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8.6℃
  • 흐림강릉 15.6℃
  • 서울 8.8℃
  • 박무대전 11.9℃
  • 연무대구 13.8℃
  • 구름조금울산 18.3℃
  • 박무광주 14.7℃
  • 구름많음부산 18.2℃
  • 흐림고창 10.3℃
  • 흐림제주 17.0℃
  • 흐림강화 8.1℃
  • 흐림보은 7.3℃
  • 흐림금산 12.8℃
  • 흐림강진군 15.8℃
  • 맑음경주시 18.5℃
  • 구름많음거제 15.6℃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의사 건축가 정태종 교수의 질병과 공간 분석(2)-당신의 공간은 건강합니까?

URL복사

질병과 공간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성에 대한 분석

● 미셸 푸코의 질병의 공간화 개념을 적용한 치과공간 분석
기존의 기능에 의한 의료공간의 건축계획적 분류 및 분석이 아닌 미셸 푸코의 질병과 인간과 사회의 관계인 질병의 공간화에 대한 과정 중 치과분야에서 질병의 공간화에 초점을 맞춰 공간화 특징들을 살펴본다. 이 개념을 이용하여 한국 내 치과분야의 대표적인 교육 및 임상 공간인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과 치과병원의 공간구성 현황과 변화과정 분석을 통하여 한국 내 치과 질병의 공간화 과정과 건축공간과의 상관관계를 찾아본다.

 

미셸 푸코의 질병의 공간화
푸코는 1963년 임상의학의 탄생에서 사람들이 질병을 포함한 공간을 세 가지로 구분하여 인식하며 각각의 공간에서 나타나는 질병은 의학적이며 사회적인 의미가 다름을 설명하였다. 질병의 1차 공간화는 의학 또는 병리학 속의 질병의 분류공간이고 2차 공간화는 실제 질병이 표현되는 환자의 몸에 자리 잡은 공간이며 3차 공간화는 질병이 존재하는 지역과 사회집단의 공간이다.1)

 


질병의 1차 공간화는 질병의 고유한 본질을 이상적으로 표현하며 증상과 의학자의 경험에 따른 유사성에 기초하여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는 분류의학으로 서유럽에서는 17세기 중반 고전 시대에 생물학의 방법론인 분류학의 발전이 타 학문까지 확대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질병의 2차 공간화는 의학적 지식체계이며 시각적, 공간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1차 공간화와 다르게 임상 진료에서 나타나는 환자 신체 속의 질병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서 질병은 환자의 몸에 나타나는 임상적 증상과 징후이며 환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개별성과 발현의 다양성, 그리고 의사의 임상적 시선과 기술적 검사를 통한 진단의 실증적 증명이 필요하다.


질병의 3차 공간화는 환자의 몸이라는 미시적인 공간인 질병의 2차 공간화와 비교하면 환자와 질병을 포함하는 집단 사회와 지역의 거시적 공간이다. 이는 환자의 개별성에 기초하는 2차 공간화가 전염병과 같이 개인의 몸을 벗어나 지역사회로 확대되는 경우이며 격리나 사회정책을 통한 위생환경의 결정 등이 포함되므로 주로 국가나 정부가 질병을 다루는 의료의 구조적 특성이 반영된다.


질병의 공간화는 진료공간인 병원뿐만 아니라 가정, 교육 연구공간, 지역사회 등 광범위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공간인 의료시설이자 의학교육공간인 치과대학병원은 1차, 2차, 3차 질병의 공간화가 집약된 장소이다. 1차 공간화의 공간은 임상에 관련된 기초학문을 위한 연구 및 교육공간이며 2차 공간화의 공간은 환자와 의료진의 진찰 및 진료에 관한 공간이다. 의료기관에서 3차 공간화의 공간은 질병의 공공 및 사회적 확장 정책에 관한 연구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질병의 공간화와 공간구성의 관계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과 치과병원 사례 분석의 결과를 통하여 치과 질병의 공간화 공간구성의 특징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치과 질병의 공간화는 두 갈래로 진행된 근대 치과의 도입과정과 관계가 있다.

 


서양 치의학은 한국에 도입될 당시 질병의 1, 2, 3차 공간화가 정립된 상태였으나 한국에서 서양 치의학의 직접적인 도입은 서양 선교사에 의한 치과 임상, 즉 치과 진료가 주목적이었으며 교육도 그에 따른 임상에 관련된 것이었다. 치과 질병의 공간화는 1890년 2차 공간화가 먼저 시작되었다. 이후 1922년 일본인에 의한 치과 교육의 1차 공간화의 과정이 발생하였다. 초기 대한의원 시절 치과는 임상을 중심으로 대한의원의 일부 공간을 사용하였고 치의학 교육은 의과대학 내에서 이루어졌다. 1928년 경성치의전문학교 이후 치과대학과 치과병원이 독립하여 자체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서 본격적인 2차 및 1차 공간화가 진행되었다. 이후 임상을 중심으로 2차 공간화가 나타나고 이를 뒷받침하는 1차 공간화가 2차 공간화와 같은 공간에서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공간구성이 형성되며 이후 3차 공간화의 공간도 나타나게 된다. 같은 공간의 1차와 2차 공간화는 점차 분화하면서 독립하게 되고 이러한 분화의 단계를 지나면 공간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분원의 형태로 1차와 2차 질병의 공간화가 나타나게 되었다.

 


질병의 공간화에 따른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치과병원 치과의료체계와 공간구성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1922년 대한의원 내 치과에서부터 시작하여 치과대학 및 치과병원의 독립된 공간으로, 1969년 연건동 의학캠퍼스로 이전 시 기단부는 치과병원, 상부는 치과대학으로 구분되었고, 이후 2004년에 치의학대학원과 별도의 독립된 치과병원 공간 분화가 나타났다.

 


3차 공간화 과정은 사회 문화적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예방교육과 구강검진이 주였으며, 이는 한국 내 불안정한 사회 상황상 정부보다는 전문가인 치과의사에 의해 개인적으로 진행되었다. 1980년대부터 정부 주도의 3차 공간화가 진행됐는데 주로 학교체계를 이용하였으므로 치과병원 내 질병의 3차 공간화에 관련된 전문적인 독립공간은 마련되지 않았다. 대신 공공의료사업, 보건정책연구개발, 치과 예방학을 통한 구강 사업 정책연구와 치과의원, 학교의 구강검진 등 1차와 2차 공간화 시스템을 이용한 3차 공간화가 진행됐다. 현재 건축공간구성의 관점에서 치과 질병의 3차 공간화는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단계이며, 추후 치과의사의 과잉공급과 정부의 적극적인 구강 정책의 실현을 통한 3차 공간화로 독립된 전문공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주석
1)Foucault, Michell, Paul. 1963, Naissance de la Clinique, Paris,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pp.49-55

 

 

 

 

관련기사

더보기
4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