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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정태종 교수의 건축 도시 공간 눈여겨보기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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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건축 디테일(Detail)로 가득한 공간

이탈리아는 건축과 도시 유적이 많아 현대건축보다는 보존(Preservation)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 건축이 압도적이다. 이곳은 현대건축 프로젝트가 워낙 귀해서 60대가 되어야 젊은 건축가가 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일반인도 보전 및 전통 건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며 알도 로시(Aldo Rossi) 등 뛰어난 이론가들도 많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인 이탈리아 도시를 걸어보자.

 

구름마저 장미 창(Rose Window)

 


‘유럽’ 하면 고딕 성당, ‘성당’ 하면 장미 창(Rose Window)이다. 파리의 노트르담(Cathedrale Notre-Dame de Paris)과 샤르트르(Cathedrale Notre-Dame de Chartres) 대성당도 유명하지만, 밀라노 두오모(Duomo)1)의 아름다움은 직접 보고 느껴봐야 한다. 현대건축을 전공하기에 동, 서양의 전통 건축은 건축이론과 역사수업에 배운 정도지만, 서양 전통 건축을 대표하는 걸작의 장식과 디테일을 직접 마주할 때의 떨림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대성당을 만나는 시간에 구름도 장미 창과 비슷한 형태로 하늘에 수를 놓아 두오모에서의 감동은 배가 된다. 아름다움 그 자체다. 백색 대리석의 매끄러움은 아름다운 로마 시대 조각상과 같고 밤에는 창백할 정도로 찬란하게 도시를 밝힌다[그림 1].

 

현대건축, 전통 사이로 스며들다

 

밀라노 두오모 옆에는 근대사회의 대표적 거리인 Galleria Vittorio Emanuele II2)의 아케이드가 있다.

 

명품으로도 유명하고 건축으로도 유명하다. 천정을 막은 외부공간이란 뜻의 아케이드(Arcade) 개념을 명확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다른 유럽 도시의 아케이드는 좁고 낮고 혼잡한 데 비해서 이곳은 규모가 상당하다.

 

아케이드를 기웃거리면서 주변을 다니다보니 건물 사이의 작은 틈새에 경쾌한 현대식 디자인의 폴리(Folly) 같은 장치(Intervention)가 보인다.

 

골목 안 식당에서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식사를 할 수 있게 하는 간이공간을 만든 듯하다. 간단한 건축장치지만 위에서 비치는 햇빛을 적절히 가리면서 주변과 차별화도 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이탈리아인들의 디자인 감각이 놀랍다[그림 2].

 

 

 

 


경쾌한 현대건축

 


베네치아(Venezia)의 수많은 다리 중에서 제일 유명한 리알토 다리(Ponte di Rialto)3). 하지만 사랑이 이루어지게 한다는 다리 아래 키스는 관광객들과 현지인이 뒤섞여 엄두도 못 내고 전설이 된 지 오랜듯하다. 보수적인 이탈리아에서 철골구조를 건축설계에 이용하는 Santiago Calatrava가 설계한 현대건축 디자인의 Constitution Bridge4)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 오래된 유럽의 도시들은 주로 석재를 이용한 묵직한 건축이 많아서인지 리모델링이나 증축의 경우 현대건축 재료인 유리나 철을 이용하여 가뿐하거나 곡선을 이용해 기존의 건축과 차별화를 두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자 한다[그림 3].


다리의 입면에 나타나는 시간의 지층

 


베네치아에 리알토 다리가 있다면 꽃의 도시 피렌체(Firenze)에서 아르노(Arno)강을 연결하는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5)는 다리라고 불리기보다는 강 위의 건물이라고 하는 편이 낫다. 이름 자체가 오래된 다리라고 명명한 것으로 볼 때 초기는 다리로 시작했지만, 보석 세공 가게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모이면서 수공업의 공간으로 점차 확대돼 독특한 형태와 분위기가 형성된 듯하다. 다리 입면이 지나온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날 증식되고 확장되어 온 삶의 공간이 다양한 형태와 색으로 장소화 된다. 거기에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나 사랑에 빠진 곳이라는 에피소드로 인해 이 다리는 더 극적인 낭만의 장소로 기억된다[그림 4].


주변 맥락을 배려한 형태의 교회

 

 

로마 외곽에 있는 미국 유대인 건축가인 Richard Meier의 The Jubilee Church6)는 성당의 나라이자 가톨릭의 본거지에 마치 완전히 새로운 교회가 들어선 듯한 모습이다. 거대한 공간을 자랑하는 고딕 양식의 대성당 모습에 익숙한 눈에는 많이 낯설다. 그러나 흰색의 세련된 공간구성을 자랑하는 건축가는 도로 옆 언덕 위에 흰색의 백합이나 카라와 같은 우아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기차를 타고 로마 외곽으로 가서 시골길을 걸어가다 마주치는 교회는 예상한 것과 다르게 주변의 건물과 맥락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베드타운에 있다. 반복된 곡선에 의한 형태의 구성은 주변 건물들의 반복성과 계단처럼 커지는 주변을 닮으려 하고 그로 인하여 그 어떤 다른 교회보다도 주변과 손을 잡고 그들의 삶에 스며든 듯하다[그림 5].

 

 

*주석

1.https://www.duomomilano.it/en/
2.https://www.airfrance.co.kr/KR/en/common/travel-guide/galleria-vittorio-emanuele-ii-a-walk-in-the-heart-of-milan.htm
3.https://en.wikipedia.org/wiki/Rialto_Bridge
4.https://en.wikipedia.org/wiki/Ponte_della_Costituzione
5.https://en.wikipedia.org/wiki/Ponte_Vecchio
6.https://www.richardmeier.com/?projects=jubilee-churc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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