러원 환율 원달러 환율(달러원 환율 같은 뜻이다)이 연고점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4월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3.2원이었는데, 글을 쓰고 있는 4월 9일은 장중 1,355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천정이 뚫려있는 모양새다. 외환 당국이 방어를 하던 환율 박스권도 돌파된 상황이다. 환율이나 금리 같은 경제지표의 최신 가격을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 환율 상승이나 금리 인하의 이유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그리고 올바른 해석을 바탕으로 실제 투자에 적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매크로 변화의 표면적인 이유를 겉핥기 하거나 뉴스에서 제공되는 뒷북 설명을 뒤따라가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2023년 초부터 일관되게 원달러 환율 강세를 대비한 달러화 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본 칼럼과 유튜브를 통해 강조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투자에 적용해 작년 초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등 원화 약세를 헤징할 수 있는 달러화 표기 자산들을 전체 총자산의 80%까지 늘려 편입했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의 리스크 헤지는 물론 추가적인 수익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