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제30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단 선거를 앞두고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앞서 후보별 심층 인터뷰를 게재한 데 이어 지난 호(720호)에는 개원가 최대 화두인 ‘치과보조인력 구인난’ 해법에 대한 각 캠프의 의견을 실었다. 이번 호에는 선거에서 또 다른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회비 인하’와 관련, 각 후보의 입장을 듣는다. <편집자주> |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은 것’이라는 모 정치인의 말을 절감한다. 회비인하는 회원들의 부담을 경감한다는 1차원적인 문제를 넘어 회원들이 내준 소중한 회비를 정말 깨끗하고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기호 1번 이상훈 후보는 지난해 12월 협회장 선거 출마선언 시 ‘회비 10%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후 치협 회비인하는 이번 첫 직선제 선거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상훈 후보는 “개원환경이 너무 어려워짐에 따라 입회비와 연회비가 부담이 된다는 회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치협은 예산이 부족한 것이라기보다는 쓸데없는 데에 새나가는 돈이 너무 많다”고 회비 인하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이에 이상훈 후보는 △협회장 상근급여 자진삭감 △협회조직 효율적 구조조정 △비정상적 업무추진비 투명화 △소모성 전시행사의 지양 등을 통해 예산을 충분히 절감할 수 있고, 따라서 현재 회비를 인하하더라도 회무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상훈 후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행부가 회무를 펼치는 데 있어 회원의 입장에서 회원이 가려워하는 곳을 잘 긁어주고, 열심히 일하면 회원들의 회비 납부율은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회비를 인하하더라도 회무를 제대로만 운영한다면 치협의 전체 재정은 오히려 더욱 튼실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훈 후보는 우선 현행 회비에서 10% 정도 인하를 할 수 있는 요인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상훈 후보에 따르면 현재 치협의 1년 예산은 약 50억원(회비수입 약 40억원, 기타 사업수입 약 10억원)이고, 치협 기관지인 치의신보 수입이 연간 약 35억 원 정도로, 총 수입은 85억원에 이른다. 이중 협회비를 10% 인하하면 회비 수입은 약 4억 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후보는 “현재 치협 회장의 상근 급여는 여타 의료단체에 비해 높은 편”이라면 “우선 협회장 스스로 솔선수범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행급여에서 30% 정도를 감액해 매년 6,000만 원 정도 예산을 절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장 상근급여 30% 인하를 우선 적용하고, 이와 함께 치협 회무를 개선해 효율적인 예산집행을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치협이 정책 사업을 위해 더 많은 재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이상훈 후보는 “정책 사업을 위해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고, 회원의 이익을 위해 정부와 국회 등 대외활동을 펼치는 것 또한 당연하다”며 “하지만 업무와 상관없는 골프접대나 고급술집 출입, 외유성 해외출장 등 비정상적 업무만 없애도 적지 않은 예산을 줄일 수 있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은 것’이라는 모 정치인의 말을 절감한다. 회비인하는 회원들의 부담을 경감한다는 1차원적인 문제를 넘어 회원들이 내준 소중한 회비를 정말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훈 후보는 예산절감을 위해 치협 조직의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치협의 인건비 (치의신보 포함)는 연간 18억 원 정도로 그 비중이 매우 높다”며 “구조조정과 효율적인 인력재배치로 인건비 지출을 10% 정도 줄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필요 시 외부용역을 통해 현조직의 효율성을 평가, 불필요한 인력낭비가 있다면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것.
반면 법제나 홍보 파트는 외부 인재를 수혈해 기능을 보강하고, 회원을 위한 각종 편의, 민원업무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상훈 후보는 “치협은 무엇보다 3만 회원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라며 “협회비는 당연히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치과계를 위한 정책개발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나 정치계 등 대외업무에 큰 비중으로 우선 활용돼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